주상용 '잔당소탕' 발언, KBS에만 없다

[방송모니터] 민언련 10월 13일 방송3사 저녁뉴스 일일브리핑

최방식 기자 | 기사입력 2009/10/15 [13:50]

주상용 '잔당소탕' 발언, KBS에만 없다

[방송모니터] 민언련 10월 13일 방송3사 저녁뉴스 일일브리핑

최방식 기자 | 입력 : 2009/10/15 [13:50]
주상용 서울경찰청장이 지난 5월 '촛불시위' 1주년 집회에서 '잔당 소탕' 등의 악의적 표현을 써가며 시위 진압과 참가자 검거를 강경하게 직접 진두지휘한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KBS는 논란이 된 내용을 숨기고 '공공질서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한나라당의 두둔발언만 보도해 말썽이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지난 14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모니터 브리핑(10/13)'을 통해 13일 국정감사에서 주상용 서울경찰청장이 지난 5월 촛불시위 1주년 기념집회 때 강경진압을 직접 진두지휘하며 '잔당소탕', '보는 족족 검거'하라고 지시한 녹취록이 공개됐는데 KBS가 이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한나라당의 두둔 발언 중심으로 전해 눈총을 사고 있다고 전했다.
 
KBS는 특히 주상용 서울경찰청장이 초기에 검거하는 것이 해결책이라며 인도에 있는 시위대까지 검거 인원을 늘릴 것을 지시했다고 따지는 민주당 강기정 의원의 발언을 전하는 데 그치고 주 청장의 '잔당소탕' 등의 문제의 녹취 발언 등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이어 한나라당은 불법 폭력 집회에 대해선 엄정한 법 집행이 당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는 두둔내용을 전했다.
 
▲ 주상용 서울경찰청장의 강경시위 진압 녹취록 논란을 벌인 국감소식을 전한 방송3사 뉴스보도에 대한 민언련의 모니터보고서.     © 인터넷저널

 
대조적으로 MBC는 당시 110명의 시위대가 연행됐고, 노동절 연행자까지 합치면 241명이 연행됐다며 연행자에는 일본인 관광객을 비롯해 일반인들도 다수 포함됐다는 증언이 나와, 무차별 연행 논란이 돼왔다고 당시 상황을 먼저 전했다. 이어 주상용 청장의 “보는족족 검거하라”, “인도에 있어도 공격적으로 쫓아가 검거하라”, “잔당 소탕이나 다름없다”는 녹취록 발언을 전하고 "적군에게 쓰는 말이냐"고 따지는 강기정 의원의 발언을 실었다.
 
SBS도 강 의원이 주 청장의 과잉진압 지시를 담은 녹취록을 공개했다며, ‘잔당소탕', ‘보는 족족 검거하라’는 등의 지시가 담겨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불법시위를 방치하란 말이냐"고 경찰을 옹호하는 여당측의 두둔, 주 청장의 "일부 용어 선택에 문제가 있었다", “급박하고 경황이 없는 가운데서 우리 조직 안에서 쓰는 용어를 큰 생각 없이 사용했다”는 해명을 싣기도 했다.
 
북한이 하루전 단거리 미사일 몇발을 공해상으로 발사한 가운데 뒤 이어 우리정부가 제안한 임진강 수해방지 실무회담과 적십자 실무접촉 회담을 수용키로 하자 방송3사가 이를 토픽으로 다뤘다. 하지만 방송사별로 보도태도가 좀 달랐다고 민언련은 언급했다.
 
먼저  KBS와 SBS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대화제의 수용을 두고 "이중행보", “강온 양면 전술”이라며 ‘북한의 저의’를 꼬집는데 초점을 맞췄다. "발사날짜를 대회제의 시점에 맞춘건 정치적 고려"라며 "군사적으로 준비돼 있다는 의도"라는 한 교수의 언급을 전했다.
 
좀 달리 MBC는 남북대화의 지속 여부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당장 고위급 회담을 하기 힘든 상황에서 낮은 단계 접촉을 통해 서로 의중을 탐색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당국간 대화분위기가 조성된 건 현 정부들어 처음이라며 향후 고위급회담으로 이어질지 판가름날 기회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미사일과 관련해서는 통상적 군사훈련이라는 정부측 설명을 덧붙여 대화국면에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다음은 민언련이 지난 14일 내놓은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모니터 브리핑(10/13)' 전문.
 
 1. KBS, 주상용 ‘강경진압 진두지휘’ 교묘하게 두둔

KBS <과잉 진압 지시 논란>(한승연 기자)
MBC <서둘러 폐기>(이해인 기자)
<“과잉 진압 지시”>(박주린 기자)
SBS <‘과잉 진압 지휘’ 논란>(김윤수 기자)

13일 국정감사에서는 지난 5월 촛불 1주년 집회에서 주상용 서울경찰청장이 “잔당소탕” 등의 표현을 써가며 시민 검거를 독려하는 등 ‘강경진압’을 진두지휘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날 방송3사는 서울경찰청장의 ‘강경진압 지시’를 공통적으로 다뤘는데, 보도 내용에서 차이를 보였다. 특히, KBS는 이 사안을 여야 공방으로 접근하며 ‘공공질서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여당의 두둔 발언을 싣고 “잔당소탕” 등 문제가 된 주 청장의 발언 내용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KBS는 <과잉 진압 지시 논란>(한승연 기자)에서 “주상용 서울경찰청장이 초기에 검거하는 것이 해결책이라며 인도에 있는 시위대까지 검거 인원을 늘릴 것을 지시했다”고 따지는 민주당 강기정 의원의 발언을 전했다. 그러나 다른 방송사들이 보도한 “잔당소탕”, “보는 족족 검거” 등 문제가 됐던 주 청장의 발언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어 “한나라당은 불법 폭력 집회에 대해선 엄정한 법 집행이 당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며 “집단 폭행당하고 하는 상황에서 경찰관도 대응 안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의 주장과 “공공질서에 대한 심각한 피해 이런 부분은 의원이 말씀 안하고 계신다”며 반박한 주 청장의 발언을 실었다. 그리고는 주 청장의 답변 태도에 대해 “설전이 오갔다”며 여야의 상반된 의견 나열하는데 그쳤다.

SBS는 <‘과잉진압 지휘’ 논란>(김윤수 기자)에서 민주당 강기정 의원이 주 청장의 과잉진압 지시를 담은 녹취록을 공개했다며, “녹취록에는 ‘잔당소탕이나 다름없다’, ‘보는 족족 검거하라’는 등의 지시가 담겨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여당의원들이 불법시위를 방치하란 말이냐며, 경찰을 옹호해 공방이 벌어지자 주 청장은 일부 용어 선택에 문제가 있었다고 해명했다”며 “급박하고 경황이 없는 가운데서 우리 조직 안에서 쓰는 용어를 큰 생각 없이 사용했다”는 주 청장의 해명을 실었다.

MBC는 <“과잉 진압 지시”>(박주린 기자)에서 지난 5월 2일 촛불집회 1주년 집회에서 110명의 시위대가 연행됐고, 노동절 연행자까지 합치면 241명이 연행됐다며 “연행자에는 일본인 관광객을 비롯해 일반인들도 다수 포함됐다는 증언이 나와, 무차별 연행 논란이 돼왔다”고 당시 상황을 먼저 전했다.

이어 당시 시위 진압에 나섰던 주상용 서울경찰청장의 녹취록에는 “가두시위를 막기 위해서는 초기에 보는 족족 검거하라”, “인도에 흩어져 있어도 공격적으로 쫓아가 검거하라”, “잔당 소탕이나 다름없다”는 등의 지시를 했다며 “적군에게 쓰는 말이냐, 국민들에게 하는 말이냐”고 따지는 민주당 강기정 의원의 발언을 실었다. 보도는 “오늘 공개된 녹취록에는 ‘경찰이 접근할 때 피하면 시위대로 간주하라’는 기동본부장의 지시도 담겨 있는 등 경찰 최고위층이 과잉진압을 주도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서둘러 폐기>(이해인 기자)에서는 경찰청이 MBC가 취재를 시작하자 지난 8일 각 경찰청에 정식 공문을 보내 “시위사범 전산관리 카드를 없애도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경찰이 뒤늦게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시위사범 관리 카드 폐기를 두고 강희락 경찰청장과 주상용 서울경찰청장의 발언 내용이 달랐다며 “공안사범 관리시스템 운영을 놓고 검찰과 경찰, 그리고 경찰 자체에서도 주장이 엇갈리고 있어 운영 실태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2. KBS·SBS, 단거리 미사일 발사한 ‘북한의 저의’ 파악에 초점

KBS <내일 임진강 회담…대화국면?>(신강문 기자)
<미사일 발사·대화, 왜?>(임세흠 기자)
MBC <북, 대화 전격수용 내일 회담>(이호찬 기자)
<대화 지속되나?>(최형문 기자)
SBS <내일 임진강 수해방지 회담>(박세용 기자)
<강온 양면 전술?>(안정식 기자)

정부가 제안한 임진강 수해방지 실무회담과 적십자 실무접촉을 북한이 수용했다. 비록 ‘실무접촉’이긴 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첫 당국 간 대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를 이명박 정부 들어 단절됐던 남북간 대화를 복원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12일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미 존스홉킨스대 서재정 교수는 한국 해군과 미 조지워싱턴 항공모함 함단이 북 특수부대의 해안 침투를 가상한 연합작전(13일-16일) 개시 직전에 발사한 경고 사격이라고 해석했다.

방송3사는 남북간 실무회담 소식을 뉴스 첫 꼭지로 주요하게 전했는데, 방송사별로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KBS와 SBS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대화제의 수용을 두고 “이중행보”, “강온 양면 전술”이라며 ‘북한의 저의’를 다루는데 초점을 맞췄다. MBC는 남북대화의 지속 여부에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KBS는 <내일 임진강 회담…대화국면?>(신강문 기자)에서 남북간 실무회담 소식을 전하며 “남북 간의 탐색전이 될 이번 회담의 결과에 따라 고위급 대화로의 기대감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미사일 발사·대화, 왜?>(임세흠 기자)는 “미사일을 쏘면서 대화를 수용하는 북한의 이중 행보가 또 시작됐다”며 “긴장과 대화, 상반된 메시지를 통해 노리는게 뭔지, 짚어본다”는 앵커멘트로 시작됐다.

보도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소식을 전하며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5분 내 발사가 가능하고 사거리가 160km에 달해 평택의 미군 기지까지 타격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어 ‘통상 훈련 차원’이라는 정부 발표를 전하면서도 “발사 날짜를 꼭 대화 제의 시점에 맞춘 것은 정치적 고려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대화 국면을 강조하고 있지만 군사적으로 자신들이 언제든지 준비되어 있다라고 보여주는 그런 의도가 한편으로 있을 수 있다”는 정영철 서강대 교수 인터뷰를 실었다.

SBS는 <내일 임진강 수해방지 회담>(박세용 기자)에서 남북간 실무 회담 소식을 전했다.

<강온 양면 전술?>(안정식 기자)에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보란 듯이 위반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정부는 ‘군사훈련’ 등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북한의 강온 양면 전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진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굴복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그런 메시지를 주기위한 전형적인 강온 양면 전술”이라는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 인터뷰를 실었다.

또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미국을 겨냥한 것이란 시각도 있다”며 “미국에는 미사일 위력 과시, 그리고 남한에는 관계 개선, 이렇게 다른 대응을 통해 유리한 협상 입지를 선점하고 국제사회의 공조를 흔들려 했다는 분석”을 전한 뒤 미국 등 국제사회가 신중한 대응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MBC는 <북, 대화 전격수용 내일 회담>(이호찬 기자)에서 남북간 실무회담 소식을 전했다.

<대화 지속되나?>(최형문 기자)에서는 “당장 고위급 회담을 하기 힘든 상황에서 낮은 단계의 접촉을 통해 서로의 의중을 탐색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이번 회담을 전망했다. 이어 “당국 간 대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은 사실상 현 정부 들어 처음”이라며 “이번 접촉 결과에 따라 향후 남북 고위급 대화로 이어질지 여부가 판가름 날 거란 관측”이라고 보도했다.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통상적인 군사훈련이라는 게 우리 측 판단이어서, 대화 국면에 큰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관심을 유발시키면서 그 관심이 고조된 상태에서 주도권을 잡으며 협상을 하겠다는 의도”라고 전망한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인터뷰를 실었다.


 
  • 도배방지 이미지

주상용, 국감, 촛불1주년, 강기정 관련기사목록
인터넷언론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