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흑인 대통령 당선 어려워"

주한미대사관 아웃러 부영사, '카페USA' 온라인채팅서 주장

온라인비 | 기사입력 2007/02/27 [20:59]

"미국서 흑인 대통령 당선 어려워"

주한미대사관 아웃러 부영사, '카페USA' 온라인채팅서 주장

온라인비 | 입력 : 2007/02/27 [20:59]

(서울=OnlineBee) 권순정 기자 = 2월은 미국정부가 정한 '흑인 역사의 달.' 

매년 2월 미국은 노예제와 인종적 편견, 빈곤 등 온갖 수난을 딛고 일어선 수백만 흑인들의 고난과 승리의 발자취를 조명하고, 미국의 문화와 정치 등 다방면에 걸쳐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이룩한 업적을 기리곤 한다. 이에 주한 미국대사관은 27일 오전, 직접 운영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카페 USA'를 통해 미셸 아웃러(Michelle Outlaw) 부영사가 진행하는 실시간 채팅을 주최해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었다.
▲ 27일 온라인 대화방을 개설해 네티즌들과 실시간 채팅을 진행한 미셸 아웃러 주한 미국대사관 부영사.     ©OnlineBee (다음카페 화면캡쳐)

채팅에 앞서, 카페 USA 게시판에 자신을 소개하는 글을 올린 아웃러 부영사는 자신을 '고려대와 연세대 뿐 아니라, 영국의 런던대, 옥스포드대에서 한국학을 공부한 흑인'이라고 소개했다. 소개 글에서 아웃러 부영사는 "(내가) 동아시아에서 제일 좋아하는 나라는 단연 한국이고, 한국어와 한국 역사를 공부하면서 국제 정체성을 지니고 소수민족으로 살아가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채팅방이 열리자 아웃러 부영사는 "한국인이 흑인에게 호의적이지 않다"며 운을 뗐다. 

그는 "한국인은 흑인이 똑똑하지 않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며, 그 원인을 '미군의 이미지'에서 찾았다. 젊은 군인들의 행동이 국내 언론을 통해서 호의적으로 비춰지지 않고 있는데, 군인들 중 흑인의 수가 많다보니 군인들의 피부색에 주의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 

▲ 아웃러 주한 미국대사관 부영사가 실시간 채팅 중 한국인들의 편견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OnlineBee (다음카페 화면캡쳐)

이어 그는 "젊은 군인들의 행동이라는 것이 인종별로 크게 다른 것 같지는 않다"며, 주한미군이 국내에서 일으키는 각종 범죄와 사회문제 등을 간접적으로 인정하면서도, 여기에 인종문제가 결부되는 것에 대해서는 불만을 표시했다.
최근, 흑인단체들의 다양한 활동에 관한 발표를 한 적이 있다는 아웃러 부영사는 채팅 시간의 대부분을 미국과 세계에 영향을 미친 흑인 '전문가'들을 소개하는 데 할애했다. 

1830년대에 선박용 증기엔진을 최초로 발명한 벤자민 브래들리(Benjamin Bradley), 1922년 최초로 신호등을 만든 개럿 모간(Garrett Morgan), 1940년대 초기 UN구성에 이바지한 랄프 번치(Ralph J. Bunche), 혈액 플라스마를 저장하고 이송시키는 데 큰 공헌을 한 찰스 드류(Charles Drew)박사 등이 모두 흑인이었다고.

채팅에 참여한 국내 네티즌들이 덴젤 워싱턴이나 제임스 브라운과 같은 연예계 인사들을 예로 들며 "흑인은 춤, 노래 등 예술적인 분야에서 더욱 잘 알려져 있다"고 하자, 아웃러 부영사는 이를 '잘못된 인식'이라며 한 차례 '발끈'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흑인들은 별로 똑똑하지는 않지만 춤을 잘 춘다'라는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아서 다른 분야에서 흑인들이 이루어낸 성과들을 소개하고 싶었다"고 이번 실시간 채팅의 취지를 설명하기도 했다.

사회에서 전문가로 성공한 흑인을 꼽으면, 최근 대선에 도전하고 있는 배럭 오바마를 빼놓을 수 없다. 최근 미국 네티즌들이 '소수인종 대통령'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는 탓인지, 국내 네티즌들도 오바마의 대선 성공률에 대해 궁금해했다.

하지만, 직업 외교관인 아웃러 부영사는 미국의 정치문제에 관해서는 크게 언급하고 싶지 않은 눈치. '오바마가 정계활동을 활발히 한 최초의 흑인은 아니며, 제시 잭슨 목사는 여러 차례 대선에 출마한 적이 있다'고 말하는 선에서 주제를 피해갔다.

배럭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 의원의 당선 가능성을 묻는 한 네티즌의 질문에는 "미국에서 공적인 차별에 관해 상황이 많이 향상된 것이 사실이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미국 대중이 흑인을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것, 혹은 여성을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것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채팅에 참여한 네티즌 'Gallery'는 '(이번) 대선에 오바마 의원이 힐러리와 경선하는 것 자체도 굉장한 발전이고 이슈'라고 반박하며, 오바마 의원의 인기 때문에 대선출마를 포기한 의원들이 있음을 지적했다.

한편, 이번 채팅에는 총 9명의 네티즌이 참여했는데, 이 중에는 지난 1월 한미 FTA를 주제로 열린 경제 참사관과의 채팅에 참여했던 네티즌들도 있어 '미국' 관련 주제에 대한 카페 USA 회원들의 관심을 방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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