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3일 새벽 경기도 수원의 한 고시원에 한 남성이 불편한 걸음으로 고시원 계단을 올라갔다. 고시원의 입구 선풍기 옆에는 달걀 한 판이 놓여있었다. 허겁지겁 남은 달걀 18개를 챙겨 달아났다.
석 달 전까지 이곳에 머물던 남성은 월세를 내지 못해 떠나야 했다. 물로 허기를 달래며 열흘 넘게 굶다, 구운 달걀을 떠올린 것이다.
경기 수원중부경찰서 강력팀에 의하면 A씨는 코로나 때문에 일도 못 하고 무료급식소도 닫아서 열흘 동안 굶었다고 하며, 너무 배가 고파서 예전에 살던 고시원에 구운 달걀이 있는데 18개 남은 걸 갖고 나왔다고 전해진다.
범행 일주일 만에 경찰에 붙잡힌 이 남성은 배가 고파 죽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담당 형사가 시켜준 짬뽕 한 그릇이 2주 만에 하는 첫 식사였다.
이 남성은 범행 전, 근처 다른 고시원 주인의 배려로 잘 곳은 구했지만, 생계는 막막했다.
남성은 오는 16일 법원의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검찰은 절도 전과가 있다며 남성에게 징역 1년 6월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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