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가는 국회와 넋나간 의사당 내 전쟁

[네티즌칼럼] 정치인들 소양과 민주주의 교육이 절실한 모양

이영일 | 기사입력 2008/12/22 [00:04]

막가는 국회와 넋나간 의사당 내 전쟁

[네티즌칼럼] 정치인들 소양과 민주주의 교육이 절실한 모양

이영일 | 입력 : 2008/12/22 [00:04]
한나라당이 한미 FTA비준안을 단독 상정하고 이를 민주당이 저지한다며 발생한 지난 국회내에서의 난장판 폭력은 우리 국회의 질적 수준을 단적으로 보여준 어처구니없는 작태였다.
 
대한민국 입법부 상징 국회내에서 다른 사람도 아닌 국회의원들이 해머와 전기톱으로 문을 부수고 소방호스로 물을 난사하고 소화기 분말이 날아다니며 유리창과 집기가 깨지고 부서지는 이 한심하고도 부끄러운 작태는 이미 국제적인 망신과 조롱거리로 우리 국위마저 손상시켰다.
 
국민들은 계속되는 국회의 파행과 물리적 충돌을 지켜보며 국회가 갈 데까지 갔다며 분노를 쏳아내고 있지만 여야는 국민들이 뭐라고 하건말건 각자 자기들 말이 다 옳다는 결연한 전의를 다지며 상대방을 죽이지 못해 분이 풀리지 않은 건달잡배들처럼 욕설과 발악으로 한치의 양보없이 국력 소진의 전형적 구태 행위를 스스럼없이 자행하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제정신들이 아니고서야 유사 이래 최대의 난국인 지금 이런 모습을 보인다는 건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국민적 배신 행위임이 분명할 뿐 아니라 민주주의의 가치와 존엄성을 훼손하고 의회정치를 포기한 심각한 사태가 아닐 수 없다.
 
말로는 대화와 타협을 부르짖으면서도 산적한 민생 현안과 나빠질대로 나빠진 경제 회생의 지혜를 서로 맞대고 토의해도 모자랄 판인 이 난국에 마치 기싸움이라도 하는듯한 저들의 행태는 과연 국익과 애국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는 정치인의 기본적 자질과 인격적 수준이 갖춰져 있는지도 의심케 한다.
 
민주주의의 대원칙인 대화와 타협을 몸소 실천하고 이를 통해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발전시킬 책임이 주어진 국회의원으로서 과연 그러한 최소한의 자질을 갖추기 위한 개인적 노력은 어떻게 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국회법이나 국회운영 시스템은 의원들이 막말과 욕설, 폭력으로부터 차단되어 말만 국회의원이지 실제는 시정잡배만도 못한 도둑놈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어떤 제도적 장치를 두고 있는지도 이참에 알아봐야 겠다.
 
스스로 국회의원에 걸맞는 인격과 수준을 갖출 능력이 없다면 차제에 의원들의 소양과 수준을 갖추기 위한 교육시스템을 제도화하고 대화와 타협을 위시한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적 교육부터 받도록 의무화해야 한다.
 
폭력을 행사하고 막말과 욕설을 행사하는 의원들의 의원직을 박탈하는 법을 마련하는 것도 시급하다. 그래야 저질 정치인은 국민의 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사회적 합의와 관료적 권위주의를 타파할 수 있다.  
 
국민의 마음을 찢고 세계적 망신거리로 조롱받게 한 비난받아 마땅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국민에게 석고대죄의 마음으로 사과의 큰 절도 올려야 한다. 누가 먼저 잘못했고 누가 더 잘못했다고 따지기도 민망할 지경이다.
 
한나라당 박진 외교통일통상위원장이 직권으로 발동한 질서유지권이 자유선진당의 해당 위원회 소속 의원들조차 출입을 원천 봉쇄했고 그 발동이 회의 시작 전부터 행사되어 회의 자체를 봉쇄할 권한이 있는지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국회 차원에서 선행되어 난장판 사태를 유발한 책임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 국회내에서의 폭력과 기물 파손, 소화기 사용 등의 차마 말로 형용하기 낮부끄러운 행위에 대해서도 이에 상응한 조치가 뒤따라야 함을 두말하면 잔소리다.  
 
세계적 망신거리로 국위를 손상시키고 국민의 분노를 야기한 여야가 그에 상응한 대국민 사과와 재발 방지를 위한 책임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고 계속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작태로 일관하며 국회의 파행을 방조한다면 여야 모두는 어려운 국민들의 현실과 마음을 외면하고 당리당략으로 계속 일관하는 파렴치한 집단이라는 비난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안창호 선생의 ‘내게 한 옳음이 있으면 남에게도 한 옳음이 있고 나와 의견이 다름을 용납하지 않아 우리가 黨爭의 악습이 지금에 이르니 의견이 대립해도 우정과 존경에는 변함이 없으라’는 가르침이 너무나도 절실히 생각나는 참으로 망국스러운 우리 국회의 전쟁이 아닐 수 없다.

경희대NGO대학원에서 NGO정책관리학을 전공했다. 대학 재학 시절 총학생회장과 문화일보 대학생 기자로 활동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을 받은 후 한겨레전문필진, 동아일보e포터, 중앙일보 사이버칼럼니스트, 한국일보 디지털특파원,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참여정부 시절 서울북부지방법원 국선변호감독위원, 대통령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국무총리실 삼청교육피해자보상심의위원등 다양한 민간위원을 역임했다. 2015년 사회비평칼럼집 "NGO시선"과 2019년 "일본의 학교는 어떻게 지역과 협력할까"를 출간했고 오마이뉴스 등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평론가로 글을 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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