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본 이제 대기업 사금고 되나?

[경제칼럼] 비정상적 재벌지배에 금산겸업 부정적 폐해 추가...

이무성 | 기사입력 2008/10/20 [01:56]

금융자본 이제 대기업 사금고 되나?

[경제칼럼] 비정상적 재벌지배에 금산겸업 부정적 폐해 추가...

이무성 | 입력 : 2008/10/20 [01:56]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지배한다. 잘못 운영될 금융산업의 폐해를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미 영미식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를 경험하였다. 이웃한 일본에서도 이에 대한 부작용을 경계하고 있다. 비정상적인 기업지배구조 상태인 한국사회에서는 미국, 영국이나 일본 등 앞선 나라들에 비해 금산겸업의 부정적 폐해 가능성이 훨씬 높다.   
 
그간 재벌로 대변된 대기업집단은 금융업을 겸영할 수 있도록 꾸준히 정치권 등을 통하여 로비활동을 전개 해 왔다. 일반인들도 이런 사실을 익히 알고 있다. 그러나 이전 정권까지는 대기업들의 금융업 진출에 따른 비효율을 포함하여 향후 한국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요인 때문에 이들의 금융업 겸업을 엄격히 제한했다.
 
이병박 정부는 출범 아니 출범이전인 당선자 시절부터 금융업 영업을 위한 지분율 확대를 기정 사실화하면서 이에 대한 홍보성 여론를 일부 정치권의 입을 빌려 꾸준하게 조성했다. 최근 정부는 특정 기업이 은행의 지분율 소유한도를 10%까지 높혀서 2009년 중에 실행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의 후진적인 금융관행까지 감안한다면 금융기관은 이제 지분 소유기업의 사금고로 전락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아직은 입법 준비단계여서 법령이 발효되려면 국회 심의절차가 남아 있다. 그러나 정부, 여당의 집행의지가 워낙 강해 국회의석 다수 힘으로 강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산분리 원칙이 앞으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결론이다.
 
한국 경제는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기업 특히 대기업 지배구조는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기업간 상호지분보유를 통하여 성격상 전혀 무관한 업종들이 계열사로 편입되어 재벌 회장 1사람의 구시대적 지배를 받는 조직체계를 가지고 있다. 한 기업의 붕괴로 계열사들이 연쇄 도산할 위험하고 취약한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의 주요한 요인도 국내 금융기관의 부실기업에 대한 관리체계 미흡에서 비롯되었다. 최근 금융위기로 전세계의 경제를 불안하게 하고 있는 미국의 금융기관도 새로운 수익구조 창출을 위해 무리하게 영업을 확대하다 줄도산 위협을 자초하였다.
 
이명박 정부는 이전 정부에서 수행하였던 금산분리의 대원칙에 대한 취지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조기 위기경보에 취약한 국내 금융기관들도 현재의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여야 한다. 금산겸업이 향후 한국경제에 미칠 악영향은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자칫 국가부도라는 최악의 사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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