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는 지금 반전영화 제작중

“전쟁중 작품 피했던 전통 깨져, 이라크·아프간 전쟁 고발 기대”

최방식 기자 | 기사입력 2007/08/15 [23:58]

할리우드는 지금 반전영화 제작중

“전쟁중 작품 피했던 전통 깨져, 이라크·아프간 전쟁 고발 기대”

최방식 기자 | 입력 : 2007/08/15 [23:58]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여름 ‘심슨과 헤어스프레이’ 같은 오락영화를 보느라 극장가에 앉아있을 때 ‘양에게 사자’(Lions for Lambs) 제작진은 워싱턴 메모리얼에서 암울한 촬영을 하고 부시 대통령의 ‘테러와 전쟁’ 관련 각종 장면들을 편집한 내용의 포스터를 발표했다.

9월 9일 개봉 예정인 ‘양에게 사자’는 그렇다고 다큐멘터리나 예술영화도 아니다. 마이클 무어 스타일의 선전선동 영화도 아니다. 톰 크루즈, 메릴 스트립, 로버트 레드포드(감독 겸)가 출연하는 할리우드 특유의 대중영화다.

 ‘양들에게 사자’ 9월 개봉

 지금 미국 사회가 9/11사건 이후 아프간과 이라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에 대한 논쟁으로 찬반양론이 갈라져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영화들이 십여 편 제작되고 있어 관심을 끈다고 영국의 유력 일간 가디언 온라인판이 14일 전했다.

할리우드의 이런 움직임은 전쟁 중 관련 영화를 만들지 않던 관행을 벗어난 것이어서 관심을 끈다고 이 언론은 강조했다. 실제 2차대전 때는 ‘선전 선동 용 영화’ 외 한편도 전쟁영화가 제작된 적이 없다. 베트남 전쟁 때도 그랬다. 사이공이 함락되고 3년이 지나서야 반전영화가 나왔을 정도다.

 
▲ 메릴 스트립이 언론인으로 출연하는 반전영화 '양들에게 사자'의 한 장면.     © 인터넷저널


이에 대해 뉴욕필름아카데미 감독 겸 ‘붉은 10월의 사냥’(The Hunt for Red October) 등의 영화를 연출했던 제리 셔록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워싱턴으로부터 쏟아지는 쓰레기 같은 정보뿐인 세상에서 진실을 말하는 영화가 나온다니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양들에게 사자’는 아프간 전쟁에서 생을 마치는 2명의 미국인 학생 이야기다. 이데올로기에 충실한 교수, 상원의원과 언론인 관련 스토리다. 포스터에도 상의원역을 맡은 크루즈가 의사당 사무실에서 언론인(스트립)에게 “테러와의 전쟁을 이기길 바라나요? 그런가요? 이런 질문이야말로 우리시대 측백론의 진수 아닌가...”라고 외치는 장면을 담고 있다.

이런 영화들은 정치적으로 논란을 부르고 있다. 특히 내년 말로 다가온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더욱 그렇다. 보수 세력은 영화내용을 보지도 않은 채 이 영화를 선전선동영화라고 혹평부터 해댄다.

 “대테러전쟁 이기길 바라나?”

 또 다른 제작 중인 반전영화로는 리즈 위더스푼이 주인공인 이집트 화학공학자의 부인으로 나오는 ‘인도(범인)’가 있다. 영화에서 그녀는 정보를 캐기 위해 CIA에 피랍되는 역할을 맡고 있다.

▲ 반전영화 '양들에게 사자'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톰 크루즈, 메릴 스트립, 로버트 레드포드(감독 겸).     ©인터넷저널
‘엘라 계곡에서’(In the Valley of Elah)는 9월 14일 출시 예정인데 폴 해기스가 감독하고 톰 리 존스, 찰리즈 테론, 수잔 서랜던이 주연을 맡았다. 전쟁 후유증을 그린 영화로 실화를 소재로 하고 있다. 이라크 전 뒤 돌아온 한 예비군은 전우들과 술에 빠져들고 결국 취중 살해되는 실화를 담았다.

10월 개봉 예정인 제임스 스트라우스 감독의 ‘그레이스는 간다’(Grace is Gone)는 이라크전에서 부인과 어머니를 잃은 가족의 충격을 담고 있다. 내년 3월 개봉 예정인 킴벌리 피어스 감독의 ‘손해는 그만’(Stop Loss)이란 영화는 이라크전 복귀명령을 거부하는 병사이야기를 담고 있다.

올 11월 개봉 예정인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편집된’(Redacted)은 한 이라크 가족을 학대한 미군 병사들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부셔진 창고’(The Hurt Locker)는 이번주 요르단과 쿠웨이트에서 상영될 예정인데 이라크 미군의 한 폭발물 처리부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엘라의 계곡에서’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마크 보월이 대본을 썼다.

할리우드가 일반적으로 위험을 무릅쓰는 것을 싫어하는 데도 반전영화 제작에 나선 것에 대해 브라운대 대중매체(정치)학 데럴 웨스트 교수는 가디언과 대담에서 “영화는 전쟁에 대한 대중들의 광범위한 각성을 담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쟁에 대한 각성 묘사 기대”

 
▲ 상원의원(톰 크루즈)과 대담 중인 기자(메릴 스트립).     © 인터넷저널
하지만 전쟁 장비와 출연 병사를 펜타곤의 협조에 의존하는 영화사로서는 반전영화를 만드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영화제작사와 펜타곤의 밀착관계를 연구한 작가 데이비드 롭(할리우드)은 “반전영화는 펜타곤의 촬영협조가 원할 치 않아 흥행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2차대전 중 제작된 거의 대부분의 영화는 선전선동과 관련 된 것들이다. 베트남 전쟁 기간에도 같았다. 존 웨인이 주연한 ‘그린베레’ 같은 영화가 그런 것이다.

베트남 전 기간에도 반전운동은 거셌지만 전쟁이 끝나고 3년이 넘은 1978년에 가서야 전쟁과 인권을 말하는 영화가 출연했다. ‘커밍홈’, ‘디어 헌터’가 나왔고 1년 뒤 ‘지옥의 묵시록’이 뒤 따랐다. ‘플래툰’, ‘풀 메탈재킷’, ‘7월 4일 태생’은 90년대 가서야 나왔다.

미국의 중동 관련성을 다룬 영화는 별로 없다. ‘싸움의 법칙’(2000년)은 예맨 미국 대사관을 마치 알라모 요새처럼 보여주는 영화로 수많은 아랍인들을 살해하는 영화다. 다음 달 공개 예정인 ‘왕국’(The Kingdom)도 유사한 영화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마이클 무어의 ‘화씨 9/11’이 나온 이후 ‘테러와 전쟁’ 관련 다큐멘터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라크 전쟁을 주로 다룬 것이다. 반발에 직면한 미군의 모습을 담은 ‘사냥꾼의 왕궁’(Gunner Palace), ‘토니 블레어를 어떻게 죽일 것인가’(2006)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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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헐리우드 2007/08/20 [09:59] 수정 | 삭제
  • 의식으로는 싫어하고, 오락성은 좋아하고...
    슬픈 현실이죠? 돈의 노예가 된 느낌?
    헐리우드 문화에 젖어 있으니 그럴밖에요...

    하여 소수문화를 존중하고 사랑해야 합니다.


  • bbk 2007/08/18 [06:03] 수정 | 삭제
  • 나는 할리우드 영화를 싫어 한다
    그러나 할리우드 영화를 본다
    왜? 재미있으니까
이라크, 이프간 반전영화, 헐리우드 10여편 제작중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