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허그', 청소년 새 탈선주범이라고?

[칼럼] 일부언론 관련보도 유감, 현상만으로 문제접근 위험천만...

이영일 | 기사입력 2012/01/26 [15:42]

'프리허그', 청소년 새 탈선주범이라고?

[칼럼] 일부언론 관련보도 유감, 현상만으로 문제접근 위험천만...

이영일 | 입력 : 2012/01/26 [15:42]
개인주의 만연과 무한경쟁에 내던져진 현대인의 삶은 고달프다. 하루하루가 즐겁기는 커녕 무력감에 시달리다 자아(Ego)마저 파편화되고 공격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폭력을 부르는 가장 큰 원인은 이기적인 사회에 이렇듯 외롭게 방치된 마음의 병에 기인한 것일수 있다. 이는 어른들뿐만 아니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학교 폭력의 가해 청소년들도 외로움과 정서적 불안, 파괴된 인성의 파편이 뇌리속을 지배하고 있을 것이라는 점을 짐작케 한다. 

인간행동적 측면에서 보면 타인에 대한 폭력 욕구의 배경은 그 사람의 물리적 환경요인보다도 정신적·심리적 요인부터 분석하는 것이 어쩌면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전제하에, 또래집단 구성원들에게 행해지는 학교 폭력의 해결방안은 가해 청소년의 심리적 케어(care)로부터 접근할 수 있다.
 
그 치유방법중 하나가 바로 포옹(Hug)이다. 그런데 프리허그(Free Hug)에 나서는 청소년들이 담배와 술에 취해 고성방가를 하는 등 탈선화가 우려되어 현대인의 외로운 정서를 치유하고자 하는 프리허그 캠페인(Free Hugs Campaign)의 취지가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최근 심심치 않게 보도되고 있다.  

▲ '프리허그' 캠페인 본부 인터넷사이트에 올라있는 사진. 이 캠페인은 낯선 사람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취지에서 2004년 호주의 후안 만이라는 사람이 제창해 시작됐다. 2006년 '식퍼피스'라는 호주 한 그룹이 뮤직비디오에서 선보이면서 세계로 확산됐다.     © 인터넷저널


오죽했으면 남대문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S신문과 C일보에‘빗나간 철부지들의 프리허그’라며 독자투고까지 했을까를 생각하면 정도가 지나친 면이 있었을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스킨쉽을 꺼리는 오랜 유교적 관습 때문에 남과 포옹하는 것을 불편하게 여겨 어른들도 평소에는 잘 하지 않는 포옹을 되려 청소년들이 해 주겠다며, 해 달라며 거리로 나선 이유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  청소년들은 이미 지상만능으로 굳어진 출세 위주와 입시경쟁제도속에서 지칠대로 지쳐 있다. OECD 23개 국가중 제일 행복하지 않은 나라 청소년이라 스스로 답하고 있다. 돈없고 빽없으면 무시당하는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모습을 분석하는 사회적 역량이 커진 청소년들이, 공부 못하면 사람 취급 못받는 학생 신분으로 살아가며 소외와 고독을 느끼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는 단적으로 청소년들이 가학적 폭력속에서 자존감을 찾으려는 폭력성을 띄며 친구의 아픔마저 자각하지 못하는 극단적 외로움 속에 빠져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여 그들은 자신을 따뜻하게 안아줄 그 누군가와 그 무엇인가를 갈구하고 있는 데 그것이 곧 포옹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다는 노래 가사처럼 그 어떤 어른들이 청소년을 사랑과 이해의 눈으로 바라보았을까. 청소년들이 세네명만 몰려가도 피해가는 어른들, 담배를 피워도 모른채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과 청소년에게 술과 담배를 파는 어른들은 어쩌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방관자적 탈선이 아닐까. 
 
나를 안아달라는 그들의 외침과 아직 절제되지 않아 발생하는 고성방가와 추태마저 사랑으로 보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겠지만, 곱지 않은 시선으로 앞에서는 아무런 손도 내밀지 않으면서 뒤에서 술과 담배만을 문제삼아 혀를 차며 청소년들을 싸잡아 매도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 볼 필요는 분명히 있다. 

청소년들을 따뜻이 안아주면 그들은 변한다. 그것이 포옹의 위대한 힘이자 과학이다. 가정과 사회에서 그들을 안아주지도 않으면서, 교감(交感)하지도 못하면서 눈에 보이는 현상만을 가지고 그들이 탈선이 우려되는 집단인 것처럼 묘사하고 정의(定義)하면 안된다. 그것은 폭력보다 더 무서운 방임(Non-intervention)이기 때문이다

경희대NGO대학원에서 NGO정책관리학을 전공했다. 대학 재학 시절 총학생회장과 문화일보 대학생 기자로 활동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을 받은 후 한겨레전문필진, 동아일보e포터, 중앙일보 사이버칼럼니스트, 한국일보 디지털특파원,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참여정부 시절 서울북부지방법원 국선변호감독위원, 대통령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국무총리실 삼청교육피해자보상심의위원등 다양한 민간위원을 역임했다. 2015년 사회비평칼럼집 "NGO시선"과 2019년 "일본의 학교는 어떻게 지역과 협력할까"를 출간했고 오마이뉴스 등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평론가로 글을 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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