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투사 영결식, MB 조의금 10만원?

[칼럼]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독립유공자 예우 말로만 하나

이영일 | 기사입력 2011/11/22 [11:02]

독립투사 영결식, MB 조의금 10만원?

[칼럼]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독립유공자 예우 말로만 하나

이영일 | 입력 : 2011/11/22 [11:02]
정부는 지난 2006년 중국에 거주하는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특별귀화할 수 있도록 조치해 놓고선 자료가 부족하다며 1년남짓 그들을 방치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적이 있었다. 법무부나 보훈처가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무슨 돈이나 타 내려는 사기꾼 취급을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 그 분노의 핵심이었다. 그런데 독립유공자와 그 후손들에 대한 소홀한 예우가 지금도 계속되는 일임을 다시금 확인시켜준 일이 있었다.

온 나라가 한 과자기업이 만들어낸 국적불명의 날 때문에 정신이 팔려있던 지난 11월 11일. 독립문 앞에서 이병호라는 독립투사의 영결식이 열렸다. 한국독립유공자협회장이라는 직함을 가진 고인은 일제강점기 중국에서 활약하던 우리 독립조직에 자금을 전달하려다 일경에게 체포되어 옥고를 치뤘다고 한다.

인터넷상에 짧게 보도된 기사를 보면 고 이병호 투사의 영결식에 청와대가 한 것이라곤 조화 하나와 부조금 10만원이 전부였다. 보훈처는 장례지원비 50만원, 사망위로금 150만원을 지급한 것이 고작. 장례비가 모자라 천여만원에 달하는 금액중 500여만원을 가족들이 만들어 장례를 치뤘다고 한다. 영결식도 서대문구청장의 지원이 없었다면 치루지 못할뻔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올해 8월 15일, 청와대 영빈관에 독립유공자 및 그 유족을 초빙한 자리에서 “대한민국이 이만큼 발전하게 된 것은 애국선열들 덕분이기에 해가 갈수록 목숨을 걸고 생명을 던져 나라를 구한 그 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고마움을 더 갖게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독립유공자에 대한 감사의 마음은 조화 하나와 조의금 10만원만 내면 끝나는 것이었나?

해마다 친일파 후손들이 그 재산을 찾겠다고 소송을 내고 있고 법정에서 패소해도 꼬리를 물고 그 소송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청와대와 정부가 보이고 있는 독립유공자들의 죽음에 대한 예의는 너무나 소홀해 보인다. 친일 후손들은 소송을 제기할 정도로 풍족한 경제적 상황에서 살고 있는데 독립유공자 연금등의 혜택은 너무나 빈약하다.
 
선순위 유족(1순위 배우자, 2순위 자녀, 3순위 손자녀)이 사망할 때까지 2남, 3남, 딸 등은 전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독립운동을 하고 건국훈장이 있어도 후손들은 먹고 살기 힘든 나라. 대통령과 공무원이 독립운동의 가치와 예우를 말로만 하는 나라라면 이는 무언가 거꾸로 되어도 단단히 거꾸로 된 것이다.

유가족들이 단지 대통령과 정부가 장례식에 소요되는 돈을 주지 않아 서운해 했을까? 위정자와 공무원들이 가진 독립유공자들에 대한 가치와 시각이 너무 소홀한 점에 대한 서운함이 아니었을까?
경희대NGO대학원에서 NGO정책관리학을 전공했다. 대학 재학 시절 총학생회장과 문화일보 대학생 기자로 활동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을 받은 후 한겨레전문필진, 동아일보e포터, 중앙일보 사이버칼럼니스트, 한국일보 디지털특파원,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참여정부 시절 서울북부지방법원 국선변호감독위원, 대통령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국무총리실 삼청교육피해자보상심의위원등 다양한 민간위원을 역임했다. 2015년 사회비평칼럼집 "NGO시선"과 2019년 "일본의 학교는 어떻게 지역과 협력할까"를 출간했고 오마이뉴스 등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평론가로 글을 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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