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기 이전에 존경받는 지도자이길"

네티즌칼럼 "노 대통령, 참정포럼서 정치인 조롱태도 부적절"

이영일 | 기사입력 2007/06/04 [00:33]

"대통령이기 이전에 존경받는 지도자이길"

네티즌칼럼 "노 대통령, 참정포럼서 정치인 조롱태도 부적절"

이영일 | 입력 : 2007/06/04 [00:33]
임시정부 초대 내무총장을 지낸 도산 안창호(安昌浩, 1878-1938) 선생이 당시는 물론 현재까지도 수많은 국민들의 존경을 받으며 민족의 위대한 지도자로 추앙받고 있는 이유는, 당시 독립운동 세력들이 다양한 이념과 색깔로 사분오열될때도 “대공주의”를 표방하며 작은 자기를 버리고 큰 공익과 공의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민족통합의 리더였기 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선생의 성품과 인격이 너무도 고결하여 상대방을 헐뜯거나 입장이 다르다고 배척하지 않고 힘있는 나라를 건설하는 길에 있어 오직 일제를 제외하고는 자신을 모략하고 헐뜯는 세력조차도 함께 나아가야 할 동반자로 여기는 겸손과 화합의 리더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힘있는 나라의 기본은 정직을 바탕으로 한 인격의 힘이고 참된 힘은 건전한 인격에서 나온다고 강조한 안창호 선생에 대해 그의 정책적 노선이 설사 다른 운동 진영들도 그를 진정한 지도자로 여겼으며 한국이 낳은 민주적 리더십의 전형적인 모델로 그를 존경해 마지 않았음은 오늘날 한국 사회에 진정한 지도자의 상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잘 설명해주는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필자는 지난 토요일 참여정치평가포럼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행한 연설의 모습을 접하며 우리 시대 참 지도자는 과연 존재하는지, 지금 우리 국가를 이끌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의 지도자로서의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았다.

대통령도 분명 정치인으로서 정부 정책에 대한 소신과 자신의 정치철학에 대한 신념을 관철하기 위해 이해관계가 다른 정당이나 정파의 정책을 비판하기도 하고 또 정치적 상황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고 주장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기에, 이 날 노 대통령이 언급한 대통합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라던지 한나라당 이명박, 박근혜 차기 대선 주자들의 정책에 대한 비판적 언급들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할 말도, 그럴 생각도 없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많은 사람들의 꿈과 희망을 안고 대통령에 당선되어 임기를 시작하면서부터 우리 국정을 이끄는 최고책임자 동시에 한 국가의 국민을 이끄는 이 나라의 지도자로서의 민족적 사명감을 부여받았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기에 비록 노 대통령의 정책을 비난하거나 반대하는 집단이 있다 하더라도 이를 모두 아우르려 노력하여 상대편 집단에서마저 우리 국가의 위대한 지도자로서의 인격적 존경만큼은 받는 그런 대통령이 되기를 원한다.

수많은 사람들의 피로 일궈 온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진정 국민들을 위해 일할 정권의 창출과 유지를 위해 노력해 줄 지도자와 정당을 갈망해 온 국민들의 바람은 단순히 정책 하나하나 잘하고 못하고를 따라가는 직업 정치인으로서의 대통령을 원한 것이 아니다.
 
안창호 선생과 같은 걸출한 위인까지는 아니더라도 부패와 독재, 탄압과 이기와 오욕의 정치에 물든 몇십년의 암울한 세월과, 국민들 마음속에 진정 추앙하고픈 지도자가 없던 불행한 우리의 현대사에 다이나믹하게 등장해 국민의 사랑과 지지를 받으며 대통령에 올랐던 노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이끌어가는 진정한 화합의 리더로서 높은 존경의 대상이 되어주길 바랬던 것은 모든 국민의 여망이었음이 분명하다.

이번 참여정치평가포럼에서 노 대통령이 이명박씨의 대운하와 관련해 거기에 투자하는 사람이 제정신이겠느냐는 발언, 박근혜씨를 두고 독재자의 딸을 언급하며 재미있다는 투로 외국에서 그렇게 보면 안된다는 말이었다며 흡사 장난치는듯한 태도 등은 상대방을 인격적으로 조롱한다는 느낌을 주었다.
 
한 국가의 대통령이 자신을 추종하는 사람들만의 모임에 나가 정치적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사람들을 부적절한 용어와 인격 모독성 발언등을 적절히 섞어 상대방을 한심하다는 듯 비하하는 태도, 이에 박장대소를 자아내는 청중들의 모습도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었다.
 
고결한 인품을 가진 대통령이 아니라 하여 훌륭한 지도자가 아니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태도나 말들은 그가 우리 모두의 리더로서 가져야 할 덕성과 인품을 가진 사람인지에 대해서 자꾸만 아쉬운 마음이 들게 하는 것이 솔직한 필자의 심정이다.

그동안 노 대통령도 자신을 인격적으로 모독하는 듯한 공격성 발언을 받은 적이 많았다. 그러나 그들이 그랬다 하여 노 대통령도 그러지 말라는 법이 어디있냐며 반문한다면, 노 대통령의 수준도 저급한 정치몰이배들과 하등 다를 게 없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다른 한나라당과 그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을 국가 미래에 있어 끔찍한 존재로 생각하는 것이 노 대통령의 개인적 사고이자 입장이라면 그 생각을 어떻게 뭐라 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한 것은 적어도 이 나라의 대통령이자 국민들을 이끄는 지도자라면 국가의 발전과 민족의 이익을 위해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그가 가진 책무이자 민족의 역사에 대한 대통령으로서의 올바른 자세라는 것이다.

상대방이 설령 자신을 시기하고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다면 이를 공적인 정책의 타당성으로 승부하고 상대방이 잘못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그리고 국민들이 진정 어느 것이 올바른 것인지 알 수 있도록 겸손과 화합의 자세로 임해야지 자신도 똑같이 신경질적으로 반응하고 말해봤자 통하지도 않는 집단들이라며 상대방을 향해 공격의 삿대질을 해댄다면 이는 참된 국가의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품성이라기보다는 그도 상대방과 마찬가지로 정권을 잡은 한 정치 계파의 우두머리 수준으로밖에 머무르지 못할 태도이다.

서로를 적으로 간주하는 우리네 정치 현실, 정당 정치를 추종하는 우리네 정치현실속에서 그게 누구이던간에 상대편 정당을 힘있는 대한민국 건설을 위한 파트너로 생각하기보다 서로의 존재와 뿌리를 문제삼아 상종못할 집단으로 치부하는가 하면,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을 위해 건강한 지지와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세력으로 존재하기보다 상대를 죽고 죽여야 할 대상으로 설정하고 정권 창출을 하나의 전쟁으로 삼아 존재하는 작금의 이 섬뜩하고 해괴한 현상은, 노 대통령의 말처럼 제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분명 정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진정 우리 국가와 사회를 위한 지도자는 이러한 기괴한 현실을 아파하고 타파하며 상대방까지 포용하려 노력해야 한다. 대통령 알기를 뭣같이 대하는 정치인들과 세력이 있다해도 국가를 위해 대통령의 직책을 수행하는 지도자가 자꾸 자기를 향해 환호성을 불러주는 사람들에게만 애정을 표출하고 상대방을 비하하는 그런 대통령이 되어선 안되지 않는가.

사람의 마음이 자신을 지지해주는 곳으로 가기 마련이지만 진정한 지도자는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세력들마저도 적이 아닌 이상 아우르려 노력하는 위대한 감동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자이다. 노 대통령이 우리 역사에 안창호 선생과 같은 대화합과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준 존경스러운 인품의 진정한 지도자로 기억되기를 진정으로 바래본다.
경희대NGO대학원에서 NGO정책관리학을 전공했다. 대학 재학 시절 총학생회장과 문화일보 대학생 기자로 활동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을 받은 후 한겨레전문필진, 동아일보e포터, 중앙일보 사이버칼럼니스트, 한국일보 디지털특파원,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참여정부 시절 서울북부지방법원 국선변호감독위원, 대통령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국무총리실 삼청교육피해자보상심의위원등 다양한 민간위원을 역임했다. 2015년 사회비평칼럼집 "NGO시선"과 2019년 "일본의 학교는 어떻게 지역과 협력할까"를 출간했고 오마이뉴스 등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평론가로 글을 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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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거리 2007/06/07 [18:59] 수정 | 삭제
  • 한나라당과의 연정제안 전까지는요

    일찍 시작한 여러 비난성 발언
    그것도 자신에게 표를 몰아 준
    그 지지기반에 속하는 이들로부터
    자그마한 비난이 시작되었을 때도
    어찌되었든 옹호해야한다는 편에 있었습니다.

    당초 공약대로 그대로 밀고 나가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 소위 바보 노무현께서
    지난 2002년 대선과정에서
    뿜어내던 여러 진정성이 있는 의제들을
    나름대로 꿋꿋이 실천해 나갈 것이다.
    그렇게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완전히 접고 말았습니다.
    저도 일면 신경통이 납니다.

    책임정치를 바탕으로 하는 정당정치에서
    당정분리 이전에도 당의 결정을 따르지 않았음은 물론
    그 수순도 늦은 당정분리 선언 후에도
    계속해서 자신을 그 자리에 있게 하기 위하여
    온갖 힘을 쏟았던 인사들의 주장을 철저히
    무시하는 것을 넘어, 적대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지역과 무관한 전국적 선거에서의 결과에 대해서는
    무조건 겸허히 받아들이고 표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예전에 부산의 선거에서 계속해서 패배한 것은
    또 다른 문제 아니겠습니까?



  • ㅎㅎㅎㅎㅎ 2007/06/07 [10:44] 수정 | 삭제
  • 오거리님의 지적은 어딘지 정확하지 않네여
    열린당의 잘못을 어찌 노통의 잘못으로 돌리요
    당정분리하라고 했다가
    분리하니께
    대통령이 당도 지배못하는 바보라고 하고
    본래 노통은
  • 오거리 2007/06/05 [10:33] 수정 | 삭제
  • 이미 권력의 정점에 섰던 이가
    이제 여러 정책들을 모색하며
    잘해보겠다고 나선 이들에게 지나치게
    적대적인 관계를 보이는 것은
    정말 추해보입니다.

    지난 몇 년간 우리나라 선거결과
    특히 지난번 자치단체장과 의원까지 몽땅
    특정 당에 몰아주었던 우리 국민들에 대해
    무척 실망한 적이 있는데, 가면 갈수록
    대통령의 신중하지 못한 말, 말들이
    그렇게 만들었던 것이구나 하는
    그런 생각이 든다.

    국회의원 과반수를 넘었던 근래 초유의 권력을
    지녔을 때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서
    이제 와서 감놓아라, 배놓아라 하는
    모습은 정말 어처구니없어 보이며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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