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2천명 증원 논란, 전공의 1360명 복지장·차관 고소 "경질해야 복귀"

안기한 | 기사입력 2024/04/16 [10:59]

의대 2천명 증원 논란, 전공의 1360명 복지장·차관 고소 "경질해야 복귀"

안기한 | 입력 : 2024/04/16 [10:59]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에 반발해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난 전공의 1360명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소했다. 특히 전공의들은 박 차관을 경질해야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정근영 전 분당차병원 전공의 대표를 비롯한 사직 전공의 1360명은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의협)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 장관과 박 차관을 직권남용과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공수처에 고소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중 우편을 통해 고소장을 제출할 방침이다.

 

이들은 "정부가 수련병원장들에게 직권을 남용해 전공의들의 사직서 수리를 금지했고 필수의료 유지 명령과 업무개시 명령을 내려 젊은 의사들이 본인의 의지에 반하는 근무를 하도록 강제했다"며 "전공의들의 휴식권과 사직권, 의사로서 전공의가 아닌 일반의로 일할 수 있는 직업 선택의 자유, 강제노역을 하지 않을 권리 등 헌법과 법률에 따라 보장된 정당한 권리행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차관이 건재한 이상 의료계와 정부 사이의 정상적인 소통은 불가능하다"며 "이 사태의 책임자인 박 차관을 경질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박 차관이 경질되기 전까지는 절대 병원에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박 차관이 의대 증원과 관련한 정부와 의사단체 간 소통을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정 전 대표는 "(전공의들의) 공통된 얘기는 박 차관이 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것"이라며 "박 차관은 이번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을 주도하면서 초법적이고 자의적인 명령을 남발했다.

 

근거가 부족하고 현장에서 불가능하다고 하는 정책을 강행하기 위해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오롯하게 존중받아야 할 젊은 의사들의 인권을 유린하는 것도 서슴치 않았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박 차관은) '공익을 위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젊은 의사들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말했다"며 "전체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권리를 무시당해도 되는 대상을 과연 누가 어떤 기준으로 정할 수 있냐. 모두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소수의 희생은 불가피하다는 사고방식을 우리는 '전체주의'라고 부른다"고 덧붙였다.

 

전공의 공백에 따른 의료 차질에 부채감을 느끼고 있다고도 고백했다. 정 전 대표는 "전공의들은 돈보다도 어떤 환자를 치료해서 상태가 좋아졌을 때 만족감이 크다"며 "이렇게 (병원을) 나와서 있으니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하다. '그때 오기로 했던 환자가 잘 왔을까' 이런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어 "부채의식이 있지만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정부와 의료계가 원만하게 합의해서 (환자들이) 조속히 치료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사직 전공의 1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검은 옷을 입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세계최고 한국의료 근거 없이 탄압하나', '근거없는 2000명 당장 철회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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