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수는 기본, 현직의원 폭행은 옵션?

[현장] 물대포 앞세우고 돌진해 시위대 위협하는 해산작전...

김오달 기자 | 기사입력 2008/06/27 [13:08]

살수는 기본, 현직의원 폭행은 옵션?

[현장] 물대포 앞세우고 돌진해 시위대 위협하는 해산작전...

김오달 기자 | 입력 : 2008/06/27 [13:08]
25일에 이어 26일도 경찰의 강경대응 기조는 여전했다. 기자가 현장에 도착한 저녁 9시 30분 경 광화문 촛불집회 현장 곳곳에서 경찰과 시민들 간의 날선 충돌이 벌어지고 있었다.
 
조선일보가 자리한 코리아나 호텔 앞에서는 '조선일보 폐간'을 요구하는 50여명의 시민들과 200여명의 경찰병력이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시민들은 "나라를 팔아먹는 매국노 조선일보는 폐간하라"며 코리아나 호텔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었고, 새롭개 보강된 전투경찰들은 코리아나 호텔로비로 진입해 건물 안에서 시민들의 진입을 막아섰다.
 
▲ 조선일보가 자리한 코리아나 호텔 앞에서 한 시민이 경찰병력에 둘러싸인 채 '이명박 OUT'이라고 써진 피켓을 들고있다.     © 김오달 기자
▲ 조선일보에 대한 경찰의 '과잉보호'에 흥분한 한 시민이 빈 컵라면 용기를 들고 경찰을 향해 던지려 하고 있다.     © 김오달 기자
▲ 경찰은 청계천 차량진입을 막는 안내판을 '공수'해 코리아나 호텔 로비로 가져와 호텔입구에 바리케이트를 쳤다.     © 김오달 기자
▲ '촛불아 모여라'.     © 김오달 기자

10시경에 다다르자 경찰병력과 시민들 간의 충돌은 더욱 거세졌다. 광화문에서 서대문을 향하는 방향의 골목에서 충돌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경찰이 던진 보도블럭과 소화기에 시민이 맞아 부상을 당하는 일도 발생했다.
 
인터넷신문 <민중의소리> 전문수 사진기자도 경찰이 던진 벽돌에 맞아 눈 주위에 심한 부상을 입고 병원에 후송됐다. 경찰은 이 곳에서만 벽돌 4개와 소화기 2개를 시민들을 향해 투척하며 집회초반부터 시민들을 자극해 충돌을 유도했다.

8시 30분경에 시작된 '국민토성' 공사는 10시가 가까워지면서 완공에 성공했다. 경찰은 9시 20분경부터 해산경고방송을 시작했으며, 9시 50분에는 이전보다 이른 해산작전에 돌입해 살수차를 동원 해산을 시도했다.
 
경찰 지도부가 여론을 의식해 시민들과 필요없는 마찰을 피한다는 기조로 일관해 자정 이후로 '작전타임'을 미뤄왔던 이전과는 매우 다른 대응이었다.
 
▲ 경찰은 또다시 닭장차를 동원해 차벽을 만들어 '명박산성'을 쌓았다.     © 김오달 기자
▲ 한 시민이 '명박산성' 안에 배치된 경찰을 향해 '까나리 액젖'을 장전한 물총세례를 퍼붓고 있다.     © 김오달 기자
▲ 시민들이 모래주머니를 쌓아 만든 '명박토성'.     © 김오달 기자

▲ 명박산성 넘어 이 상황을 내려다보고 있는 이순신 장군은 어떤 생각을 할까?     © 김오달 기자
 
11시 30분경 통합민주당 천정배 의원이 '국민토성' 위에 올라섰다. 국회 등원을 포기하고 장외강경투쟁을 선언한 당의 입장을 전면에 내세우기 위한 행동이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시민들은 천 의원을 향해 "경찰이 살수한다고 하니 버스 위로 올라가 온몸으로 살수를 막아라"고 외치며,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때 마침 경찰의 살수경고방송이 나오기 시작했고, 천 의원은 5분도 채 되지 않아 '국민토성'에서 내려왔다.
 
경찰의 살수는 무자비했다. 성분을 알 수는 없지만 시큼한 식초냄세가 진동하는 물을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 살포했으며, 경찰 차벽 쪽에서는 전경들이 소화기 살포는 물론 온갖 잡다한 쓰레기들을 시민들을 향해 투척하기도 했다. 

▲ '국민토성'에 오른 통합민주당 천정배 의원.     © 김오달 기자
▲ 경찰버스 쪽에서 살포된 소화기.     © 김오달 기자
▲ 한 여성이 경찰이 뿌린 소화기 분말을 눈에 맞아 괴로워하고 있다.     © 김오달 기자
▲ 경찰의 살수차가 뿌린 '물'을 맞고 '알 수 없는' 얼룩이 생긴 기자의 카메라 렌즈. 경험상 보통의 물로는 이런 얼룩이 생기지는 않는다.     © 김오달 기자

자정이 다가오자 경찰의 강제해산시도는 극에 달한다. 광화문 네거리에 있던 시민들을 서서히 밀어내던 보통의 해산방식이 아닌, 시민들을 향해 돌진해 순식간에 몰아내는 위협적인 해산작전에 돌입했다.
 
동아일보 앞까지 밀린 시민들은 위협적인 전투경찰들을 앞에 두고도 "이명박은 물러나라", "어청수를 파면하라", "폭력경찰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의연한 모습을 유지했다.
 
전투경찰들을 앞세운 경찰병력은 살수차를 몰고 들어와 또다시 시민들을 향해 해산경고방송을 내보냈고, 시민대오 맨 앞에서 경찰에 항의하던 통합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경찰에 집단폭행당하고 아스팔트 도로 위를 몇 미터 씩 끌려나가 입고 있던 옷이 모두 찢어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안 원은 오늘(27일) 오전 의원총회에 나와, "강기정 의원과 함께 집회현장에 있다가 어느 순간 사라졌으며, "나는 국회의원이다"라고 계속 이야기했지만 마치 꿈을 꾸는 듯 차이고 밟히고 끌려다니며 욕설을 들었다"고 밝혔다.

▲ 시민들이 살수를 피해 명박산성 앞에 서보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다.     © 김오달 기자
▲ 경찰의 살수충격에 몸을 가누지 못해 휘청이는 여성 참가자.     © 김오달 기자
▲ 경찰은 이날 전국에 배치된 살수차 7대 중 4대를 동원해 광화문에 배치헸다.     © 김오달 기자
▲ 경찰과의 대치과정에서 부상당한 한 시민이 엠블런스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 김오달 기자

현직 국회의원이 집회현장에서 전투경찰들에게 '집단린치' 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자 경찰 지도부는 잠시 긴장한 모습이었다. 현장에 남아 있던 통합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시민대오 앞에서 스크럼을 짜고 경찰의 강경진압에 항의했다.
 
하지만 이러한 소강상태도 잠시, 경찰은 여경들과 정복경찰들을 동원해 통합민주당 의원들을 포위해 시민대오와 분리했다. 또다시 살수차와 전투경찰을 동원해 시민들을 몰아냈으며, 이러한 강경대응의 배경은 조선일보가 자리한 코리아나 호텔 뒤쪽으로 시민들을 밀어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새벽 3시까지 진행된 경찰과 시민들의 극한 대치상황은 소강상태로 접어들어 아침녘까지 이르렀으며, 도로 곳곳에 자리를 깔고 연좌해 대오를 유지하던 천여명의 시민들은 오전 7시 집회를 마무리하고 자진해산했다.
 
▲ 정복경찰과 여경들을 동원한 경찰에 의해 시민대오와 불리되어 밀려난 대통합민주당 의원들.     © 김오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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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26일 저녁부터 27일 새벽까지의 광화문 현장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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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반의 여러 이슈들을 다양한 시각으로 취재해나가는 미디어활동가 김오달입니다. 후원계좌 - 우리은행(김오달) 549-022249-0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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