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인들 변명·침묵 접고 반성해야”

인터뷰 방인성 목사 “일방·우월주의 선교 예수가르침 벗어나"

서문원 기자 | 기사입력 2007/08/03 [14:53]

“기독인들 변명·침묵 접고 반성해야”

인터뷰 방인성 목사 “일방·우월주의 선교 예수가르침 벗어나"

서문원 기자 | 입력 : 2007/08/03 [14:53]
▲방인성 목사     ©인터넷저널
아프간 선교사들의 피랍사태에 대해 기독인들이 침묵과 변명을 접고 반성해야 한다는 목사의 지적이 나와 관심을 끈다. 일방주의·우월주의적 선교는 예수의 가르침을 벗어난 것으로 위험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교회개혁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뉴스앤조이’의 방인성 목사가 쏟아놓은 충고다. 그는 이번 피랍 선교인들을 아프간에 파견한 샘물교회 박은조 목사와 함께 ‘뉴스앤조이’(복음과상황) 임원을 맡고 있다.

방 목사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제앞가림도 못하면서 준비도 하지 않은 채 감성적으로 해외선교를 해온 관행을 이제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지금 우리 앞에는 분단과제도 놓여있고, 우리 사회역시 양극화로 소외계층이 늘고 있어 도움이 절실한데 이를 팽개치고 해외로만 나가는 걸 알 수 없다”며 “선교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 목사는 또 이랜드 사태와 관련해 기독인은 그처럼 이윤을 목표로 기업을 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하고 적어도 종교인이라면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에게 공평하게 나눠주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와 결합하고 돈벌이에 눈이 먼 기독인들은 크게 반성해야 하며 그런 행위는 결코 기독교정신에 부합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제앞가림도 못하며 해외선교?

 -아프간피랍사태를 보면서 기독교 언론매체인 뉴스앤조이 대표로서 많은 생각을 하실 텐데...

△사태를 냉정하게 바라봐야합니다. 특히 한국교회가 이번 기회를 통해 변명과 침묵으로 일관하지 말고, 자숙하고 반성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동안 한국교회 선교전략은 일방주의적이고 기독교우월주의에 사로잡혀 전도 본래의 목적을 상실했습니다. 지금 아프가니스탄에서 보고 있는 21명의 한국선교사 피랍사건도 매우 위험한 방법으로 출발해 지금의 사태에 이르렀습니다. 이것은 예수의 가르침을 벗어난 행위지요.

-뉴스앤조이에 샘물교회 박은조 담임목사가 이사로 등재돼 있던데? 

△2005년 박은조 목사는 월간지 ‘복음과 상황’ 대표이사로 재직했고, 마침 저희와 뜻을 같이해 지금까지 일해 왔습니다. 사과성명을 발표한 박 목사와 선교단체들은 해외활동에 부주의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저도 기독교우월주의에 빠진 교회가 분명히 반성해야 한다고 칼럼을 통해 촉구했지만 그동안 한국교회 선교활동은 전혀 준비하지 않은 봉사활동으로 현지 사정을 모른 채 그냥 열성만으로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국교회는 피랍자 가족들의 아픔에 동참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교회개혁을 외치는 언론사로써 어떠한 경우건 누가됐건 물의를 일으키면 책임을 져야합니다. 다시 말해 그 어떤 것도 뉴스앤조이의 언론역할을 방해하지 못합니다. 

 “우월주의, 성서가르침 아니다”
 
-한국교회가 이 문제를 어떻게 책임져야합니까?

 △냉정하고 날카롭게 봐야합니다. 샘물교회와 해외선교단체의 잘못을 분명하게 지적하고, 논쟁이 되더라도 함께 고쳐나가야 합니다. 1차적으로 피랍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과 상처를 안겨줬습니다. 탈레반에 납치된 선교사들 전원이 무사귀환 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한국교회와 신도들 모두가 그동안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스스로 반성하고 우리문제를 직시해야합니다.

저 멀리 가기 이전에 내 앞가림부터 해야 합니다. 분단된 한반도의 현실을 치유하는 게 시급하다는 거죠. 우리 땅은 지금도 분열돼있고, 남한은 양극화로 인한 소외계층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봐야합니다. 위만 보고 가는 것은 복음과 선교의 참 뜻이 아닙니다.

-이랜드 사태에 관한 뉴스앤조이 기사를 잘 읽었습니다. 기독교인이 운영하는 기업은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랜드사태를 보면 사측의 주장은 기독교정신이 아닙니다. 사주나 종사하는 분들이 기독교인이라 하더라도 누구에게든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행위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기독교인의 기업은 목표가 이윤창출이어선 안됩니다. 적어도 종교인이면 어떤 종교를 지녔건 사람들이 함께 사는 사회를 일구는 데 노력해야지요.

종사자들 모두가 차별받지 않고 노력한 만큼의 혜택을 누려야합니다.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해 헌신해야죠. 이윤창출이 복음과 무슨 상관이 있나요? 이랜드는 기독교기업이라는 이름으로 오히려 기독교정신을 위배하는 언행을 일삼아왔습니다. 이 기업체는 지난 2000년에도 비슷한 사례로 말썽을 일으킨 전력이 있습니다. 이 기회에 이들의 행태를 비판하고 교회와 아무상관도 없는 독선적인 행위를 중단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윤창출이 복음이라고요?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건강한 교회란 무엇입니까?

△교회로써의 역할이 있습니다. 소외계층과 약자들을 보호하고, 그들과 함께해야 하는 게 교회의 임무입니다. 그것이 바로 기독인들이 가져야할 복음의 정신입니다. 종교가 정치와 결탁하고 그들의 입장을 대변한다면 그것은 참된 신앙이 아닙니다. 특히 대형교회가 해왔던 언행들은 정치적 입장만 두둔했을 뿐, 상대방에 대한 배려조차 없었습니다. 이런 현실을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 한 진정한 의미의 교회란 존재될 수 없습니다.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성경구절은 무엇입니까?

△“네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입니다.

-흔한 구절 아닌가요?

△주변 이웃을 단 한번이라도 내 몸처럼 사랑으로 대한 일이 있습니까? 이 구절은 흔한 말이 아니라 신앙을 지닌 모두에게 근본적인 것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변함없이 앞으로도 모든 교인들에게 질문될 겁니다.

-뉴스앤조이가 한국 기독교를 변화시키는데 어떤 노력을 할 생각입니까?

△뉴스앤조이는 기독교를 변화시키려고 만든 언론매체가 아닙니다. 변화는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지 언론사가 아닙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교회문제를 다루며 한국교회의 잘못된 가치관과 역사를 비판하고 올바로 갈수 있도록 언론매체로서 기능을 다 할 뿐입니다.

 “대형교회 너무 정치적”

 -뉴스앤조이 대표를 맡게 된 계기는?

△1996년 영국 목회활동을 접고 한국 성토교회 목사로 와보니 한국교회가 예전과 달리 어지럽다는 인식을 갖게 됐습니다. 교회를 건강하고 밝게 바꿀 수 있는지 많은 고민을 했지요. 뉴스앤조이 대표직을 맡은 지 4년 됐습니다. 대표직을 맡기 전 교회장로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왜 교회를 비판하는 뉴스앤조이 대표직을 맡느냐?”고 묻던 장로들을 설득해 이 자리에 오게됐구요. 성토교회 신도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뉴스앤조이 일꾼들을 처음 대했을 때 그 열정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박봉에 시달리며 발로 뛰어 뉴스앤조이를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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