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함께 무사귀환이라는 특종 낚자"

보도동향 현지·당국 소식 신속 보도, 원인분석 등 다각적 노력

신정원 기자 | 기사입력 2007/07/23 [16:53]

"다 함께 무사귀환이라는 특종 낚자"

보도동향 현지·당국 소식 신속 보도, 원인분석 등 다각적 노력

신정원 기자 | 입력 : 2007/07/23 [16:53]
▲ 탈레반 피랍 소식에 최선을 다해 구출노력을 하겠다고 발표하는 노무현 대통령. 
지난 19일 밤(한국시간) 무장 이슬람 정치조직 탈레반이 한국인 여성 18명과 남성 5명, 총23명을 피랍한 사실이 공식적으로 알려진 뒤 인터넷언론은 한국과 아프간 정부가 한국인 인질들을 무사히 귀환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인터넷신문들은 탈레반이 한국인 인질 석방 조건으로 탈레반 수감자 맞석방을 요구하면서 협상시한을 23일 오후 2시, 다시 24일로 재연장했다고 후속 보도했다. 

이들은 현지로 급파된 한국 대표단과 아프간 정부의 적극적인 협상 의지를 보도하며 한국 인질들의 무사 석방을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그러나, 탈레반이 협상조건으로 제시한 탈레반 수감자 맞교환의 열쇠는 아프간 정부가 쥐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정부의 수차례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프간으로 가 이슬람 성지 등에서 워십을 한 것으로 알려진 기독교 피랍인들의 선교활동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연합뉴스는 23일 한국 정부 측 인사가 아프간 정부의 대책회의에 직접 참가, 사태 조기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언급하고, 아프간 정부는 부족의 원로들을 통해 납치범 측과 실질적인 교섭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뉴시스는 정부 고위 당국자의 “피랍 국민들이 위해 당했거나 불행한 일을 당한 정보는 접하지 못했다”는 언급을 전하고, “지금은 협상 단계가 아닌 접촉 단계라며 전반적인 상황과 (탈레반의)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있다”는 말을 전했다.

이 언론은 아프간 카불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조중표 외교통상부 1차관은 아프간 정부에게 최대한 협조할 것을 요청했고, 아프간 정부는 석방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1일 CNN등과의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구출메시지를 발표하는 등 한국 피랍인의 무사 귀환을 위해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이 애초 내세웠던 한국군 즉시철군을 23일 철회한 것은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협상 노력으로 얻어낸 진전이라고 뉴시스는 평가했다. 아프간에 파병된 동의·다산부대가 비전투 부대이고 연내 철군 계획을 갖고 있었다는 점 등도 철회 이유라고 설명했다.

동의부대는 60여명으로 동맹군과 현지 주민을 대상으로 의료지원과 질병예방 활동을 하고 있으며, 150여명으로 구성된 다산부대는 전후 아프간 재건을 위해 건설 및 토목공사, 한·미 연합 지방재건단(PRT) 지원, 대민지원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 피랍가족대책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YTN영상 갈무리 화면.  © 인터넷저널

그러나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죄수 23명을 석방할 지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3월 아프간 정부가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의 아프간 주재 특파원인 다네엘 마스트로자코모 기자가 탈레반에 납치됐을 당시, 이탈리아 정부의 끈질긴 설득으로 탈레반 죄수 5명을 석방하면서 “맞교환은 이번 단 한 번 뿐(one-time deal)”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또 자코모 기자와 탈레반 죄수 맞교환 이후 아프간 정부가 ‘테러주의자들을 석방했다’는 국제 사회의 비난에 시달려 왔기 때문에 이번 요구를 들어주는 데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는 게 일부 인터넷 언론들의 시각이다.

더불어 아프간 정부를 설득시켜 탈레반 반군과의 협상을 이끌어내는 게 한국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프레시안은 <아프간 피랍 사건…온라인은 설전 중>에서 “누리꾼들이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염원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누리꾼들은 2006년 아프가니스탄 ‘평화 대행진’ 무산 사건을 언급하며 아프가니스탄 봉사 선교 활동 자체가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는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언론은 “이슬람 지역에서 기독교 선교는 범죄행위에 해당하는데, 타 문화와 종교를 무시한 부적절한 처사”, “국가의 통제를 따르지 않은 종교적 이기주의 결과”, “정부의 경고를 무시한 건 이들인데 정부에게 군대를 철수하라고 요구할 자격이 있느냐”면서 피랍된 23명을 비판하는 누리꾼들의 의견을 담았다.

덧붙여 지난해 8월 아프간에서 1천여명의 기독교인들이 개최할 예정이었던 ‘2006 평화축제’를 정부가 행사 취소 권고 및 아프간 입국 불허 등의 조치로 무산시켰던 사례를 소개했다.

이에 피랍된 23명이 속한 경기 분당 샘물교회는 아프간 봉사단을 단계적으로 전면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오마이뉴스는 <샘물교회 “아프간 봉사단 단계적 전면 철수”>에서 박은조 한민족복지재단 이사장이 발표한 대국민 사과문 내용을 전했다.

이 언론에 의하면 박 이사장은 “정부가 피랍된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신속히 대응하고 있어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이번 봉사단은 결코 공격적인 선교를 목적으로 시작한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한민족복지재단은 이미 오래전부터 샘물교회와 협력해 아프간에 병원과 학교를 세우는 등 어려운 이들을 돕고 있다”며 “우리는 아프간을 사랑하며 이슬람을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22일 밤 서울역에선 ‘무사귀환 즉각 철군’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오마이뉴스는 아프간, 이라크, 레바논 등에 한국군 파병을 반대해 온 파병반대국민행동의 집회를 보도하며, 이 날 참석했던 문성현 대표, 김혜경 전 대표, 권영길·노회찬 등 민노당 정치인, 임종인 의원 등은 “23명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책임은 결국 국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한 파병”이라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정부가 언론에 당부한 내용도 기사화됐다. 오마이뉴스는 “현재 상황이 대단히 심각하고 한국인이 표적이 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언론들이 현지 취재를 하지 말 것을 요청한다”는 외교부 당국자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또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은 “이번 사태는 ‘관계된 사람들’과 일부 미디어를 통해 입장을 주고받고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특수한 상황으로 정부의 발표 하나하나가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하므로 잘못된 메시지가 전달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 뒤 “다함께 무사귀환이라는 특종을 하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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