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방망이·부실 검증청문회 왜 하냐?”

한나라당 19일 청문회...이·박 각종의혹 해명 “기존 주장 반복”

신정원 기자 | 기사입력 2007/07/20 [10:16]

“솜방망이·부실 검증청문회 왜 하냐?”

한나라당 19일 청문회...이·박 각종의혹 해명 “기존 주장 반복”

신정원 기자 | 입력 : 2007/07/20 [10:16]

“면피용 정치쇼” 비난목소리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각종 의혹과 관련한 19일 한나라당의 검증청문회가 ‘솜방망이’, ‘부실청문회’라는 인터넷언론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문회의 실효성에 대해선 한나라당 내부에서조차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인터넷언론은 그간 ‘설득력 있는 해명’이 나올 경우 대선정국에서 유리할 수도 있지만 변명으로 일관하면 긁어 부스럼을 만들 수도 있다고 전망해왔다. 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리자 “기존의 주장의 반복 뿐”이라며 “가려운 부분을 하나도 긁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데일리서프라이즈>는 ‘“이명박 구하기 청문회 아냐?” 의구심만 모락모락’이라는 기사를 통해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두 명만의 청문회에 대한 한나라당 내 다른 경선 후보들의 의견을 전했다. 이 언론은 또 “열린우리당은 ‘부실청문회’라고 하고, 민주노동당은 ‘정치쇼’라고 했으며, 통합민주당은 ‘면피용’이라고 했다”는 정치권 안팎의 비난 목소리를 전했다.

고진화 의원과 원희룡 의원, 홍준표 의원은 18~19일 각각 라디오 시사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미래의 희망이 아니라 과거 누가 흠이 덜하냐를 갖고 시간을 지체한다”, “의혹의 내용은 내용대로, 실체는 실체대로 밝혀져야 된다”, “답변을 불성실하게 하면 검증위원들이 추궁성 질문을 해야 한다” 등의 의견을 피력했다.

▲ 검증청문회 생중계 화면 캡쳐.     © 인터넷저널

 

<프레시안>은 한나라당 대선후보 토론회에 관해 보도에서 “대통령 선거가 5개월 앞으로 다가왔는데 (중략) 공약으로 평가받아야 할 시점에 온통 검증 공방 뿐”, “대통령 자질 검증이 아니라 누가 더 많은 범죄를 저질렀는가 하는 범죄자 색출 검증”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검증위에 보고된 두 후보의 X파일은 총 34건. 이 전 시장이 22건, 박 전 대표가 12건에 이른다. 검증청문회에서 이 전 시장에 관한 주요 질문은 재산형성 관련 의혹이었다. 박 전 대표에겐 육영재단 비리 의혹 등 최태민 목사와 관련된 내용이 많았다.

이 전 시장은 20개의 질문 중 7개의 답변을 했다. 질의, 응답이 길어짐에 따라 3시간으로 예정됐던 청문회 생방송 시간이 턱없이 모자랐기 때문이다. <뷰스앤뉴스>는 옥천땅 매매와 관련해 이 전 시장과 처남 김씨의 주장이 엇갈렸음을 꼬집었다. 김씨가 검증위에 보낸 자료에 의하면 옥천땅 구매 이유를 “사업목적을 위해 내게 팔라고 부탁했다”였는데, 이 전 시장은 “팔아달라고 내가 부탁했다”는 것.

<프레시안>은 ‘청문회는 끝났어도 여전히 최대 쟁점은 검증’이라는 기사를 통해 △도곡동 땅 의혹 등 부동산 문제 △‘다스’의 차명재산 문제 △BBK주가조작 의혹 △홍은프레닝 개발특혜 의혹 등에 설득력 있는 해명 대신, “내 처남(김재정 씨)이지만 우리 형님(상은 씨)과 더 친했다”는 식으로 넘어갔다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총 150개의 질문 가운데 최태민 목사 및 그 일가에 관한 질문을 60여개 받았다. 민노당 김형탁 대변인은 논평에서 “박 전 대표가 시종일관 ‘잘 모르겠다’, ‘나에게는 권한이 없었다’고 했는데 미리 준비한 답변이 그 정도 수준인데 무슨 염치로 국정을 책임지겠다고 나서는가”라고 비판했다. <프레시안>도 박 전 대표가 대부분의 질문 쟁점을 비껴갔다고 평가했다.

한편, 한나라당 안에서도 당내 검증의 무용론이 제기됐다. 안강민 검증위원장은 청문회를 하루 앞 둔 18일 기자회견에서 “한계를 느꼈다”면서 “금융관계 자료는 물론 부동산 관련 자료를 입수할 수 없었고, 수사기록이나 판결문 등을 열람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특히 자료요청에 대해 두 후보가 불응하거나 불성실한 답변을 보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민은 실수한 대통령은 양해할 수 있지만, 거짓말 하는 대통령은 용납하지 않는다”는 뼈있는 말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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