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마민주화를 위해 팬티를 보내요”

‘버마를 위한 래너액션’ 국제캠페인, 군부는 ‘개투쟁’ 진압 한창

최방식 기자 | 기사입력 2007/10/25 [18:23]

“버마민주화를 위해 팬티를 보내요”

‘버마를 위한 래너액션’ 국제캠페인, 군부는 ‘개투쟁’ 진압 한창

최방식 기자 | 입력 : 2007/10/25 [18:23]
민주화운동을 총칼로 짓밟은 버마 군부에 항의해 여러 나라의 여성들이 자국 대사관에 ‘평화를 위한 팬티’ 보내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어 관심을 끈다. 게다가 버마 군부는 때 아닌 ‘개 투쟁’ 진압에 땀을 흘리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이름이 좀 희한한 ‘평화를 위한 팬티’ 캠페인을 제안한 단체는 태국의 북부도시인 치앙마이에 본부를 둔 ‘버마를 위한 래너액션’(Lanna Action for Burma). 군부 최고자리에 있는 탄 쉐를 비롯한 장성들이 믿고 있는 ‘여성의 속옷과 접촉하면 권력을 잃는다’는 미신으로부터 착안했다고 AP통신이 19일 전했다.

이 단체의 공동 창립자인 잉 참은 18일 이라와디와 대담에서 “SPDC(버마 군부 통치기구)는 여성들을 가혹하게 탄압하기로 유명하다”며 “따라서 세계 곳곳에서 여성들이 벌이는 이 캠페인은 군사독재자에게 매우 강력한 모욕감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 '평화를 위한 팬티' 캠페인을 제창한 '래너액션' 홈페이지.     ©최방식 기자

 
태국·영국 등 10여개 나라 참여
 
치앙마이에서 ‘임파워재단’을 운영하며 지난 16일부터 시작된 ‘평화를 위한 팬티’ 캠페인을 지지하는 리츠 힐튼은 AP와 대담에서 “버마나 대부분의 남아시아 문화에서 이 캠페인은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녀는 또 태국, 호주, 싱가포르, 영국, 그리고 여러 유럽 나라들에서 여성들이 자신의 속옷을 버마에 보내는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캠페인은 관련 시민사회조직들이 주도해 이뤄지기도 하고, 그렇지 않을 시 여성들이 개인적으로 참여하기도 한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이 캠페인을 시작한 ‘버마를 위한 래너액션’은 웹사이트를 통해 “가까운 버마 대사관에 당신의 팬티를 우편이나 소포로 언제든 보낼 수 있다”며 “가급적 빨리 자주 보내주기 바란다”고 호소하고 있다.
 
▲ '평화를 위한 팬티' 캠페인을 전파하고 있는 한 블로거의 사이트.     ©최방식 기자


액션은 이어 “버마 북동부 국경 골든트라이앵글지역에서 이 캠페인 논의를 했다”고 밝히고, “당신의 팬티가 SPDC에 큰 타격을 준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며 많은 이의 참여를 호소했다.
 
"살인정권 SPDC를 욕먹여라"
 
단체는 또 “당신의 팬티권력을 이용해 버마를 철권통치하고 있는 SPDC의 권력을 퇴진시킬 수 있는 기회”라며 “제발 내일이 없이 민주주의가 뭔지 모르고 신음하는 버마 국민을 지지해 달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캠페인에 대해 아직까지 버마 군부의 공식적인 반응은 없었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버마 군부는 최근까지 반정부 시위를 유혈진압 했고, 관련자를 추려내 체포하고 구금하는 폭력적 탄압을 계속하고 있다.

지금 양곤에서 벌어지고 있는 또 하나의 희한하고 재미있는 캠페인은 야생 개의 목에 탄 쉐 사진을 거는 것이다. 버마에는 개와 관련시키는 게 매우 모욕적인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 군부 독재자 탄 쉐를 모욕하기 위해 개 목걸이에 그의 사진을 매다는 캠페인이 버마 안에서 진행중이다.     ©최방식 기자


양곤에 사는 한 버마인은 지난 12일 이라와디와 인터뷰에서 탄 쉐의 사진이 달린 목걸이를 한 개를 4마리나 봤다고 밝혔다. 실제 이런 개들은 양곤 시내 여기저기서 목격되고 있다.
 
탄쉐, 때 아닌 ‘개투쟁’ 진압 진땀
 
소식통에 따르면, 이런 ‘개 투쟁’은 최소한 1주일 전인 10월 첫 주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버마 군인들은 때 아닌 개 체포 작전을 벌이느라 분주하다.

이를 본 한 주민은 “개들이 빨라 잡기가 쉽지 않아 군인들이 곤욕을 겪고 있다”며 “정말 웃기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고 이라와디와 인터뷰에서 만했다.

한편, 요즘 양곤에서는 군부정권에 항의하는 캠페인의 하나로 버스나 기차 벽에 낙서를 하는 일도 흥행이다. ‘살인자 탄 쉐’라는 글귀가 시내 여기저기서 자주 눈에 띄는 건 이 때문이다.

평화를 사랑하는 최방식 기자의 길거리통신. 광장에서 쏘는 현장 보도. 그리고 가슴 따뜻한 시선과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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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화사랑 2007/10/26 [12:17] 수정 | 삭제
  • 영국, 호주, 태국, 싱가포르 등이 참여하고 있다는 데 우리나라에서도 시작해야할 듯 합니다.
  • 취래원 2007/10/26 [07:27] 수정 | 삭제
  • 이제는 한 나라의 고통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고통으로 생각하는
    이 시대의 공감대가 너무 반갑습니다.
팬보내기 캠페인, 버마, 개투쟁, 탄쉐, 미얀마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