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마 승려들, 10월말 시위 재개 계획

이라와디, 피신 중인 승려 최고지도자 중 한명 비밀 인터뷰

최방식 기자 | 기사입력 2007/10/24 [16:34]

버마 승려들, 10월말 시위 재개 계획

이라와디, 피신 중인 승려 최고지도자 중 한명 비밀 인터뷰

최방식 기자 | 입력 : 2007/10/24 [16:34]
버마의 승려들이 10월 말경 민주화운동 시위를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최고위 승려지도자 중 한명이 태국 치앙마이에서 발행되는 버마 언론 이라와디와 대담에서 21일 밝혔다.

군부가 9월 말 승려들의 민주화시위 때 폭력 진압한 4대 문파 중 하나의 최고지도자인 우 오바다는 은신처에서 언론과 비밀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9월말 유혈진압으로 최소 1백 명의 승려가 죽고 1200명의 승려가 체포됐다.

“승려 100명 죽고 1200명 체포”

▲ 지난 9월 군부의 민주화운동 유혈진압 때 파괴된 사원 내부 모습. 금부처 상의 목이 잘리고, 벽에는 총알 자국이 숭숭 나 있다.   
우 오바다는 언론과 대담에서 “우리 버마인들은 지금 곤궁한 상태”라며 “상황이 이런데 승려들이 어떻게 침묵할 수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금 승려들 상황도 최악”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우리 승려들은 정의(부처의 법)을 지키기 위해 계속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는 다시 정의를 위한 시위를 시작할 겁니다. 아마 10월 말쯤이면 시작할 수 있을 겁니다. 정의는 반드시 부정과 싸움에서 이길 겁니다.”

우 오바다는 이어 승려는 사원에서 모두 쫓겨났다며 자신은 지금 거의 매일 군사정부의 감시를 피해 안전지역으로 피신하고 다니고 있다고 밝혔다. “어디서도 발 뻗고 잠잘 데가 없습니다. 우리의 미래는 심지어 몇 시간 후도 불투명합니다.”

이 승려 지도자는 또 많은 승려들이 실종 상태이며 그들의 소재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9월말 시위 때 50여명의 여승(비구니)도 양곤에서 체포됐으며 일부는 구금시설에서 군인들에게 강간을 당하거나 성희롱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언급했다.

“비구니 끌려가 강간·성폭행 당해”

그는 아울러 “군인들은 정말 잔인하다”며 “양곤과 여러 도시에 있는 사원의 승려들은 지금 군부의 공격목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길거리에서 승려가 발견되면 정보원들이 미행을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군부 최고위 지도자들이 국영 언론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 승려와 사원에 선물과 각종 보시를 주겠다고 회유하고 있으며, 고위 승려들에게 개인적으로 이를 수락하라는 군부의 협박이 거듭되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하지만 버마인들의 신뢰가 두터운 한 승려그룹이 군부 지도부와 그와 관련된 가족과 후원자들의 보시는 절대 받지 말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우 오바다는 증언했다.

▲ 지난 9월 민주화운동 때 양곤의 한 파고다 앞에 모여 시위하는 승려들.     ©


이 승려는 지난 9월 26일 양곤 북부 오칼라파 마을에 있는 니짜옌사원을 군부가 급습할 때 8명의 승려가 살해됐으며, 승려들을 모두 강제 연행해가고 난 뒤 사원 복도와 방들이 붉은 피로 흥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100명이 넘는 승려가 살해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 버마인 고통 이해하길”

우 오바다는 이브라힘 감바리 유엔특사와 국제사회가 버마 군부에 압력을 넣고 민주세력과 중재노력을 해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특히 민주화투쟁에 대한 중국과 인도의 태도에 큰 실망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들은 오로지 버마 자원에만 눈독을 들입니다. 그러나 그들도 자유가 없어 신음하는 버마인들의 고통을 이해해야 합니다.”

한편, 인권단체들은 9월말 민주화운동에 대한 버마 군부의 폭력적 진압으로 3천여명의 사람들이 체포·구금됐다고 추정하고 있다. 구금자들은 세그룹으로 나눠지는데, 첫째는 지도자 그룹으로 ‘88세대’(1988년 민주화운동을 주도했던 학생지도 그룹)와 민족민주동맹(NLD, 아웅산 수지가 이끄는 민주야당)에 버금가는 이들이다. 두 번째 그룹은 9월 시위에 참여했던 이들, 그리고 세 번째 그룹은 시위대를 환호하고 지지했던 시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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