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9일 개봉 '은지 돌이킬 수 없는 그녀', '섬교사 강간' 모티브

이경헌 기자 | 기사입력 2019/12/11 [10:54]

[영화] 19일 개봉 '은지 돌이킬 수 없는 그녀', '섬교사 강간' 모티브

이경헌 기자 | 입력 : 2019/12/11 [10:54]


2016년 신안군의 한 섬에서 마을 사람들이 집단으로 여교사를 강간한 사건에서 모티브를 삼은 영화 <은지: 돌이킬 수 없는 그녀>가 10일 기자시사회를 개최했다.

어느 조용한 섬마을에 짧은 원피스를 입은 미모의 여인이 서핑을 즐기러 왔다며 나타나자 어촌계 남자들은 하나 둘 그녀를 눈독 들인다.

민박집 주위에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수연은 불안해 파출소를 찾지만, 이미 어촌계장(김진근 분)의 수하가 된 이 경위(박선우 분)는 그녀의 신고를 들은 척도 안 한다.

그러는 사이에 마을의 남자들은 오랜만에 보는 외지에서 혼자 온 젊은 여자를 한 번 겁탈하기 위해 혈안이 된다.

그들은 어차피 이 작은 섬에는 CCTV도 없고, 막말로 누구 하나 죽어도 이 경위만 입 다물면 세상사람 누구도 모르는데, 어차피 이 경위는 뇌물과 성상납으로 이미 단단히 약점을 잡힌 터라 그녀를 어떻게 해도 아무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한다.

한편, 어촌계장 용태 주변 인물이 2명이나 갑자기 사라지자 수상히 여긴 그는 며칠 전 섬에 들어 온 수연의 정체를 추적한다.

그리고 얼마 후, 그는 그녀의 이름이 ‘박수연’이 아닌 ‘김은지’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은지(김유연 분)는 사실 15년 전 싱글맘이었던 자신의 엄마가 마을 남자들에게 강간당하는 걸 목격했다는 이유로 자신도 용태에게 강간을 당했던 일을 복수하기 위해 이곳에 다시 돌아온 것.

‘어촌계’를 주측으로 한 마을의 남자들은 몇 년 전에도 이 마을에 전근 온 여교사를 윤간했던 전력이 있는 이들로, 이들은 싱글맘이든 어린 소녀이든 혹은 자신들의 자식을 가르치는 교사이든 상관없이 자신들의 성욕을 푸는 것에만 급급한 족속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이 동네 파출소에 근무하는 경찰들에게 뇌물을 주는 등 경찰마저 유착관계를 형성해 선량한 시민들이 이들의 먹잇감이 되는 것을 방관한다.

단순히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있었던 일을 모티브로 한 만큼 우리 사회가 얼마나 그릇된 성 인식이 형성되어 있는지 잘 보여준다.

원래 이 영화 속 섬의 이름을 당시 사건이 일어났던 섬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려 했다가 나중에 문제가 될까 싶어 가상의 섬 ‘연모도’로 이름을 정했는데, 이는 극중 은지가 자신의 고향인 이 섬을 연모(戀慕)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게 감독의 설명이다.

아울러 주인공 은지 역을 맡은 김유연은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단숨에 읽었다며 많은 한을 갖고 있는 은지의 모습과 자신이 닮아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사실 초등학생 밖에 안 되는 은지에게 연모도는 자신과 엄마가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었으나, 어느 날 동네 사람들에 의해 자신의 모든 것을 빼앗긴 곳이기도 하다.

심지어 자신이 엄마가 당하는 걸 봤다는 이유로 자신마저 강간당하고, 이에 격분한 엄마가 어촌계장을 죽이겠다며 쫓아가다가 오히려 엄마가 죽임을 당하는 일을 겪기도 했다.

섬마을 남자 어른들은 자신들이 돌봐줘도 시원찮을 아이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 줬다.

이러한 아픔을 간직한 그녀가 15년이 지나 성인이 되어 이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다시 나타난다는 설정은 십분 이해된다.

그러나 복수를 하는 과정이 다소 잔인함 감이 없지 않고, 결말 역시 조금은 무거운 것이 사실이다.

물론 이런 일은 일어나면 안 되는 일이지만, 현실적으로 피해자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실제로 신안 여교사 사건의 가해자들 역시 10~15년형을 받은 게 전부다.

이 영화를 계기로 우리 사회에서 약자들이 힘에 의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몹쓸 짓을 겪지 않도록 제도를 정비했으면 한다.

영화 <은지: 돌이킬 수 없는 그녀>는 오는 19일 개봉한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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