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계 등 한국전통 사회적경제 재정립을

[이무성의 경제산책] 시장 뛰어 넘은 호혜거래, 현대사회 접목할 때

이무성 | 기사입력 2016/07/03 [11:05]

두레·계 등 한국전통 사회적경제 재정립을

[이무성의 경제산책] 시장 뛰어 넘은 호혜거래, 현대사회 접목할 때

이무성 | 입력 : 2016/07/03 [11:05]

사회적경제 현장 적용사례들이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다. 특히 언론 등에서 서구 사례 중심으로 이를 심층 기획취재로 내보내고 있다. 그만큼 사회적경제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관심이 높다는 증표이다.


사회적경제의 국내사례는 어떨까? 사회적경제 강연이나 토론현장에서 단골로 받은 질문이다. 한국의 경우엔 사회적경제가 예전 농경사회 중심에서 일상으로 행해지고 있었다. 당시엔 그 흐름자체가 서구의 경제용어로서 사회적경제로 체계적으로 정리, 기록되지 않았을 뿐이다.

두레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일종의 품앗이 형태로서 농촌사회에 필요한 일손 부족들을 상부상조하여 자연스럽게 해결하였다. 이는 일품뿐만 아니라 이웃의 경조사 등 어려움에도 기꺼이 함께하여 희노애락을 같이 한 셈이다.

그러나 산업화로 급격히 편입되고 도시생활에 익숙해지면서 상부상조에 의한 협동보다는 이웃과의 단절로 인하여 오랫동안 이어져 온 한국형 사회적경제는 그 흔적들이 많이 지워졌다. 교통수단으로서 자가용의 보편화, 아파트 문화로의 생활공간 변화 등으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일상적인 삶보다는 철저히 개체화로서 고립생활에 익숙해 져 있기 때문이다.

 

▲ 두레, 계 등 한국의 전통 사회적경제를 재조명해 무너진 공동체사회 바로세우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인터넷저널



사회적 경제의 토대로서 문화의 조성이 쉽지 않아 전통으로서 사회적경제 사례들은 우리 주변에서 그 자취를 감추고 있을 뿐이다. 최근에 일자리창출 등의 경제적인 이유로 사회적 연대로서 사회적경제로의 관심들이 높아지고 있다. 예전 기록으로서 그 가치들이 재조명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역사학자 토인비는 한국의 전통 가족제도를 인류가 지속되어야 할 최고의 유산으로서 극찬을 하였다. 그러나 서구적인 삶의 맹목적인 추종으로 외국인들의 부러움을 받았던 가족제도는 완전히 해체되었다.

토인비, 한국 전통 가족제도 극찬했다

칼폴라니의 경제사를 통한 연구로서 어떤 부족은 결혼한 누이의 경제적인 삶을 일상으로 챙겨주는 제도들이 지속적으로 유지된 사례들이 소개된 적이 있다. 이는 호혜거래로서 자본주의 사회의 대가성 있는 직접적인 교환거래가 아닌 사회적 경제거래로서 비슷한 경제생활 형태들이 다양하게 행해지고 있었던 사례로서 한 경우이다.

각각의 다양한 문화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지속되었던 사회적경제들이 세계화라는 명목하에 화폐를 매개로 한 직접적인 반대급부로서 세계도처에서 화폐거래로 대부분 대치되었다.

한국의 가족제도를 통해 조명해 보면 가족구성원 중의 특정인에 그 지원을 집중하여 그 특정인(보통 장남 등)이 그 받은 혜택을 희생하였던 다른 가족구성원의 경제적인 삶을 지원해 줌으로서 서구에서의 호혜거래와 유사성을 찾아 볼 수 있다.

계와, 향약 등도 동일, 유사한 생활권의 지역적 공동체를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해소하고자 하는 자연적인 사회경제의 한국적 사례로서 넓은 의미에서 포함시킬 수 있다.

사회경제 영역의 확대는 ‘돈’으로서 ‘화폐경제’가 지향하는 가치만이 유일한 것이 아니다. 다른 추구해야 할 가치들이 다양하게 존재하여 살아가는 사람들이 상호간 연대와 협동으로서 자신들의 일상적인 위험들을 함께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출산의 기피, 가족구성원과의 대화단절, 대립되는 갈등의 일상화에 대한 해결책은 사회적경제의 기본 속성인 이타적인 행위인 호혜거래로서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다.

종교해체 대학타락, 거기엔 이유 있어

대학과 대형 종교집단의 급격한 해체가 있을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진단을 하고 있다. 대학이 비판을 통한 사회적인 소금으로서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단순히 지식을 거래하고 취업학원으로서 전락한 것에 대한 당연한 결과이다.

종교의 기능도 나눔, 용서, 화해 그리고 어려움에 처한 상대방에 대한 배려보다는 권력, 명예, 부의 획득을 위한 사교장으로서 변질됨으로써 종교본연의 사명을 스스로 포기함에 따른 자업자득인 셈이다.

후속세대에게 유산으로서 전승해야 할 토지 등 자연자원들이 특정 이해집단의 부의 축적수단으로 변질됨으로써 인류의 지속성에 대한 심각한 위기감을 초래하고 있다. 교환거래와 호혜거래로 명확히 구분되어야 할 대상들이 화폐거래의 수단으로 전락함으로 인한 치루어야 할 대가이다. 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피폐한 삶을 고통스럽게 안겨주고 있다.

 

▲ 한국 전통의 사회적경제 유산을 새롭게 재정립해봐야 할 때다.     © 인터넷저널


늘 바삐 움직이어야 함을 당연시 생각하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본질적인 문제를 생각하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에 대한 최소한의 여유도 박탈당하고 있다. 생태, 환경주의자들이 아니더라도 자연자원의 수탈에 대해 이를 인류의 위기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끊임없이 소비를 부추겨야 최소한 현재의 경제시스템을 유지하는 사회는 더 이상 정상적이지 않다. 지식을 쌓아도 그 지식이 더 이상 자신의 삶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았을 때 이러한 지식은 쓰레기와 똑 같다.

쓰레기와 같은 지식이 사회에 유익한 역할을 못함에도 시간을 들여 이를 반복하는 것은 자원의 낭비와 다를바 없다.

사회적경제 재평가로 청년희망 찾자

몬드라곤 대학교처럼 협동조합 형태의 교육기관이 사회적경제의 원리로서 탄생한 것이 결코 우연한 현상은 아니다. 고등학교 졸업자의 80%이상이 대학진학을 하는 사회는 결코 정상적이지 않다. 간판을 취득하기 위해 대학을 가지 않더라도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여 재미있게 자신의 경제력이 해결할 수 있는 사회이어야만 합리적이다.

한국도 이미 가입한 OECD국가들 중 대학진학률이 우리만큼 높은 나라는 없다. 먹고 사는 문제의 해결로서 사회적경제의 대중적인 확산을 통해 지식의 노예로서 벗어나는 것이 청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

우리가 그 소중한 전통으로서 한국 고유의 사회적 경제의 사례들을 늦었지만 재평가하여 이를 현대사회에서 접목할 수 있는 적극적인 방법들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우리 문화에 맞지 않은 서구의 무문별한 제도들에 대한 의존에서 탈피해야 하다.

그 어떤 합리적인 평가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를 수용하는 것은 당 세대뿐만 아니라 후속 세대들에게도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안대학 녹색대학교 교수(사회읽기), 경제평론/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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