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차가워지면서 따뜻한 바다와 아름다운 자연을 떠올리게 하는 하와이는 많은 이들에게 천국 같은 곳으로 다가온다. 현재 하와이는 미국의 50번째 주로 알려져 있지만, 그 역사를 들여다보면 단순한 미국의 한 주 이상의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과연 하와이가 어떻게 미국의 한 부분이 되었는지, 그 과정 속에서 어떤 에피소들이 있는 지 기구한 하와이의 운명을 들여다 본다.
하와이의 역사는 기원후 300년경 폴리네시아인들이 처음 정착하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1778년 영국 탐험가 제임스 쿡의 방문으로 인해 하와이는 외부 세계와 연결되기 시작했다. 쿡의 방문은 평화로웠으나 곧이어 그가 토착민과 충돌해 목숨을 잃으면서 하와이는 외세와의 갈등을 경험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충돌은 하와이의 정치적 통합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카메하메하 1세가 하와이 군도 전체를 통일해 하와이 왕국을 세웠고, 하와이는 세계로 나아가는 길을 열었다.
카메하메하의 왕국은 교류와 교육 개혁으로 번영의 길을 걸었지만, 1840년에 이르러 외국인 토지 소유를 허용하는 헌법이 공포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외국인 대지주가 등장하며 하와이의 경제와 권력 구조가 변화하기 시작했고, 특히 미국과의 교류가 점차 깊어졌다.
하와이에서 사탕수수 농장이 처음으로 성공한 1835년 이후, 사탕수수는 하와이 경제의 주요 축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 남부의 내전과 함께 설탕 공급이 줄어들면서 하와이 사탕수수 산업은 더욱 활기를 띄게 되었다. 이에 더해 1876년, 칼라카우아 왕과 미국 간 상호주의 조약이 체결되며 하와이 설탕이 미국으로 관세 없이 수출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익을 좇는 농장주들이 더 큰 이익을 원하며 칼라카우아 왕을 압박해 ‘총검 헌법’을 강요, 왕과 원주민의 권리를 약화시키면서 하와이는 점차 미국의 영향권에 들어가게 된다.
경제적 이득을 위해 합병을 추진하던 미국 농장주들은 하와이의 전략적 위치를 이용해 세금을 줄이려는 계획을 구체화했다. 스페인-미국 전쟁이 일어나자 하와이의 군사적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었고, 1898년을 기점으로 하와이는 결국 미국에 합병되었다. 1959년, 하와이는 미국의 50번째 주로서 새로운 역사적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릴리오칼라니 여왕과 외세의 개입.. 잃어버린 주권의 비극
하와이 왕국의 마지막 여왕, 릴리오칼라니는 외국의 압력에 저항하며 하와이의 독립성을 지키고자 했다. 그녀는 총검 헌법을 철폐하고 사탕수수 농장을 국유화하려 했지만, 미국 농장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고 만다. 1893년 1월 17일, 미국의 지원을 받은 쿠데타가 발생하며 여왕은 몰아내지고 샌포드 비돌이 임시 정부를 구성한다. 비돌은 돌 파인애플 농장의 주인의 사촌으로, 그는 하와이를 미국에 합병하는 것을 목표로 한 인물이었다.
이 시기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그로버 클리블랜드는 하와이 합병을 반대하며 이를 계몽주의적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가 퇴임하고 윌리엄 맥킨리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하와이는 다시 합병의 논의 대상이 되었고, 군사적 전략을 이유로 합병이 추진되기에 이른다.
진주만
하와이의 위치는 군사적으로 미국이 포기할 수 없는 전략적 이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진주만은 태평양 내 최고 조건을 가진 항구로, 미국의 군사적 요충지로 자리 잡았고, 이후 태평양 전쟁 중 일본의 공격을 받아 ‘진주만 공습’으로 유명세를 얻는다. 현재 하와이에는 인도 태평양 사령부를 비롯한 주요 군사 기지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러한 군사적 역할 덕분에 하와이는 약 1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관광업과 함께 경제의 중요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하와이는 미국의 주가 되었으나, 이를 단순한 승리로 보는 사람들은 적다.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은 하와이 원주민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 성명을 발표했고, 이 합병은 여전히 하와이 역사에서 어두운 장으로 남아 있다. 많은 하와이 원주민들은 독립을 외치며 하와이의 고유 문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오늘날에도 하와이는 그들만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와이의 역사는 단순한 미국의 합병사를 넘어서 식민주의, 정치적 압박, 경제적 이익의 충돌을 보여주는 복잡한 이야기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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