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1일 개봉 '내일의 기억', 탄탄한 스토리 서예지 이슈 이길까?

이경헌 기자 | 기사입력 2021/04/17 [10:47]

[영화] 21일 개봉 '내일의 기억', 탄탄한 스토리 서예지 이슈 이길까?

이경헌 기자 | 입력 : 2021/04/17 [10:47]

병원에서 깨어난 수진(서예진 분)은 사고 후유증 때문인지 기억이 없다. 그녀는 남편 지훈(김강우 분)이 건넨 다이어리를 통해 자신이 고아이고, 남편에게 프러포즈도 제대로 못 받았다는 사실 등을 알게 된다.

지훈은 수진에게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으니 일단은 어떤 남자든지 아는 척 하면 “누구세요?”라고 대응하라고 교육시킨다.

퇴원 후 집에 도착한 두 사람. 지훈이 집 정리를 위해 먼저 올라가고, 뒤이어 수진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가던 도중 정전으로 엘리베이터에 갇히게 된다. 수진은 폐소공포증(Claustrophobia) 때문에 기절한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수진이 사고로 기억을 잃었다가 퇴원 후 집에 온 직후부터 지훈이 급하게 캐나다 이민 준비를 한다는 점이다.

남자에겐 무조건 딱딱하게 굴라더니, 갑자기 이민이라니 뭔가 지훈의 행동이 수상하다.

한편, 집에 온 다음 날부터 수진은 다른 사람들의 미래가 보이기 시작한다. 3층에 사는 꼬마가 교통사고를 당할 것도, 7층 여고생이 아버지에게 구타를 당할 것도 그녀의 눈엔 보인다.

문제는 그 일이 진짜로 일어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의사는 대뇌피질 손상으로 환각증세가 있을 수 있다며 수진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고, 남편은 수진에게 “넌 정상이 아니”라며 수진의 말과 행동을 통제한다.

관객들이 보기에 지훈의 태도는 멀쩡한 사람을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어 행동을 통제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더 수상한 것은 수진이 우연히 자신이 다니던 미술학원 원장(염혜란 분)을 길에서 만나 같이 학원에 갔다가 자기 책상에서 남편 지훈의 명함을 발견하곤 명함에 적힌 주소로 찾아가 보니 회사가 부도나고 문 닫은 지 6개월째란다.

아 그럼 그렇지 뭔가 구린 게 있으니 이민을 가자고 서두르고, 자꾸 수진에게 기억을 되찾았냐고 물으며 불안해 했구나 싶다.

그런 상황에서 밤에 자다가 남편이 몰래 어디를 가는 걸 보고 따라가 봤더니, 남편이 706호에서 사람도 들어갈만한 큰 트렁크를 끙끙 거리고 가지고 나오는 게 아닌가!

야, 이젠 진짜로 덜미를 잡았구나 싶어 수진은 다음 날 아침 경찰에 남편을 신고하고, 경찰과 함께 706호로 가 보니 이게 웬걸 이사라도 간 것처럼 집이 텅 비었다.

불과 몇 시간 만에 이럴 수는 없는데 싶어 하는 수진에게 경찰은 확인해 보니 이 집은 오랫동안 미분양 상태란다.

영화 <내일의 기억>은 얼핏 SF영화로 오해할 수 있다. 미래를 내다본다니 점쟁이 아니면, 미래에서 온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되면서 반전이 밝혀지는데, 이를 통해 이 영화는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닌 매우 현실적인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된다.

영화 <덕혜옹주> <열정같은 소리 하고 있네> <외출> 등 그동안 수많은 영화의 시나리오를 집필하거나 각색한 서유민 작가가 직접 집필하고, 메가폰을 잡은 감독 데뷔작인만큼 시나리오가 매우 탄탄하다.

그래서일까. 서 감독은 데뷔작이 개봉도 하기 전에 차기작 <말할 수 없는 비밀>의 감독을 맡기로 했다.

서 감독은 지난 13일 용산 CGV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최근 주연 배우인 서예지가 구설수에 오른 상황에서 예정대로 오는 21일 개봉을 강행한다고 밝혔다.

아마도 탄탄한 스토리로 자신감이 있는 상황에서 주연배우 1명 때문에 개봉 스케줄을 바꾸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듯하다.

학교폭력과 가스라이팅 가해자로 지목된 서예지가 극중 가정폭력 피해자로 묘사되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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