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8시간 이상 지연된 항공출발, 정신적 손해배상 책임있어"

[행정법률신문=박소연 기자] | 기사입력 2019/09/20 [10:30]

법원 "8시간 이상 지연된 항공출발, 정신적 손해배상 책임있어"

[행정법률신문=박소연 기자] | 입력 : 2019/09/20 [10:30]

▲ 동부지법, "8시간 이상 지연된 항공출발, 정신적손해배상 책임있어" 행정법률신문

[행정법률신문=박소연 기자] 국제항공운송계약에 있어 승객의 손해를 피하기 위하여 합리적으로 요구되는 모든 조치를 다하지 않았다면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서울동부지법의 확정판례가 나왔다.

사건의 경위를 살펴보면, 甲 등은 항공운송업을 영위하는 乙 주식회사와 乙 회사 소속 항공기로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하여 같은 날 필리핀 칼리보국제공항에 도착하는 내용의 국제항공운송계약을 체결했다.

甲 등은 출발 일정에 맞추어 공항에 나갔다가 항공기 출발 지연으로 공항에서 8시간 이상 대기하는 등의 손해를 입었고, 乙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했다.

이 사건에 대해 서울동부지법은 지난 7월 3일〔손해배상(기)〕사건에 대한 판결(2018나29933: 확정)에서 “항공기가 당초 예정된 출발시각보다 8시간 이상 지연 출발하였고, 乙 회사가 甲 등의 손해를 피하기 위하여 합리적으로 요구되는 모든 조치를 다하였거나 그러한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乙 회사는 甲 등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위 국제항공운송계약은 출발지와 도착지가 모두 ‘국제항공운송에 있어서의 일부 규칙 통일에 관한 협약’(이하 ‘몬트리올 협약’이라 한다)의 당사국이므로 몬트리올 협약이 준거법인 상법이나 민법보다 우선 적용되는데, 항공기가 당초 예정된 출발시각보다 8시간 이상 지연 출발하였으므로 몬트리올 협약 제19조에 따라 乙 회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항공기의 승객인 甲 등에게 그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乙 회사는 인천국제공항 출발시각이 2시간 이상 지연될 것이라는 사실과 칼리보국제공항의 활주로 사용 통제로 다시 6시간 이상 추가로 지연될 것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라며, 그러나 “甲 등에게 아무런 통지를 하지 않고 있다가 당초 예정된 출발시각으로부터 불과 1시간 30분 전에야 출발 지연을 통지하는 이메일을 발송하였을 뿐 甲 등이 신속히 확인할 수 있도록 유선전화나 SMS 등으로는 지연 통지를 보내지 않은 점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乙 회사가 甲 등의 손해를 피하기 위하여 합리적으로 요구되는 모든 조치를 다하였거나 그러한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몬트리올 협약 제19조는 항공운송 지연에 따른 승객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규정하면서도 신체적 손상에 대한 배상 여부나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 여부 등에 대해서는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이에 관하여는 준거법인 대한민국 민법이 적용된다”며, “항공기 출발 지연으로 甲 등이 8시간 이상 공항에서 대기하게 되고 여행일정 변경이 불가피하여 정신적 고통을 입었음을 경험칙상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이러한 정신적 고통은 단순히 항공일정의 변경이나 항공비용의 환불 등으로 회복될 수 없으므로, 乙 회사는 민법 제751조에 따라 甲 등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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