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한당 대표 3대쇼 삭발 흥행 노리나, 위기의 리더십 미봉책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9/09/18 [10:10]

황교안 자한당 대표 3대쇼 삭발 흥행 노리나, 위기의 리더십 미봉책

서울의소리 | 입력 : 2019/09/18 [10:10]

박지원 3대쇼 "1. 의원직 사퇴, 2. 삭발, 3. 단식"

"삭발하지 마라. 국회서 대안 제시해야.. 국민들은 구태정치보다 새로운 정치 바란다"

서울역 출구 앞에서 14일 1인 시위 중인 황교안 자한당 대표 앞에서 무릎 꿇은 류여해 전 자한당 최고위원의 모습. 류여해TV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을 규탄하는 삭발 투쟁에 동참한다. 16일 자한당에 따르면, 황 대표는 이날 오후 5시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삭발식을 한다. 

 

이날 자한당은 공지문을 통해 "황 대표가 오늘 오후 5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 정권의 헌정 유린 중단과 조국 파면을 촉구하는 삭발 투쟁을 한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삭발식을 마친 뒤 자정까지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자한당 사무처는 박맹우 사무총장 명의로 소속 의원들에게 황 대표 삭발식과 이어지는 농성에 동참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황 대표에 앞서 박인숙 자한당 의원이 9월 11일 조 장관 임명에 반대하며 삭발했으며 이날 삭발에는 김숙향 같은 당 서울 동작갑 당협위원장이 함께했다. 조국 사퇴 삭발은 무소속 이언주 의원이 지난 9월 10일 처음 시작했다. 국회의원의 삭발은 지난 5월 자한당 의원 4명이 여야 4당의 선거제 개혁안 및 사법개혁 법안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발해 집단 삭발한 데 이어 넉달 여 만이었다. 

 

박지원 의원(대안정치연대)이 조국 장관 파면을 촉구하며 16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삭발을 하겠다고 밝힌 황교안 대표에 대해 “삭발 충정은 이해하지만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황교안 대표의 광화문 삭발에 대한 기자들 문의가 많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21세기 국민들은 구태정치보다는 새로운 정치를 바란다”며 “야당의 가장 강력한 투쟁 장소인 국회에서 조국 사태, 민생경제, 청년실업, 외교, 대북 문제 등을 추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제1야당의 모습을 원한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또 “한국당에서 윤석렬 검찰총장을 칭찬하면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으로 나타난다”며 “조용히 검찰 수사를 기다리고 패스트트랙 수사에도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의 이런 발언 배경에는 나경원 자한당 원내대표가 15일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의 수사와 관련 "(조 장관이) 법무부 장관이 되자마자 윤석열 검찰총장을 수사에서 배제하려 했다"며 "2년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을 교체하는 그런 사건이 있을지도 모른다. (검찰총장 교체를) 우리가 막아야 한다"며 편을 들고 거들고 나선데 기인한다.

 

박지원 대안정치연대 의원은 지난 10일에도 조국 장관 임명 철회를 요구하며 삭발한 이언주 무소속 의원을 두고 "삭발은 국회의원이 하지 말아야 할 3대 쇼"라며 비판했다. 박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노영희 변호사가 공유한 이 의원 삭발식 일정에 댓글로 "국회의원이 하지 말아야 할 3대 쇼, 1. 의원직 사퇴, 2. 삭발, 3. 단식"이라며 "왜? 사퇴한 의원 없고 머리는 자라고 굶어 죽은 사람은 없어요"라고 글을 올려 꼬집었다.

노영희 변호사 페이스북에 댓글을 단 박지원 의원. 노영희 페이스북

 

홍준표 전 자한당 대표는 이언주 의원 삭발 당시 페이스북에 "아름다운 삭발"이라며치세우면서 "야당 의원들이 이 의원의 결기 반만 닮으면 좋으련만, 조국 대전에 참패하고도 침묵하고 쇼에만 여념 없는 그 모습은 참으로 보기가 딱하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의 리더십과 투쟁 의지를 문제 삼았다.

 

황 대표가 삭발 투쟁에 직접 나선 배경에는 자한당을 중심으로 한 범야권의 투쟁 동력을 결집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제1야당으로서는 한 달 넘게 지속된 언론의 무분별한 기사 난립으로 일조해 준 조국 장관 문제의 호기를 잡고도 자한당으로의 지지층 흡수 효과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하락을 예상했던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은 오르거나 보합인 반면 자한당의 지지율은 도리어 하락하는 현상을 보였다.

 

따라서 당 안팎에서 황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원내외 투쟁전략에 대한 회의론과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초조해진 황 대표가 이번 삭발 예고는 대의적 투혼이라기보다 비난을 모면하기 위한 미봉책으로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의 삭발 시도라고 보는 견해가 대두된다.

 

삭발 투쟁식 장소도 당초 당 안팎에서 거론됐던 국회나 광화문 광장이 아닌 청와대로 정한 것도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비판하고, 제1야당의 대표로서 문재인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편에서는 그 피눈물 나던 살인 독재정권 시절에도 야당 대표가 목을 걸지언정 삭발쇼는 감행하지 않았다면서 대명천지에 대통령을 빨갱이라고 대놓고 모욕해도 죄가 안된다는 민주주의 나라를 만들어주니까 뜬금포, 공갈포, 삭발쇼를 한다는 건 그만큼 당내에서 황교안 대표의 입지가 좁아지고 그의 권력 기반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황교안 자한당 대표가 16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 촉구 삭발을 하고 있다. 뒤에서 먼저 삭발을 한 박인숙 의원이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그동안 모든 언론이 화력 지원을 해주고 뒤에서 대학생들까지 조종해 시위를 부추기며 들끓게 하고, 검찰까지 총동원되어 자한당을 지원한 꼴을 보였는데 지지율은 오히려 더 떨어지고 조국 이슈는 점점 물 건너가는 분위기에 홍준표 전 대표를 비롯한 일부 여권 내에서도 지도력 부재라고 내부 비난이 일고 있다. 거기에 여성 의원들이 삭발을 감행하는데 당대표는 뭐 하고 있나라는 비판 분위기가 돌면서 삭발에 나선 거 아니냐는 시각에 황교안 대표의 초조감은 극해 달했다는 의견이다.

 

지난 14일 추석 귀성객이 모이는 서울역에서 피켓을 들고 황 대표가 1인 시위를 벌였지만 류여해 최고위원이 나타나 코미디 한판이 되고 말았다. 이날 류 전 위원의 유튜브 계정인 류여해TV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영상을 올리며 "황교안 대표가 서울역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어서 앞에서 무릎을 꿇고 박근혜 대통령 형집행 정지를 간곡히 부탁드렸다"고 밝혔다.

 

황교안 대표 앞에서 박근혜대통령 형집행 정지 부탁드렸더니...라는 제목의 영상에서는 이날 황교안 대표는 서울역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임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류 전 위원은 태극기 머리띠를 두르고, 흰 저고리에 태극기 무늬의 붉은 한복 치마를 입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황 대표 곁으로 다가갔다.

 

류 전 위원은 황 대표 맞은편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즉각 석방하라는 종이를 들고, "탄핵무효라고 정말 한 번만 외쳐달라"고 말했다. 이어 류 전 위원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절했다. 주변에서는 박수와 함께 기막힌듯 웃음보가 터져 나왔다. 곧 자한당 관계자들이 다가와 이를 제지하자 이에 류 전 위원은 "왜 손을 대냐. 사람한테"라고 분노하며, 손 피켓을 높이 들며 "탄핵무효라고 외쳐달라"고 소리치는 소동을 벌였다.

 

따라서 별 수단을 다 동원해도 지지율이 안 오르니까 황교안 대표가 더 큰 쇼를 보여주려 한다는 비난이 온라인에서 들끓고 있다. 의원 감투 없는 당 대표의 한정적 권한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그동안 장외집회에서 찾았지만 그마저도 흥행이 안되고 지지율과 연관되지 못해 이제는 더 자극적인 뭔가를 찾다가 안되니 결국은 시원하게 삭발 투혼으로 대미를 장식하냐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제대로 된 정치를 못하고 정치를 제대로 못 배워 자신의 존재감을 변칙적인 데서 찾으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황 대표는 목숨 걸고 지켜야 할 자신의 수장인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는 자신의 대통령 놀이에 취해있었고 현재는 나경원 원내대표와 번갈아 가며 막말과 독설에 다반사가 된 말실수 등 헛발질로 성과를 못 내면서 홍준표 전 대표까지 치고 들어와 당내 기반도 흔들리는 판국이다. 

 

또한 당 대표라는 직함만 거창했지 국민에 의해 직접 선출된 국회의원 신분도 아니어서 면책특권도 없는 데다 본인이 패스트트랙 수사대상이라 검찰이 부르면 가야 하는 입장이라 당 대표마저 퇴출되면 입지가 위태로워지는 판국으로 고민이 많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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