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안가기 여행 취소 잇따라, 보이콧운동 아베에게 큰 타격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9/07/17 [10:15]

일본 안가기 여행 취소 잇따라, 보이콧운동 아베에게 큰 타격

서울의소리 | 입력 : 2019/07/17 [10:15]

부산항·김해공항 일본여행 취소 잇따라.. 문의도 뚝 끊겨

자치단체로 확산된 일본 보이콧.. 친일잔재 청산에 일본 견학·연수 등 취소도 잇따라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국산 애용을 알리는 온라인 이미지

 

일본의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이후 촉발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김해공항과 부산항을 이용해 일본으로 가려던 여행객의 예약 취소도 줄을 잇고 있으며 여름 휴가 시즌에 빗발치던 일본 여행 문의 자체도 뚝 끊겼다.

 

이런 일련의 움직임에 장정욱 마쓰야마 대학 경제학부 교수는 일본 여행 안가기 운동은 아베에게 큰 타격이며 한국인 관광으로 소득을 올리는 일본 중소도시에도 큰 타격이 되면서 효과가 있다고 했다.

 

16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일본 쓰시마를 오가는 여객선을 운항하는 업체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탑승을 취소한 인원이 400명 이상인 것으로 집계했다. 이 업체의 일본행 신규 예약도 지난해 이맘때보다 10∼20% 줄었으며 이대로라면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여름 휴가철 일본행 여객선 고객이 지난해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박종원 하나투어 부산지사 부장도 “일본이 수출규제를 발표한 이후 일본 관광 예약자가 갈수록 줄어들고, 이미 예약한 경우에도 취소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면서 “부산·대구에서 출발하는 일본 관광객은 7월 기준 전년 같은 달 대비 20%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하나투어 측은 예약 취소가 잇따르면서 8월에 일본을 가려는 관광객은 전년 같은 달 대비 30% 감소해 전체 매출에서 일본 관광객이 차지하는 매출이 15%인 만큼 이를 만회하기 위해 동남아 등지 여행객 모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렇게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여행 자제 분위기가 확산되는 가운데 일본행 비행기 티켓 가격도 형편없이 추락하고 있다. 주말을 앞두고 출발하는 본격적인 바캉스 시즌에는 50∼60만 원대까지 치솟던 일본 주요 여행지 항공권 가격이 왕복 10만 원 초반대까지 떨어져 제주도 왕복항공권보다 가격이 싸지면서 극성수기에 땡처리 수준까지 뚝 떨어진 것이다.

 

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불매운동 대상인 일본 브랜드 리스트가 공유되고 있고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해당 브랜드 사용 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그 여파로 편의점 맥주 판매 1위의 자리에 있던 아사히 맥주의 판매량은 최근 3위로 떨어졌다고 하고, 최근 유니클로의 매출도 20% 이상 감소했다고 한다.

 

지난 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의 한 식자재 마트에 당분간 일본 맥주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이러한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동네마트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부 소상공인들은 자발적으로 일본제품을 취급하지 않겠다며 사용 중이던 일본제품을 폐기하거나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홈쇼핑업계도 이러한 분위기에 발맞춰 일본 여행 상품 및 제품에 대한 방송 편성을 취소하는 움직임으로 GS홈쇼핑, 롯데홈쇼핑 등이 일본 여행상품 편성을 취소하거나 변경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여행 취소 등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지방자치단체와 의회가 일본 제국주의 상징인 욱일기 사용규제와 친일 잔재 청산, 일본 견학과 방문 취소에 나서면서 ‘일본 보이콧’이 다방면으로 확산하고 있다.

 

대구시의회는 16일 열리는 임시회에서 일제 상징물 사용을 제한하기 위한 ‘대구시 일본 제국주의 상징물의 공공사용 제한 조례안’을 심의한다. 조례안을 발의한 김병태 시의원은 “2016년 대구시의 대표 축제인 컬러풀 페스티벌에서 일본 참가팀이 욱일기를 변형한 디자인 상징물을 사용한 사례가 있다”며 “현시점에서 일제 상징물 사용을 제한하는 조례 발의는 선언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조례에서 제한할 상징물은 일제 욱일기와 이와 유사한 디자인을 가진 상징물, 위안부 등 피해자들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상징물 또는 유사 상징물 등이다. 대구시 의회는 조례 제정 뒤 일제 상징물인지를 판단할 ‘일제 상징물 심의위원회’를 구성·운영하기로 했다.

 

연례적으로 있던 자치단체의 일본 연수와 방문, 기념행사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경북도 의회 기획경제위원회 박현국 의원 등 의원 11명은 오는 24일부터 3박 4일간 자비로 가기로 한 일본 연수를 취소했다. 대신 제주도 연수를 결정했다.
 
울산시 울주군은 체육 단체 관계자와 공무원 등 50여 명이 11~14일 일본 홋카이도 스포츠센터 등 체육시설 3~4곳을 견학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한·일 관계가 급랭하고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전개되는 국내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다.
 

경기 수원시는 아사히카와시와 자매교류 기념행사를 축소하기로 했으며, 파주시는 지난 8~11일 자매도시 나가사키현 사세보시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자치단체 축제 때도 추진된다. 15일 강원 홍천군과 홍천문화재단은 오는 24~28일 홍천 도시산림공원에서 개최되는 ‘홍천강 별빛음악 맥주 축제’에서 일본 맥주를 팔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축제 기간 판매 예정이던 기린 생맥주 판매 계약을 취소한 것이다. 지난해 이 축제에서 기린 생맥주는 1t가량 소비됐다. 전병준 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일본의 수출규제가 취소되기 전까지 홍천강 별빛음악 맥주 축제를 포함한 모든 축제에서 일본 제품을 일절 사용하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국내에는 일본여행 가기 최대 온라인 카페인 회원 수가 18만이 넘는 네이버 카페 네일동이 있다. 여기서도 카페 운영 목적과 이익에 부합하지 않지만 이런 거국적인 사건을 외면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이번 일본 여행 불매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14일 네일동 게시판에 일본불매 운동 지지 공지 글을 다음과 같이 올려 마음을 모았다.


"회원 여러분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성 수출규제 후 일련의 과정을 지켜봐 온바, 국가 간의 관계 개선에 대해 전혀 의지가 없고 정부를 홀대하거나 불리하면 슬그머니 말 바꾸는 그들의 작태에 대해 일침을 가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판단하에, 한발 물러서 바라보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잠시 반짝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의 길이 될 때까지 네일동은 일본불매 운동을 하는 모든 분들에 대해 열렬히 지지하며 응원합니다."

 

이같은 당부에 카페 회원들은 불평 한마디 없이 모두 적극 지지하고 동참하겠다는 리플을 달면서 사태가 나기 전 예매했던 일본 여행을 취소하겠다는 답글들이 쏟아졌다.

 

장정욱 "日 여행 안가기 운동, 아베에게 큰 타격".. 日 중소도시에 큰 타격

 

한편 한국 수출 규제 카드를 꺼내든 일본의 경제보복 속내는 “한국 정부의 백기투항”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강제징용과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상, 사과 등을 일절 요구하지 말라는 게 일본 의도라는 것이다.

 

지난 12일 한·일 양국은 일본의 경제 보복과 관련해 서로의 입장을 전하는 무역당국 실무진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일본은 한국 측 실무진을 의도적으로 홀대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기자재가 쌓여있는 허름한 창고에서 회의를 진행했으며 허리 깊숙이 숙이고 인사하는 일본인들의 평소 모습과 다르게 이들은 한국 실무진이 입장했을 때 아예 일어나 인사조차 하지 않았다.

 

장정욱 일본 마쓰야마대 경제학부 교수는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는 일본 문화와 맞지 않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일본이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정치적으로 타협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측에 백기투항을 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열린 한일 양국 무역 분쟁 과장급 실무회의. 연합뉴스

 

장 교수는 “일본 불매운동이 단기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반드시 타격이 된다”면서 “한국 정부가 협상 카드로 이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일본 여행 자제에 대해 장 교수는 “일본 중소도시에는 한국, 대만, 중국 관광객이 많다. (한국 관광객이 끊기면) 지역경제에 바로 피해가 느껴지기 때문에 도지사, 이런 사람들이 (집권 여당인) 자민당에 압력을 넣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장 교수는 “일본이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면 IMF 정도의 피해가 있을 수 있다”면서 “(우리 국민들이) 이런 정도의 단단한 각오를 하고 인식을 새로이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지난 2일 일본 여야 대표들이 참여한 TV 토론회가 있었다. 사회자가 반도체 수출 규제에 대해 질문을 하자 아베는 본인의 분노를 드러냈다”면서 “그때부터 마음의 작정을 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장 교수는 아베 정권의 정치적 의도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하면서 “아베는 평화헌법을 수정해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 만들자는 게 숙원인데 국내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으니까 국제정치로 관심을 돌리고 싶은데 만만한 것이 한국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이 개헌을 추진하기 위해 이번 한·일 갈등을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장정욱 교수는 “일본은 헌법을 바꾸고자 하는데 일본 국내 여론이 만만치 않으니까 국제 정치에 (대중의) 관심을 돌리고 싶어 한다”면서 “북한·중국·러시아는 자기들의 손이 아플 뿐이다. 제일 만만한 게 한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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