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서울시 대형화분 촘촘히 설치, 조원진 "또 들어 간다"

정현숙 | 기사입력 2019/07/05 [10:19]

광화문광장 서울시 대형화분 촘촘히 설치, 조원진 "또 들어 간다"

정현숙 | 입력 : 2019/07/05 [10:19]

우리공화당 천막 서울시 화분 저지에 "철거 아닌 이동 꼭 돌아가" 갈등 야기

30일 서울 광화문 광장 우리공화당(구 대한애국당) 관계자들이 천막 시위를 벌이던 장소에 서울시에서 설치한 대형 화분이 80개가 놓여 있다. 2019.6.30  연합뉴스

 

조원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 설치한 천막에서 광화문 광장으로 천막 복귀에 대한 발언을 했다. 이날 조 공동대표는 "정확한 시기는 정하지 않겠지만 철거가 아닌 이동으로 광화문 광장에 천막을 다시 옮기겠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지난 5월 10일 광화문광장에 무단으로 천막을 설치했고, 시는 그 뒤 3차례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보낸 끝에 지난달 25일 천막을 강제 철거했다. 그 후 공화당 측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하루 앞둔 지난달 28일 경호상의 이유로 천막을 서울파이낸스센터 빌딩 앞 청계광장으로 옮기면서 "언제든 광화문으로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공화당 측은 광화문 광장 천막 설치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송영진 공화당 대외협력실장은 "아주 빠른 시간내에 저희들은 들어간다"면서 "국민들에게 가장 알릴 수 있는 상징적 의미가 광화문 광장이기 때문에 그래서 들어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 사이 서울시는 천막이 있던 자리에 대형 화분을 설치해 숲으로 변모시켰다. 공화당 측의 천막 재설치를 막겠다는 입장으로 광장에 설치된 대형 화분은 북미회동이 펼쳐지던 30일 전격적으로 설치됐다. 이날 오후 2시부터 광장의 이순신 장군 동상을 중심으로 대형 조경용 화분 80개가 놓였다.

 

화분들은 약 3m 간격으로 배치됐다. 수종은 느티나무, 왕벚나무, 소나무, 배롱나무 등이다. 화분 1개당 가격은 100만 원가량으로 알려졌다. 이날 화분 설치에는 서울시 공무원 500명과 경찰 1200명, 크레인과 지게차가 동원됐다.

 

서울시는 우리공화당이 불법천막을 설치한 이후 운영하지 못했던 광장 분수도 매시간(50분 가동·10분 휴식)마다 정상 가동하면서 시원한 물줄기를 내뿜고 있다. 그동안 우리공화당 지지자들에게 점령당해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아이들의 놀이터였던 바닥분수는 가동을 멈췄고, 광장 출입구는 무단투기한 쓰레기로 막혀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1일 오전 광화문광장 분수에서 나들이를 나온 어린이가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2019.7.1 연합뉴스


광화문 광장 천막 설치로 막대한 시민 불편을 초래하고 있는 공화당의 3차 천막 설치를 저지하려는 서울시의 광화문 화분 설치에 우리공화당 측은 강경한 대응 의사를 밝혔다.

 

탄핵반대열사 추모란 명목으로 광화문 광장에 집회 천막을 설치해왔던 우리공화당은 천막 위치를 서울파이낸스센터 빌딩 앞 청계광장 쪽으로 옮겼다. 이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맞춘 임시방편이었던 만큼 광화문 광장으로 돌아간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우리공화당과 서울특별시 간 다툼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우리공화당 측은 "정확한 시점이나 방법은 미정이지만 분명한 입장은 광화문 광장에 다시 돌아간다는 것이다"이라면서 "홍문종 공동대표를 포함한 지도부가 수차례 광화문 복귀 의사를 피력했다"라고 주장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광화문 천막 복귀에 대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핌

 

우리공화당 관계자는 "서울시가 설치한 화분은 1개당 가격이 100만원에 육박한다"면서 "광장에 80개를 설치했으니 수천만~1억원에 달하는 국민 혈세가 들어간 방해조치"라고 지적했다.

 

광화문광장 이순신장군 동상 주변 일대에 설치한 화분은 우리공화당의 천막이 가로·세로 각 3m 크기인 점을 고려해 3m 간격으로 놓였다. 고육지책으로 대형 화분으로 저지한 셈이다. 서울시는 이번 화분 설치를 통해 우리공화당 천막 재설치를 막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 화분 숲을 조성하면서 우리공화당의 천막 복귀는 사실상 어려워졌지만, 이들이 광화문광장에 천막 재설치를 시도할 경우 서울시와의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에서의 ‘정치적 집회’는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공화당의 천막 농성을 불법 집회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우리공화당의 천막 설치를 막기 위해 서울시가 꺼낼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다. 서울시는 천막 설치에 대해 행정대집행 등 사후적 대처를 할 수 있지만, 이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수단은 거의 없는 상태다. 지난달 25일 우리공화당이 광화문광장에 천막을 재설치할 때 막지 못했던 것도 이를 막을 수 있는 합법적 물리력이 서울시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경찰에 광화문광장에 대한 ‘시설물 보호’를 요청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제8조에 따르면, 관할 경찰서장은 관리자가 시설·장소의 보호를 요청하는 경우 집회·시위의 금지·제한을 통고할 수 있다.

 

그러나 경찰은 광화문광장이 해당 조항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며 난색을 보이면서 “해당 조항은 주거지역과 학교 주변, 군사시설 주변 등을 조치가 가능한 장소로 한정하고 있는데, 광화문 광장은 3가지 중 어느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며 서울시의 입장에 그다지 동조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현재 진실과 화평을 사랑하는 협의회(진실협의회)는 우리공화당 조원진 공동 대표와 일부 당원들을 집회 방해와 폭행·상해 등 혐의로 최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사건은 현재 검찰이 서울 종로경찰서로 내려보내 수사 지휘 중이다.

 

우리공화당 광화문광장 천막, 철거 62.7% vs 유지 26.2%

 

이런 공화당의 광화문 광장 불법 점거에 대해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광장에 설치돼있는 공화당의 천막을 철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달 28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0명에게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 오차 ±4.4%포인트)한 결과, 우리공화당 천막에 대해 ‘시민에게 불편을 주는 불법 천막이므로 행정대집행을 통해 철거해야 한다’는 응답은 62.7%로 집계됐다.

 

 

‘형평성을 고려해 우리공화당의 주장이 펼쳐지도록 그대로 둬야 한다’는 응답은 26.2%였다. 모름·무응답은 11.1%로 나타났다. 모든 지역과 연령층에서 ‘철거해야 한다’는 응답이 ‘그대로 둬야 한다’는 응답보다 우세했다.

 

지지 정당과 정치 성향별로 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철거 94.1%·유지 2.8%), 진보층(철거 84.4%·유지 8.2%), 무당층(철거 54.0%·유지 22.8%), 중도층(철거 62.4%·유지 27.6%)에서 ‘철거해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자유한국당 지지층에서만 유일하게 ‘유지’(45.6%), ‘철거’(25.2%)로 유지가 우세하게 나왔다.


원본 기사 보기: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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