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복당·번복 오세훈, 보이콧 철회하고 당대표 출마선언

정현숙 | 기사입력 2019/02/13 [10:13]

탈당·복당·번복 오세훈, 보이콧 철회하고 당대표 출마선언

정현숙 | 입력 : 2019/02/13 [10:13]

반쪽 면한 자한당 전대..오세훈 vs 황교안 양강구도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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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당 대표에 도전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5년 임기도 못 채울 것 같다고 막말을 일삼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정작 본인이 무상급식 파동으로 서울시장직을 팽개쳐 임기를 못 채운 과거는 까맣게 모르는 것 같다.

 

그리고 나흘 만인 오늘(12일) 자유한국당 당 대표 선거 보이콧을 다시 번복했다. 진중하고 무거워야 할 정치인의 입이 새털처럼 가볍기 그지없다. 카멜레온처럼 이리저리 변절하며 걸어왔던 과거 이력을 보면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탈당과 복당 그리고 번복을 일삼아 철저히 기회주의적 면모를 보인다.

 

다가오는 27일 전당대회 일정 강행 방침에 반발해 불참 선언을 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보이콧을 철회하고 “과속ㆍ불통ㆍ부패 문재인 정권에 맞서 싸우는 자유한국당의 대표 전사가 되겠다”운을 떼며 2·27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당초 당 지도부의 2·27 전대 일정 연기 불가 방침에 반발, 다른 5명의 당권 주자들과 함께 전대에 불참하기로 했지만 후보등록일인 이날 출마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그는 북미 정상회담과 날짜가 겹치는 전당대회를 2주이상 연기해야 한다며 홍준표·심재철·정우택·주호영·안상수 후보 등과 전당대회 보이콧을 선언한 바 있다. 그가 전당대회 보이콧을 철회하고 출마를 결심한 배경에는 홍준표의 불출마 선언, 그리고 반쪽짜리 전당대회를 우려하는 비상대책위의 설득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011년 서울시장이라는 아주 주요한 자리를 서울 시민의 신뢰를 저버리고 무상급식과 소위 교환함으로써 멀쩡하게 수행해온 서울시장직에서 배수진을 치다가 낙마한 오세훈의 전력을 생각하면 이번 번복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자한당 일각에서도 그를 "당이 어려울 때 먼저 탈당한 사람이고, 탈당 후에도 다른 당후보를 밀었던 사람"이라며 당의 기틀이 만들어지니깐 뒤늦게 들어와 좌파정권을 타도하기 위해 밀알이 되어야 한다는 변을 늘어놓으며 숟가락만 얹는 것은 공인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라고 비판을 받고 있다.

 

오세훈은 지난 4일 극우 유튜브 방송 신의한수에 출연해 일각에서 무상급식 투표로 서울시장직을 던진 것이 보수우파 몰락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주장에 대해 "당시 2011년이었고 봄에 총선과 대선이 있었는데 둘다 우리가 이겼다"며 "그 다음 총선에서 우리가 180석이니, 진박 감별,옥쇄 나르샤니 하면서 기운 게 아니냐. 그걸 다 소급해서 오세훈 때문에 몰락했다고 하는 건 도가 지나치다"고 변명했다.

 

그는 같은 당권주자인 홍 전 대표가 자신과 황 전총리를 겨냥해 밥 지어놓으니 이제와 숟가락만 들고 다닌다.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홍준표는 그런 말 할 자격이 없다"며 "홍준표가 지원유세 간다고 하면 당시 (지방선거) 후보들이 피하지 않았느냐. 저는 다녔다. 나경원, 전희경 의원 앞뒤로 다니며 지원유세했다. 제가 당 밖에 나가있었다고 해서 역적질하거나 좌파에게 다녀온 게 아니지 않느냐. 그 선택 자체가 지금 와서 보면 후회스러운 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황교안에 대해선 검증을 피하고자 전당대회 직전 시점을 전략적으로 택해 입당한 것이라며 "그 전략점 시점을 선택한 것을 미뤄볼 때 뭔가 불안한 요소가 황 전 총리 본인에게 있지 않을까 미뤄 추측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2013년 법무부장관, 2015년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 제기됐던 황교안의 1억 수임료 문제를 거론했다. 당시 황교안은 법무부장관 취임 전 17개월 재직했던 법무법인 태평양으로부터 매월 약 1억 원의 수임료를 받았다는 논란을 샀다. 이는 전관 예우 및 취임 축하금 의혹으로 이어졌다

 

또 황교안에 대해 박근혜란 이름이 새겨져 있다"라고 단언했다. 이어 "본인이 어떻게 말해도 그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라며 "더군다나 박근혜가 유죄 판결을 받고 탄핵 심판을 받고 수감된 상황에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것이 상식적이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탄핵 뒤치다꺼리 정당, 미래없어 홍준표 불참 황교안·오세훈·김진태 남아

 

“이명박·박근혜 전직 대통령 석방 운동을 장외 투쟁으로 전국적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시대착오적 주장을 거창하게 펼치며 당 대표에 도전했던 홍준표 전 자한당 대표는 전날인 11일 승산이 없음을 감지하고 불출마를 먼저 선언했다. 

 

그는 11일 오전 페이스북에 “탄핵의 정당성 여부는 이제 역사에 맡기고 새롭게 시작하는 정당이 아니라, 탄핵 뒤치다꺼리 정당으로 계속 머문다면 이 당의 미래는 없습니다”라면서 “그래서 제가 대표 시절 박근혜를 넘어서는 신보수주의 정당을 주창한 것입니다”라고 불출마의 변을 적었다.

 

정우택·안상수·심재철 자한당 의원들도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포기했다. 이제 자한당 당권은 황교안·오세훈·김진태 의원의 3파전으로 압축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실상 5·18 망언의 주동자 김진태 의원은 열외로 둘 수밖에 없다. 

 

오세훈을 보수 궤멸의 실마리를 제공한 장본인으로, 뒤늦게 밥숟가락만 얹었다고 비난했던 정우택 의원은 12일 오전 페이스북에 ‘당대표 경선 참여를 철회하면서’로 운을 뗀 장문의 글을 올려 “당대표의 굴레에서 벗어나 백의종군의 자세로 총선 승리에 밀알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뉴시스

 

홍준표 패배 감지 불출마 선언, 역시 고수..오락가락 오세훈 곤란해져

 

자한당 전당대회 후보등록일인 오늘(12일),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거론되는 당권 주자들 중 “가장 곤란해진 것은 오세훈”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자한당 전당 대회를 둘러싼 갈등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박 의원은 자한당 전당대회 일정 변경을 요구하다 불출마 선언을 한 홍준표에 대해 “역시 고수”라고 평했다.

 

이어 “홍준표는 자기가 이번에 출사표를 던져서 패배한다 라는 것을 감지하기 때문에, ‘박근혜 당에서 도저히 승리할 수 없다’는 계산을 해서 다음을 도모하려고 물러서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또 “가장 곤란해진 것은 오세훈이라고 생각한다”며 “처음에는 보이콧한다고 했다가 홍준표 전 대표가 출마하지 않는다니까 출마하겠다, 이런 식으로 오락가락한 모습이 지도자로서 그렇게 크게 감명을 못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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