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근혜 보다 오만무례 양승태의 민낯

'7개월 가출'에 검찰 포토라인 무시, 최악의 헌법유린 사법농단범

고승은 기자 | 기사입력 2019/01/16 [10:35]

이명박근혜 보다 오만무례 양승태의 민낯

'7개월 가출'에 검찰 포토라인 무시, 최악의 헌법유린 사법농단범

고승은 기자 | 입력 : 2019/01/16 [10:35]
▲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걸 거부한 양승태는 11일 오전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변명했다.     © 서울의소리

[ 저널인미디어 고승은 기자 ] “재판거래로 목숨을 잃어간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강제징용 피해자 분들에게,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긴급조치 판결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분들에게, 그리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KTX 승무원에게 당신의 잘못을 사죄하고 용서 구하십시오. 그리고 그 죄를 달게 받으십시오. 당신이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기자회견 그만두고 당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죗값을 달게 받으십시오!”

 

“마지막 법원에 대한 애정이 남아있다면, 단 일말의 양심이라도 남아있다면 기자회견 중단하십시오. 무너진 사법부 신뢰를 회복하고 거듭나기 위한 마지막 관문입니다.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십시오, 그리고 자신의 잘못을 국민들에게 사죄하십시오!”

 

사법농단, 헌법유린의 ‘끝판왕’ 격으로 불리는 전 대법원장 양승태, 뭐가 그리도 두려운지 7개월동안 집 나갔다가 지난 11일 오전 대법원 앞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40가지가 넘는 혐의를 받고 있는 양승태를 향해 법원노조는 위와 같이 외쳤다.

 

양승태의 태도는 예상대로 그 전과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었다. 검찰 포토라인 서는 대신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람들을 황당케 했다. 검찰 포토라인은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는 오만한 태도도 보여줬다.

▲ 양승태는 자신이 검찰 포토라인을 무시하고 자신이 수장으로 있었던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하는 데 대해 별 의도가 없다고 강변했다.     © 서울의소리

양승태는 대법원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국정농단 정권과의 ‘재판거래’ 사건 등에 대해 “각자의 직분을 수행하면서 법률과 양삼에 반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고 하고 있고, 난 이를 믿는다”며 수많은 정황과 증거가 드러났음에도 부인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이 저의 부덕의 소치로 인한 것이므로 그에 대한 책임은 제가 지는 것이 마땅하다”며 자신은 잘못이 없음을 강변하기도 했다. 박근혜의 주특기인 ‘유체이탈’ 화법을 제대로 보여줬다.

 

그는 검찰 조사에 대해선 “자세한 사실관계는 조사 과정에서 기억나는 대로 가감 없이 답변하겠다. 오해가 있다면 풀 수 있도록 하겠다”며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공정한 수사로 이 사건이 조명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미 드러난 게 너무 많은 사법농단 사건에 대해,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보라’는 뻔뻔한 태도마저 그의 발언에서 드러난다.

▲ 양승태는 지금까지 밝혀진 사법농단 사건에 대해 대국민사죄하기는커녕,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공정한 수사로 이 사건이 조명되길 바란다”며 사법농단을 규탄하는 국민을 꾸짖는 듯한 태도도 보였다.     © 서울의소리

양승태는 취재진이 “대법원 앞 기자회견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지적하자, “기자회견을 한다기보다 제 마음을 대법원에서 말하고 싶었다. 대법원에서 근무한 사람으로서 수사에 앞서 대법원에 한 번 들렀다가 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부인했다. 이에 취재진은 “후배 법관들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양승태는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봐 달라”며 거듭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양승태가 검찰 포토라인 대신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데 대해 ‘사법농단 단죄할’ 특별재판부 설치 법안을 대표발의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같이 양승태의 속내를 분석헀다.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을 시, 그리고 재판을 받을 시 판결은 결국 법원이 하는 만큼 법원 내에 있는 자신들의 측근에게 도움을 청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 검찰에 따르면, 양승태와 법무법인 김앤장이 독대한 문건이 확인됐다. 김앤장은 전범기업을 변호하며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줬다.     © 서울의소리

“자신은 이제 전직 대법원장이면서 자기가 여러 가지 일을 했을 때 관여됐었던 또 그래서 그런 이유로 수사나 조사를 받은 법관들이 한 80여 명 이상 법원 내부에 남아 있는 상황 아닙니까? 또 그런 분들 아니더라도 법원 내부엔 우리 법원은 그럴 일 없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또 있겠죠, 그런 분들에게 뭔가 자신은 억울하다라든지 또는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이후에 기소가 되거나 재판을 받게 될 경우에 그런 부분도 고려해야 된다는 그런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1월 1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중)

 

양승태의 기자회견을 현장에서 지켜본 백은종 < 서울의소리 > 대표는 이같이 평했다.

▲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는 대법원에서 본 양승태의 모습에 대해 “전혀 반성의 기미가 얼굴에 나타나지 않는 파렴치한 놈이라는 건 확실히 드러났다”며 반드시 구속시켜야 함을 강조했다.     © 서울의소리

“오늘 보니까 전혀 반성의 기미가 얼굴에 나타나지 않는 파렴치한 놈이라는 건 확실히 드러났어요. 뻔뻔스럽기가 그지 않고, 정말 양승태 같은 자가 소환되고 구속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법치가 무너진다고, 다시 한 번 그렇게 느낍니다”

 

이날 대법원 앞에는 적폐청산의열행동본부와 양승태구속시민의용단같이 양승태 집과 대법원 앞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또 매주 토요일마다 집회를 열며 ‘양승태 구속’을 촉구한 시민들이 있는가하면, 양승태를 옹호하는 친박단체들도 모였다. “좌빨척결, 멸공통일” “빨갱이 새끼야 북으로 꺼져라!” “문재인을 구속하라” 등을 악쓰며 외치는 소위 ‘태극기 모독 부대’다.

▲ 대법원 앞에서 입장을 밝히는 양승태를 응원하며 태극기를 흔드는 친박단체들. 온갖 욕설을 쏟아냈다.     © 서울의소리

박근혜야말로 의원 시절 방북해서 김정일을 만나 “믿을만한 파트너”라고 칭송한 적이 있다. 또 김정일에게 최첨단 비디오기기를 선물했으며, 대신 각종 편의제공을 받았다. 명백하게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사실이며,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해당하는 죄목이다. 이후 김정일에게 몰래 편지까지 써서 온갖 아부를 떤 건 덤이다.

 

‘국정농단범’ 박근혜와 함께 ‘재판거래’를 일삼아, 수많은 사람들이 피눈물을 흘리게 한 ‘사법부의 김기춘’이라 불리는 양승태이니, 이들 입장에선 옹호할 만 하다고 할까나.

▲ 양승태는 검찰 포토라인을 무시한 채, 그대로 서울중앙지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추운 날씨에도 새벽부터 몇 시간씩 기다리던 취재진을 무시하는 처사다.     © KBS

양승태는 기자회견을 마치자마자 차를 타고 서울중앙지검으로 향했다. 그는 검찰청 앞에 설치된 포토라인을 무시하고, 취재진의 질문에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조사실로 향했다. 추운 날씨에도 새벽 일찍 나와 몇 시간 동안 기다리던 수많은 취재진들 입에선 당연히 어이없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정말 오만하고 무례하기 짝이 없는 행위다.

 

하다못해 박근혜나 이명박도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될 당시, 기자들의 질문은 받지 않았지만 포토라인에 잠깐 서서 자신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 파면 이후 검찰에 소환된 박근혜, 검찰 포토라인에 서서 간단히 두 마디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 SBS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 (박근혜, 2017년 3월 21일)

▲ 지난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 이명박, 포토라인에 서서 대국민사과문을 짧게나마 발표했다.     © SBS

"저는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무엇보다도 민생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이 매우 엄중할 때 저와 관련된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또한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많은 분들과 이와 관련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도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습니다마는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습니다. 다만 바라건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되었으면 합니다. 다시 한 번 국민여러분들께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명박, 2018년 3월 13일)

 

뭐가 그리도 찔렸는지 ‘집 나간 지’ 7개월만에 나타난, 40여개의 범죄혐의를 받는 당사자가 포토라인까지 그냥 지나가는 오만함을 보이는 걸까. 전직 대통령이란 자들도 포토라인에 섰는데.

 

이명박은 포토라인 앞에서 고개 숙이며 국민에게 사죄하는 척이라도 했다. 그러나 양승태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봐 달라”고 하며 오히려 사법농단-헌법유린을 바라보는 국민을 꾸짖는 태도까지 보이기도 했다. 사죄 같은 건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 양승태 사법부는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도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박근혜 정권과 함께 기각 혹은 각하로 결론내리기 위해 수를 쓴 것이다. 전쟁범죄를 저지르고도 반성따윈 없는 일본 극우들을 도와주고 있는 셈이다.     © 서울의소리

사법농단은 참으로 그 뿌리가 깊다. 대법원장만 해도 초대인 가인 김병로를 빼놓곤 그 이후의 조용순, 조진만, 민복기 등은 죄다 일제강점기 시절 판사를 지냈던 반민족행위자들이다. 특히 조진만과 민복기는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을 튼튼히 받쳐주는 역할을 했다고 할까. 당시 간첩조작, 긴급조치 등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었나.

 

양승태도 헌법을 유린하고 역사의 시계를 뒤로 돌린 걸 보면, 유신체제의 사법살인에 협조한 민복기와 더불어 최악의 대법원장으로 기록될 만하다. 양승태 일당에 대한 단죄가 없이는 적폐청산은 결코 나아갈 수 없다. 아무리 혐의가 드러나고, 또 구속기소해도 법원이 방해하면 말짱 도루묵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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