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투선수 이야기 "페어플레이, 공정한 판정을"

고승은 기자 | 기사입력 2018/12/08 [10:23]

한 권투선수 이야기 "페어플레이, 공정한 판정을"

고승은 기자 | 입력 : 2018/12/08 [10:23]
▲ ‘절권복서’라는 닉네임을 쓰고 있는 아마추어 복서 강준호씨.     © 강준호씨 제공

선수들의 페어플레이나 공정한 심판, 스포츠의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프로스포츠에서도, 아마추어 스포츠에서도. 그래야 관람하는 팬들에게도 뜨거운 성원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부실한 판정으로 항의가 잦아진다면, 그 스포츠 인기도 자연스레 떨어질 것이다.

 

지난달 23일 저녁, 한 복서가 < 저널인미디어 > 사무실을 찾아와 자신의 일화를 전했다.

 

수개월째 파도파도 끝이 없는 ‘양승태 사법농단’을 규탄하기 위해 매주 대법원, 광화문 등지에서 열리는 집회에 복서로 등장하는 이다. 노란 츄리닝 차림에 권투 글러브를 낀 채, 양승태의 사진이 붙은 펀치쉴드에 언제나 강펀치를 날리며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다.

▲ 강준호씨는 ‘이명박 구속’ 촉구를 위한 ‘펀치 버스킹’에 참여, 다양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 절권복서 유튜브

그는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이명박 구속’ 촉구를 위한 ‘펀치 버스킹’에 참여, 다양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의 이름은 강준호씨, 무려 6년 동안 생활체육 복싱대회에 참가했다고 한다. 대회에 출전해 수차례 트로피를 획득했다고 한다.

 

KBI 복싱대회 3회 우승, 코리안비트 복싱대회 2회 우승, 동대문구청 복싱대회 1회 우승, 그리고 광주호남지역 복싱대회 준우승, 경기도 복싱대회 2회 준우승. 그가 밝힌 자신의 복싱대회 경력이다. 그는 ‘절권복서’라는 닉네임을 쓰고 있다.

▲ 강준호씨가 복싱대회에서 취득한 각종 트로피들     © 강준호씨 제공

경기 부천에 소재한 < 이옥성 복싱클럽 > 소속인 강씨는 올해 11월 17일 토요일, 경기 군포시에서 개최된 한 복싱대회에 나갔다고 밝혔다. 대회명은 코리안비트 전국생활복싱체육대회다. 한국권투위원회는 이 대회를 후원했다. 그는 복싱대회에서 있던 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결승까지 올라가 저는 홍코너로 링에 섰습니다. 상대방 청코너는 경기도중 버팅(머리로 상대 선수를 받는 반칙 행위) 다섯 번, 오픈 블로우(주먹이 아닌 손바닥 부위로 치는 반칙행위)로 두 번, 제게 이렇게 했는데 심판진이 제대로 보지 않은 거 같아요. 결국 심판진은 청코너에게 판정승을 줬습니다. 순간 저와 관장님은 당황했습니다. 저희 관장님도 심판들에게 항의는 했지만, 그래도 크게 싸움 나는 것까진 원하지 않았어요”

 

그는 판정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준우승 트로피를 받지 않고 반납했다고 밝혔다.

▲ 그는 자신의 시합 판정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홍코너가 강준호씨다.     © 강준호씨 제공

그는 자신의 시합을 촬영한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다. 상대 선수를 몰아붙였고, 펀치를 날려 상대방의 마우스피스도 떨어뜨렸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일곱 번째 우승을 하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그는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지금까지 6년 동안 생활체육 복싱대회 나갔어요. 시합에서 승리도 하고, 부족해서 진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판정은 최근까지 합해서 세 번째에요. 복싱문화를 좋은 쪽으로 알리고 싶어서 이렇게 아마추어 대회에 참가하곤 했는데, 참 아쉬움이 듭니다. 물론 복싱 말고도 태권도, 유도, 레슬링 등 다른 스포츠나 예체능계도 마찬가지일 거 같아요. 시스템을 공정하게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그는 향후 복싱대회 출전 계획은 없음을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앞으로 은퇴하면 후배양성 지도자의 길로 가든지, 아니면 억울한 선수를 위한 상담사 쪽으로 가보려 합니다. 강연 같은 것도 계획하고 있어요. 앞으로 복싱할 후배들에게 이렇게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메달보다는 페어플레이가 우선’이라는 말을 교훈으로요”

 

그는 “아무리 일반인 대상 생활체육 복싱대회라고 해도, 반칙이나 경고도 좀 더 엄격하게 주어져야 하지 않을까. 억울한 판정은 없어야 한다. 대회 참가를 준비하고 있는 선수들을 위해서라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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