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전범 기업들에게 강제징용 배상 .. 정부 차원에서 "배상하지 말라" 안면몰수

 

sbs 제공

 

매년 서울 한복판에서 개최되는 일본 국왕의 생일 기념행사를 두고 시민단체들이 항의하고 있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주한일본대사관은 6일 저녁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오는 23일 생일을 맞는 아키히토 일왕의 생일을 미리 기념하는 행사를 열었다.

 

작년에는 행사가 개최되기도 전 일부 시민단체가 항의집회를 열기도 했다. 조선 의열단 단원 2명은 아키히도 일왕 생일 기념행사 결사저지 시위를 진행하며 호텔 안으로 진입을 시도하다가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이들은 "남산은 과거 (일제강점기) 일왕을 숭배하기 위해 지어진 신궁이 있던 자리"라며 "우리 국민에게 일왕 참배를 강요했던 자리에 하얏트 호텔이 있는데 일왕의 생일 행사가 여기서 행해지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저는 외교부 소속도 아니고 일본 관련 업무를 하지도 않는데, 이게 왜 왔을까요?" 

6일 저녁 서울 남산의 대형 호텔에서 아키히토 일왕의 생일 파티가 열렸다. 대한민국 중앙부처 공무원에게도 오늘의 초대장이 날아들었다고 sbs에서 보도했다.

 

첫머리엔 천황이란 단어가 있었고, 초대 주체는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 대사였고 최근 우리 정부가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과격 발언 등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초치했던 바로 그 사람이다.

 

외교부 공무원이 아닌 비외교분야 공무원들에게까지 일본 대사관이 일왕 생일 초대장을 남발 하고 있다는 게 맞는지 문의한 결과 외교부 해당 관계자는 "일본 관련 업무를 하는 외교부 이외 일반 부처에도 보내는 거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마도, 일본 대사관 소속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만나거나 업무적으로 알고 있던 일반 공무원들을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초대장을 뿌린 것 같다"는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아키히토 일왕 생일 기념행사가 열린 작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호텔 앞에서 조선 의열단 단원들이 삼엄한 경찰 경비속에서 행사를 규탄하는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7.12.07. 사진=뉴스1                                                                                                    

일본에선 공휴일인 아키히토 일왕의 생일은 12월 23일이다. 전 세계 일본 공관에서는 12월 첫째 주 이맘때쯤 일왕 생일 축하연을 미리 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민의 반감과 시민단체의 반발 속에서도 매년 진행돼 왔다. 

 

주한 일본대사관의 외교행사이다 보니 우리나라 외교부 관계자들에게도 초대장이 발송돼왔고, 보통 외교부 1차관이나 동북아국장이 참석했다. 일본 대사관은 그 외에도 일본 관련 기업이나 단체, 개인들도 초청했다.

 

현재 일본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 배상소송 관련 법원 소장 첫 페이지가 형식적으로 완벽하지 못하다며 관련 서류를 접수조차 하지 않고 세 번이나 돌려보냈다. 일본 개별 기업들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행도 정부 차원에서 기업들에게 배상하지 말라고 강하게 막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천황이란 단어가 들어간 일왕 생일 초대장을 버젓이 찍어서 우리 쪽에 보내는 두얼굴을 보이고 있다. 천황이라는 단어는 일제강점기를 겪은 우리에게는 너무도 끔찍한 과거사를 상기시킨다.

 

지난 일본의 잘못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사과하지 않고 이번 강제징용이나 위안부 판결에 대해서는 안면몰수의 행태를 보이는 일본 정부가 우리 국민들의 정서적 반감을 전혀 고려치 않는다는 반증이다.

 

한신대 일본학과 하종문 교수는 "위안부 문제나 강제징용 등 인적 수탈은 모두 천황의 이름으로 행해졌다"며 "식민지배의 최고 책임자는 천황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엄연히 존재하는 천황제를 이성적으로는 이해해도 정서적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게 우리 국민 정서라는 얘기다.

 

일부 진보 역사시민단체에서는 천황이라는 말을 써서 천황제의 폐해와 전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태평양 전쟁을 일으켰던 히로히토 전 일왕의 아들이며 헤이세이 연호를 쓰고 있는 아키히토 현 일왕은 건강 문제로 내년 4월 30일 퇴임하고 5월 1일 그의 아들이 즉위한다. 

 

일종의 외교활동으로 일본이나 영국 같은 입헌군주국 대사관들은 대부분 공관에서 매년 국왕 생일 행사를 간소히 열고 있다. 그런데 유독 일왕 생일은 우리나라에서 매년 열릴 때마다 시끄럽다. 시민단체들은 반대 집회를 열고, 경찰은 행사장 주변을 삼엄하게 경비하고, 비밀 결사처럼 꽁꽁 가리고 행사장은 초대장 없으면 출입금지, 행사장 촬영도 허가하지 않는다. 

 

2010년 당시 이명박 정부의 상왕으로 불렸던 이상득 전 의원을 비롯해 그 후에도 정치인 여럿이 이 행사장에 참석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시민단체에서는 외교적 관례로 어쩔 수 없이 형식적으로 외무 당사자가 참석하는 건 몰라도 일부 정치인들이 천황이라는 문구를 버젓이 새긴 초대장을 받고 참석하는 거에 울분을 토하며 “우리 국민을 우습게 알며 벌이는 일본의 침략 군국주의 행사를 앞으로는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본 기사 보기: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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