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사법부냐" 시민 분노목소리

고승은 기자 | 기사입력 2018/10/21 [11:48]

"이게 사법부냐" 시민 분노목소리

고승은 기자 | 입력 : 2018/10/21 [11:48]

 

▲ 20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열린 ‘사법적폐청산 3차 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양승태 구속’ ‘적폐판사’ 탄핵 등을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     © 황민호
▲ 20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열린 ‘사법적폐청산 3차 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양승태 구속’ ‘적폐판사’ 탄핵 등을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     © 황민호

 

이명박근혜 못지 않은 양승태 대법원의 국정농단, 사법농단의 핵심인 양승태는 ‘법원의 김기춘’이라 불릴 정도로 악명 높은 인물이다. 특히, 자신이 판결을 내리기도 했던 긴급조치나 간첩조작 관련 피해자들을 두 번 죽이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수개월 전부터 양승태와 박근혜 측과의 ‘사법거래’가 계속 드러나고 있다. 대체 어디까지가 끝일지 모를 정도다. 그럼에도 사법농단 관련자들의 영장은 기각되고 있고, 양승태 등에 협조한 판사들 상당수가 그대로 법복을 입고 있다. 대다수 여론이 ‘양승태 일당을 강력하게 수사하고 처벌하자’ 는데도, 여전히 오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법정의를 스스로 세우려는 의사가 없음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

 

이런 사법농단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오랜만에 청계광장을 가득 메웠다. 20일 오후 5시 30분,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의 주최로 ‘사법적폐 청산 3차 국민대회’가 열렸다. 약 3천여명이 광장에 운집했다.

 

국민대회 전 탑골공원에 모인 참가자들은 약 한 시간 동안 거리를 행진했다. 시민들은 “양승태를 구속하라” “특별재판부 설치하라” “(사법거래로 피해 입은) 피해자 원상회복” 등의 구호를 외쳤다. 입에 호루라기를 문 시민들도 있었다.

 

“시민 80%가 특별재판부 설치 찬성. 특별법 만들자”

 

김호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회장은 “양승태 사법부가 저지른 사법농단은 양파껍질과 같다. 까면 깔수록 짐작은 사실로 확인되지만 전모가 쉽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스스로가 벌인 사법농단에 대해선 사법부 독립의 원칙에 숨어서 사실을 가리기에 급급하고 누구하나 국민 앞에 서서 사법정의를 세우자고 소리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우리는 특별재판의 역사적 경험 갖고 있다. 반민특위라는 자랑스럽지만 애석한 특별재판부 역사와 교훈을 지니고 있다. 또 민간법정의 경험도 갖고 있다”며 특별재판부 설치 필요성을 언급했다.

▲ 20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사법적폐청산 3차 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광장을 가득 메웠다     © 고승은
▲ 이명박근혜 못지 않은 양승태 대법원의 국정농단, 사법농단의 핵심인 양승태는 ‘법원의 김기춘’이라 불릴 정도로 악명 높은 인물이다.     © 고승은

 

김 회장은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10명 중 8명은 사법농단 특별재판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답했다. 특별재판부를 구성해 객관성과 공정성이 담보된 재판을 하길 원하고 있다”며 “이제. 이러한 국민의 요구가 드높고 해결할 인재와 역량이 충분하니 국회는 특별재판부 구성과 함께 사법농단 피해자들이 정당하게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특별법도 함께 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사법농단 관련 영장이 영장판사에 의해 줄줄이 기각됐고, 쫓겨나지 않은 연루 법관들이 아직 법관직을 유지하고 있다. 징계를 받아도 매우 약소하다”며 “어떡해야할까 고민된다. 반드시 법관들을 탄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성완종 리스트’ (실은 박근혜 대선자금 게이트)‘ ’원세훈 대선개입 사건‘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 ’(정윤회 문건 보도한) 세계일보 사장 교체 사건‘ 등의 처리를 검토하는 것도, 여러 부장판사들이 공모했음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양승태, 차은성, 박병대, 고영한 등 뿐만 아니라, 사법농단을 저지른 여러 판사들을 꼭 기억하고 적폐판사들을 꼭 파면해야 한다고 목소릴 높였다.

 

적폐청산 첫 단추는 “양승태 일당 구속“

 

김진영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연구원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해 언급했다. 양승태 대법원은 박근혜 청와대와 ‘거래’해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낸 소송을 계속 미뤘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하루빨리 나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음에도, 양승태 일당은 이를 수 년 간 미뤄왔다. 피해자들의 가슴을 또 한 번 짓뭉개고, 전범기업에 면죄부를 주려는 추악하기 짝이 없는 짓을 한 것이다.

 

그는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재상고심 판결이 오는 30일 있다. 지난 2005년 제소한 후 13년이 흘렀다. 피해 할아버지들은 매일같이 사법부에 전화하고 탄원서를 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양승태와 청와대의 재판거래 합작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 할아버지에게 어떤 말씀 드려야할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시국회의는 앞으로도 영장 기각 규탄 1인 시위, 지역별 시국선언 등을 각 지역에서 이어간다.

 

또 ‘사법농단 법관 탄핵과 특별법 제정 촉구 서명 캠페인’도 진행할 예정이며, 내달 탄핵 대상 법관 명단과 탄핵소추 사유를 발표하고 이를 국회에 제출해 ‘적폐판사 탄핵’을 압박할 예정에 있다.

 

▲ 20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열린 ‘사법적폐청산 3차 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양승태 구속’ ‘적폐판사’ 탄핵 등을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     © 고승은
▲ 20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열린 ‘사법적폐청산 3차 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양승태 구속’ ‘적폐판사’ 탄핵 등을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     © 고승은

 

양승태 구속은 ‘적폐청산’의 첫 단추가 될 것이 분명하다. 돈과 권력을 쥐고 있는 자가 아무리 추악한 비리를 저질러도, 또 엽기적인 갑질을 일삼아도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거나 무죄판결을 내리면 헛수고가 되고 만다. 사법부를 바로잡고 가는 과정이 없으면, 적폐청산을 하는 데 있어 절대 동력이 실리지 않는다.

 

자한당이나 조중동같은 언론에선 ‘적폐청산’이 경제성장-일자리 창출 등과는 무관하다고 앵무새처럼 반복하며, 문재인 정부를 공격한다. 그러나 결코 무관하지 않으며, 오히려 반드시 거쳐야할 필수적인 과정이다.

 

추악한 비리나 엽기적인 갑질을 저질러도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다면, 더한 비리나 갑질이 또 일어날 게 분명하다. 도둑놈을 철저하게 응징하는 ‘적폐청산’ 과정이 있어야, 경제에도 활기가 돌 것이고 더 좋은 일자리도 만들어질 것이며, 빈부격차도 줄어들 것이다. 그러면 훨씬 화목한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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