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강경 볼턴도발, 北백전노장 김계관복귀

제네바합의 무효화 이어 리비아식 핵폐기 요구, "판 깨지 않을 것" 전망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8/05/17 [10:26]

美강경 볼턴도발, 北백전노장 김계관복귀

제네바합의 무효화 이어 리비아식 핵폐기 요구, "판 깨지 않을 것" 전망

서울의소리 | 입력 : 2018/05/17 [10:26]

북한이 16일 “격분을 금할 수 없다”며 내놓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문에는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이름이 세 차례 등장한다. 북한과 볼턴 보좌관의 악연은 2000년대 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볼턴은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군축·국제안보담당 차관과 유엔 주재 미국대사를 지낼 때부터 대표적 강경파(네오콘)로 꼽혔다. 그는 차관 시절이던 2003년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을 “폭군 같은 독재자”라고 비난했고, 당시 북한은 볼턴에게 “인간 쓰레기, 피에 주린 흡혈귀”라고 되쐈다.

 

볼턴은 국무부 차관이던 2004년 리비아의 핵 관련 장비를 미국 테네시주 오크리지로 옮기는 일을 주도했는데, 당시 6자회담 멤버는 아니었지만 “북한은 리비아 모델을 따라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했다. 당시 6자회담 북쪽 수석대표가 김 부상이었다. 1994년 북-미 제네바합의를 2002년 부시 행정부가 파기하는 과정 또한 볼턴 당시 차관이 주도했다.

 

볼턴은 지난 3월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되기 직전까지도 대북 선제 공격을 주장하는 등 매파 기질을 조금도 버리지 않았다. 그는 임명 직후에는 “그동안 개인적으로 얘기했던 것들은 이제 다 지나간 일”이라고 했지만 지난 13일 “북한 핵무기를 테네시주로 가져가야 한다”며 리비아 모델을 또 입에 올렸다. 서로 뻔히 아는 14년 전 레코드를 또 돌려 북한의 반발을 부른 것이다.

 

백전노장 김계관 등판시켜 볼턴 견제나선 북한 

언론들은 북한의 이번 조치는 김계관의 개인담화 형식을 빌림으로써 판은 깨지 않고 경고장을 날리겠다는 심산으로 해석된다.고 전한다. 특히 북한은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북미 기세싸움에서 존 볼턴 상대역으로 북한 외교의 백전노장인 김계관을 등판시킨 것이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북한과 볼턴의 악연은 북핵 역사에 짙게 드리워져 있다. 김 부상은 "지난 기간 조미(북미)대화가 진행될 때마다 볼튼과 같은자들때문에 우여곡절을 겪지 않으면 안되였던 과거사를 망각하고 리비아 핵포기방식이요.."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네오콘의 핵심이었던 볼턴 보좌관은 지난 2002년 아들 부시행정부에서 고농축우라늄(HEU)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해 1994년 어렵게 체결됐던 북미간 제네바 합의를 휴지조각으로 만든 장본인이다. 

그는 북한과 시리아 등을 악의 축 불량정권으로 명명하는데 앞장섰고 이른바 레짐체인지를 주장했으며 북한과 협상은 필요없다는 근본주의적 시각을 가진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새 안보보좌관으로 임명하면서 우려가 많이 제기됐던 이유도 그 때문이다. 

볼턴의 토털(Total)비핵화는 북 입장에서 무장해제 오해 소지

볼턴은 지난 13일에도 방송에 출연해 "완전한 북한 비핵화는 핵무기를 폐기해 테네시 주(州)의 오크리지로 가져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화학·생물학 무기, 납치 일본인 문제 등 인권문제까지 모두 북미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볼턴의 주장대로라면 북한은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물론 단거리.중거리 미사일까지 모두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지금까지 한 번도 인정한적이 없는 생화학무기의 존재도 실토해야하고 다 폐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볼턴의 이같은 무리한 주장을 놓고 국내에서도 논란이 많았다. 전문가들은 볼턴의 주장은 "사실상 북한을 무장해제시키겠다"는 주장과 다름없다고 말한다. 어떤 전문가는 "볼턴이 근본주의자여서 원래부터 자기 소신을 미국 국내적으로 떠드는 것으로 대수롭지 않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어떤 전문가는 "아무리 개인소신이라도 백악관의 안보보좌관이라는 점에서 북한을 결국 자극하고 말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은 결국 볼턴의 주장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해 김계관 부상의 개인담화 형태로 강한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김계관 담화의 핵심메지시는 "(우리를)너무 몰아치지 말라, 서로가 존중하고 할 바를 하면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이 북한을 너무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세계는 우리 나라가 처참한 말로를 걸은 리비아나 이라크가 아니라는데 대하여 너무도 잘 알고 있다. 핵개발의 초기단계에 있었던 리비아를 핵보유국인 우리 국가와 대비하는것 자체가 아둔하기 짝이 없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관계개선을 위한 진정성을 가지고 회담에 나오는 경우 우리의 응당한 호응을 받게 될것이지만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가 일방적인 핵포기만을 강요하려든다면 다가오는 조미수뇌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할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엄포를 놨다.

 

전문가들 "북미정상회담 판 깨지지 않아"

오마이 뉴스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번 담화 때문에 "북미정상회담이 깨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담화를 발표한 주체가 김계관 제1부상이라는 것도 한몫했다. 조 연구위원은 "김계관의 공식직함으로 봤을 때는 북미 정상회담 판을 크게 깨지는 않겠다는 의미"라며 "판을 깨려고 했으면 리용호 외무상이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대미협상을 담당했고 6자회담 수석대표를 한, 대미 라인 관계자인 김 제1부상의 입을 통해 미국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담화가) 중앙통신발이고 김계관 담화니까 북미정상회담이 열리지 않는 등의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발표가 담화 형식을 띠었다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통일부가 구분한 북한의 발표, 보도 형식에 따르면, 담화는 일정한 문제에 대한 견해나 태도를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말로써 상대방에게 입장을 표명하는 점이 특징이다. 

성명이 중요 대내문제, 대외관계 또는 국제적 사건에 대한 견해와 입장을 표명하는 국가적 문서로 가장 공식적이고 격이 높은 발표 형태인 것에 비교하면 격이 낮은 방식이다. 게다가 이는 기관 발표일 때의 분류방식이다. 이번 담화는 외무성의 대표 성명이나 담화가 아닌 김 제1부상 개인의 담화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북미정상회담이 불발되면 사면초가에 놓인다는 말도 나왔다. 그의 재선에 한반도 비핵화가 중요한 만큼 미국 역시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겠냐는 것이다. 김 교수는 "트럼프 역시 이 판을 깨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 


원본 기사 보기: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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