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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8.09.2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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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 한(恨) 풀려야 천상에서 눈 감는다
[칼럼] 돈과 권력 강요로 술·몸 시중...그 야수들과 폭행 밝혀야
 
이기명 칼럼
(恨) 없는 세상은 어디 없는가
 
옥황상제가 밤늦게 산책을 하다가 지상을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는 여인을 발견했다.
“아직도 잠을 못 자고 있구나”
“한이 맺혀서 잠을 못 자요”
 
장자연의 한(恨)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월에도 서리가 내린다고 했다. 어찌 여인뿐이랴. 사람마다 한은 있다. 6·25전쟁 때 피난살이 굶주림에 아카시아 순을 따서 간장에 버무려 먹던 소년이 굶어 죽었다면 소년의 한은 배고파 굶어 죽은 것이 될 것이다.
 
2009년 3월 7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장자연은 유서에 이렇게 한을 남겼다.
 
“나는 힘없고 나약한 여배우입니다”
 
이 말 한마디가 담고 있는 한의 내용을 국민들은 다 알 것이다. 한의 대상이 된 자들도 잘 알 것이다. 한이 서리가 되어 내릴 것이 두려워 전전긍긍하고 있다. 남에게 한을 심어주고 자신은 편하게 살 줄 알았던가. 검찰의 과거사위원회가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 사건’을 재조사 대상으로 선정한 가운데 ‘미투 운동’ 단체가 조선일보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자연 사건의 성역 없는 조사와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왜 조선일보 앞인가. 이제 장자연의 한은 풀어줄 것인가.
 
박근혜의 한(恨)
 
징역 24년, 벌금 180억. 박근혜의 1심 선고다. 김세윤 판사의 선고는 생방송을 통해 전국에 알려졌다.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법정에는 출석하지 않은 채 변호사와 함께 있었다는 박근혜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한이 하늘에 사무쳤을 것이다.
 
한의 내용은 무엇일까. 뱃속에 들어가 보지 않았으니 알 수가 없는가. 보지 않아도 뻔하다. 뻔한 얘기할 필요도 없다. 다만 역사의 교훈으로 길이 남을 것이다. 그 교훈을 국민은 잊지 말아야 한다. 국민 역시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혼자서 되는 것이 아니다.
 
이명박의 한(恨)
 
‘지레짐작 매꾸러기’라는 속담이 있다. 미리 아는 척하지 하지 말라는 경구다. 그래도 한 번 생각해 보자. 이명박이 법정에서 받아야 할 형벌은 어떤 것일까. 박근혜 선거공판에 전국 언론이 난리를 폈다. 이명박 재판에도 그럴 것이다.
 
이명박은 어떤 한이 있을까. 정직이 가훈인 이명박의 죄명은 가훈과는 한참 먼 곳에 있다. 이명박은 정치보복이라는 생각에 한이 남을 것이다. 그거야 도리가 없지 않은가. 한을 씹으며 남은 인생을 살아야 할 것이다.
 
국민의 한(恨)
 
지지리도 대통령 복이 없는 백성이라고 한탄하는 친구의 말을 들으며 백번 공감을 했다. 한 사람의 지도자를 잘 만나고 못 만나는 데 따라 백성들의 삶이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 이명박과 박근혜의 9년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어쩌면 정치를 못 해도 저렇게 못 했을까 하는 탄식이 나오면서 애들이 소꿉 살림을 해도 저보다는 잘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제 국민의 지지율이 74%가 되는 대통령이 나왔다.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함께 손잡고 노래를 부르고 ‘우리는 하나’를 외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번 정치 지도자의 모습을 떠올리는 국민이 많을 것이다. 이제 한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 4월 27일이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난다. 무슨 얘기를 할지는 모르지만 벌써 분단의 한이 한구석 무너지는 기쁨을 느낀다.
 
한 달 전만 해도 감히 생각지도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국민들은 놀라지도 않는다. 드라마를 쓰면서 북한 지도자들에게 차마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악담과 저주를 퍼부었다. 그때는 특별 고료를 받았던 원고를 지금 쓴다면 정신병원에 가야 한다. 그게 정상이다.
 
이제 우리는 한을 남기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더 이상 그런 짓을 하면 천벌을 받는다.
 
다시 장자연의 한(恨)을 생각한다.
 

장자연이 진달래 고운 꿈을 안고 서울에 왔을 때 자신이 층계난간에서 한 많은 삶을 끝낼 줄은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인생이야 어차피 한 번은 죽는 것이라고 하지만 한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은 너무 참혹하다. 장자연의 비극적인 한을 모두 적는다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그러나 한 가지만은 살아 있는 자들이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장자연의 꿈은 권력과 부를 가진 자들에 의해 무참히 깨졌다. 그들은 돈과 권력으로 피지도 못한 여배우를 불러내 술 시중과 몸 시중을 들게 했다. 거절할 어떤 방법도 없었다. 의지할 데도 없는 장자연을 둘러싸고 있는 것은 연약한 여성을 뜯어먹는 야수들뿐이었다. 그의 유서는 차마 공개할 수도 없다. 요구를 거절하면 폭행이 뒤따랐다.
 
유력 언론사의 사주, 방송사 PD, 경제계 인사 등이 장자연에게 술 시중과 몸 접대를 요구했다는 내용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장자연이가 남긴 문건(유서)에는 구체적인 접대 내용과 상대 인물까지 포함됐었지만, 경찰과 검찰은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이제라도 철저한 진상 규명과 가해자 단죄가 이뤄져야 한다” 국민의 요구다.
 
반드시 진실은 밝혀져야 하고 그래야 장자연은 눈을 감을 것이다. 밤하늘을 보면 찬란한 별들이 빛난다. 문득 하늘에서 지상을 내려다볼 한 많은 인생의 모습을 떠 올린다. 그 속에 장자연의 모습도 있다. 이제 장자연이 천상에서 편히 잠들 수 있게 해야 한다.
 


원본 기사 보기:서울의소리


기사입력: 2018/04/12 [10:20]  최종편집: ⓒ 인터넷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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