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비리 뿌리 뽑히길 바란다, 영화 '1급 기밀'

[시네월드] 공군전투기 추락사고 부품결함 등 부정부패 이야기

이경헌 기자 | 기사입력 2018/03/12 [10:26]

방산비리 뿌리 뽑히길 바란다, 영화 '1급 기밀'

[시네월드] 공군전투기 추락사고 부품결함 등 부정부패 이야기

이경헌 기자 | 입력 : 2018/03/12 [10:26]


영화 <1급 기밀>은 공군 전투기 추락 사고가 부품의 결함 때문이고, 이는 군과 해당 업체와 검은 커넥션 때문이라는 사실을 언론에 폭로한 박대익 중령(김상경 분)이 겪게되는 일을 통해 적폐(積弊) 중 하나인 군납 비리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영화다.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과 <선택>에 이어 故 홍기선 감독의 사회고발 3부작의 마지막 작품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 후반 작업은 다른 사람의 손을 빌려 마무리 했다.

 

<1급 기밀>은 국가라는 이름으로 봉인된 내부자들의 은밀한 거래를 폭로하는 범죄 실화극으로, 2002년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외압설 폭로와 2009년 방산비리를 폭로한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이다.

 

지난 2002년 3월, 차세대 전투기 사업인 F-X사업의 시험평가를 책임지고 있는 공군시험평가단 부단장이던 조주형 대령은 국방부 핵심인사가 미국 정부가 지원하는 특정기종(F-15K)의 선택하고 시험평가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고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제보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조 대령을 2002년 4월 F-X 기종선정 발표 직전에 군사기밀 누설 등의 혐의로 기소해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았고, 대법원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형이 확정되는 고초를 겪었다.

 

또 2009년 10월, MBC <PD수첩>은 한 해군장교의 양심선언이라는 제목으로 해군 납품 비리 의혹을 고발했다.

 

현역 해군 장교인 김영수 소령은 방송에 모자이크 처리 없이 출연해, 육해공군 통합기지인 계룡대 근무지원단 간부들이 최소 9억 4000만원을 빼돌린 정황을 2006년 군 수사기관에 신고했으나 수사 불가 또는 혐의 없음이라는 답변만 들었고 국고 손실을 확인한 뒤에도 관련자들을 징계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이로 인해 그는 배신자로 낙인 찍혀 한직을 전전하고 음해로 인해 뇌물공여죄로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많은 이들이 군대 내 비리를 외부에 고발했다가 부당한 대우를 받은 일은 비일비재하다.

 

6.25전쟁 당시 국민방위군 사건(6.25 전쟁 당시 1.4 후퇴 때 국민방위군의 일부 장교들이 23억 원, 쌀 5만 2천 섬의 국고금과 군수물자를 부정처분해 많은 사상자를 낸 사건)부터 2014년 통영함 성능 문제, 2017년 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KAI) 원가 부풀리기까지 수십 년간 이어지고 있다.

 

2018년 현재도 마찬가지다. 새 정부 출범 후 방산비리 합수단에 의해 적발된 방위산업 불법 계약 규모는 해군 1,265억 원, 공군 243억 원을 비롯해 전체 1,639억 원에 달한다.

 

3천원도 되지 않는 USB가 95만원짜리로 둔갑하거나 방탄복은 총알을 막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해에는 장병들에게 지급됐어야 할 280여억원 어치의 신형 방탄복과 방탄헬멧 대신 철갑탄을 막을 수 없는 부실한 방탄복과 방탄 헬멧이 최전방 부대 등 장병 3만 5천명에게 보급되기도 했다.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으로 재수사가 시작된 것처럼, 이 영화로 인해 방산비리가 뿌리뽑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본다.


/디컬쳐 이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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