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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8.12.1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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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檢논고전문 "罪증거 차고 넘쳤다"
[선데이저널USA] 18혐의 중 13개 최순실과 공모, '이재용 재판' 반박
 
선데이저널

 

박근혜와 최 씨의 재판부가 같다는 점에서 최 씨가 유죄로 선고받은 혐의는 박 전 대통령 역시 유죄 판단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박 전 대통령은 문화계 지원배제명단(블랙리스트) 작성·관리 지시 등 최씨에게 적용되지 않은 혐의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꾸준히 혐의를 부인해왔고, 이에 대한 항의 표시로 이날 결심 공판에도 불참했다.

 

박근혜 추종자들 역시 ‘박 전 대통령이 아무런 잘못도 없고, 증거도 없다’며 검찰 수사와 판결에 불만을 표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런데 검찰이 구형량을 정하면서 작성한 논고문을 보면 박 전 대통령이 왜 유죄인지, 그 증거가 무엇이지 정확하게 적시되어 있다. <선데이저널>은 15쪽에 달하는 <피고인 박근혜에 대한 논고문>을 입수, 이를 처음부터 끝까지 자세히 분석해봤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전문에서 언급했듯이 박근혜에게 적용된 혐의는 총 18가지다. 이 가운데 13개가 최씨와 공모 관계로 엮여 있다. 최 씨 재판의 재판부는 최근 최씨 선고에서 대부분 범죄 사실들에 대해 “최씨가 박 전 대통령에게 부탁하고,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 관계자에 지시하는 방식”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최씨의 혐의들 가운데 △삼성그룹의 최씨 딸 정유라씨 승마지원 과정에서 코어스포츠에 용역대금 36억여원 뇌물 제공(뇌물수수) △현대차그룹의 최씨 지인 회사 일감 몰아주기(직권남용 강요) △포스코, GKL 등이 스포츠팀을 창단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최씨 측 회사가 이익을 보도록 함(직권남용 강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면세점 재인가 청탁을 받고 K스포츠재단 출연금 70억원 수수(뇌물수수) 등에 대해 최씨가 박 전 대통령과 공모했다고 적시했다.


이 중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뇌물수수다.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수령액이 1억원을 넘으면 법정형이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 징역에 이른다. 대법원의 뇌물죄 양형기준에 따르면 수수액이 5억원 이상이면 징역 11년 이상 또는 무기징역이 권고된다. 이에 대해 검찰은 다음과 같은 논리를 폈다.

 

『안가(安家)라는 밀실에서 이루어진 비공개 단독면담을 통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SK그룹 최태원 회장으로부터 총 592억 원의 뇌물을 수수하거나 요구한 범행은, 안종범, 김종, 장시호, 최태원, 정유라 등의 진술 및 안종범 업무수첩,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실과 각 그룹에서 작성한 단독면담 관련 말씀자료, 최서원의 독일 법인, 영재센터, 미르·케이스포츠 재단에 송금한 계좌거래내역, 2016. 2.부터 2016. 10.까지 9개월 동안에만 총 845회, 일일 평균 3회 이상 이루어진 피고인과 최서원 간의 차명폰 통화내역, 그리고 정부부처에서 작성된 그룹 현안 관련 청와대 보고 문건, 피고인이 삼성물산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국민연금을 동원한 사실이 드러난 문형표 前 보건복지부장관 판결문 등으로 넉넉히 인정됩니다. 』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본 뇌물액수를 총 592억원으로 판단했고, 이를 입증하기 위한 증거자료를 여럿 제시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이 나눈 통화내역과 횟수다. 두 사람은 9개월 동안 총 845회를 통화했다. 한 달에 평균 100회, 하루 3회가 넘는 통화를 했다는 의미다. 분 단위로 쪼개서 일정을 소화하는 대통령이 하루 3차례 이상 최 씨와 통화했다는 것은 사실상 모든 업무를 상의 내지 지시했다고 밖에 추정되지 않는다. 본지도 공개했지만 최씨는 총 5개의 차명폰을 들고 다니며 여러 가지 용도로 이를 활용했다.

 

朴, 사실상 모든 사안 최순실과 논의

 

재판과정에 가장 논란이 되었던 이른바 최순실 태블릿PC에 대해서도 검찰은 명확하게 과학적으로 입증된 증거라고 못 박았다. 보수단체들은 그동안 JTBC가 보도한 태블릿 PC가 최순실 것이 아니라던가, 조작됐다는 주장을 펴며 증거의 신빙성에 문제를 삼았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의 국선변호인도 비슷한 주장을 놓지 않았다.

 

“태블릿 PC의 증거능력에 관련해서도 말씀드린다. 태블릿PC 관련 증거는 위법한 수집 증거에 해당한다. 이 사건은 최서원 소유라고 주장하는 태블릿에 많은 사람 현혹됐다. 국과수 감정결과 나타난 것처럼 무결성이 흠결되었다.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말과 같다. 피고인이 사이비종교에 빠진 것처럼 된 오방색 사진도 이후 사진이다. 특검은 셀카사진을 근거로 최서원 사진이라고 하나, 2012년 6월 경에도 만들어졌다.

 

최서원이 태블릿으로 스스로 찍은 사진이다. 2012년 6월에 나온 것으로 나오는데 같은 사진인데 16년 10월2일에도 만들어진 것으로 나온다. 이런 점은 검찰의 포렌식 자료에도 잘 나타나 있다. 태블릿PC가 누구 소유였는지, 정확한 자료였는지 판단해주기 바란다. 왜 증거로 채택하지 않았는지 이유도 설명해 주시기 바란다.”

 

하지만 검찰은 논고문에서조차 ‘과학적’이란 표현까지 써가며 재반박했다.

 

『피고인이 정호성 비서관을 통해 최서원에게 공무상 기밀이 담긴 청와대 문건 등을 유출한 범행은 정호성, 최서원 진술 및 디지털 포렌식(Forensic) 절차를 통하여 과학적으로 최서원이 사용한 것으로 검증된 최서원의 태블릿PC 내에 저장된 청와대 문건 등에 의하여 충분하게 입증되었습니다.』

 

검찰, 박 구형 통해 이재용 재판부 정면 겨냥

 

검찰 논고문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부분은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법원 판결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검찰은 최종 의견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혐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 피고인은 국민이 아니라 재벌과 유착되었습니다. 피고인은 대통령으로서 헌법과 법률을 통해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광범위하고 막강한 행정, 입법, 사법 권한을 보유한 명실상부(名實相符)한 국내 최고 정치권력자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2016년 기준 국내 주식시장의 6.7%에 달하는 102조 원의 자금으로 삼성전자 지분 9.71%를 비롯하여, 30대 그룹의 주요 계열사 지분 8.85%를 보유한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의 의결권을 동원하여 재벌기업 총수의 경영권을 좌지우지할 수도 있었습니다. 피고인과 단독 면담한 이재용, 최태원, 신동빈은 2016년 자산 총액을 기준으로, 국내 GDP의 37%를 차지하는 삼성, SK, 롯데 그룹의 경영권을 보유한 국내 최고 경제 권력자들입니다.


국내 최고 정치권력자인 피고인이 매년 안가라는 밀실에서 은밀하게 최고 경제권력자들을 일대일로 만나 머리를 맞대고, 자신과 최서원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할 것을 요구하면서 경영권과 직결되는 현안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는 장면은 피고인 스스로 ‘서로 윈윈(Win-Win)하는 자리였다’라고 표현한 바와 같이 전형적인 정경유착(政經癒着)의 모습입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의 논고문을 통해 사실상 이 부회장 2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의 결론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당시 재판부는 5일 선고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이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승계작업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다거나 박 전 대통령과 이 전 부회장 사이에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승계작업을 매개로 승마, 영재센터, 재단 지원을 한다는 묵시적인 인식과 양해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를 근거로 뇌물공여 혐의 중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영재센터),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 행위를 모두 무죄로 뒤집었고, 이는 이 부회장이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돼 석방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1심 재판부는 영재센터 부분을 전부 유죄로 인정했었다.또 이 부회장 2심 재판부는 “삼성 계열사가 추진한 일부 현안이 해결되면 이 부회장의 삼성 지배력 확보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인정할 순 있다”며 “하지만 각 계열사의 경영상 필요가 있었고, 이 부회장 개인에게 미치는 효과도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삼성의 경영권 승계 현안 존재 자체를 부정한 것이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서민들 쌈짓돈으로 조성된 국민연금기금을 재벌기업 총수의 경영권 승계를 돕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했다”고 말했다. 또 검찰은 이 부회장 2심 재판부가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던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을 최종 의견에서 수차례 거론했다.

 

앞서 2월 13일 최씨 1심 선고공판에서 “안 전 수석 수첩은 정황증거로 사용하는 범위 내에서 증거능력이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다만 최순실 재판부도 “승계작업은 ‘부정한 청탁’ 대상으로서 범행 성립 여부와 관련해 중대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그에 대한 당사자들의 인식은 개괄적이거나 광범위한 인식이 아닌 뚜렷하고 명확해야 한다”며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은 인정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 2심 재판부와 같은 판단을 내린 것이다.

 

피고인 박근혜 검찰 구형 논고문 <전문>

 

 

1. 서론

본격적인 논고에 앞서, 먼저 2017. 5. 2. 제1회 공판준비기일을 시작으로 지난 10개월 동안 118회의 기일을 진행하면서 실체진실의 발견을 위해 최선을 다해 주신 재판부의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또한, 이 사건 수사와 재판 과정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신 국민 여러분께도 진심을 담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016. 7. 청와대가 대기업들로부터 500억 원을 모금하여 재단을 설립하였다는 의혹이 처음 제기되었고, 2016. 10. 24. 피고인에게 보고된 중요 청와대와 정부부처 문건들이 비선실세로 주목받던 최서원에게 유출되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공개되면서 온 국민이 현직 대통령이 연루된 국정농단 사태라는 전례없이 충격적인 사건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논고문

 

2016. 10. 27. 국정농단 사태의 실체가 조속히 규명되기를 바라는 국민의 여망을 담아 특별수사본부가 설치되었고, 본격적인 수사를 통해 ‘사초(史草)’로 회자되는 안종범 업무수첩, 피고인과 최서원의 육성이 저장된 정호성 비서관의 휴대전화기, 정치·경제·언론·학계의 유착 실상을 드러내는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장충기 사장의 문자메시지 등 다수의 객관적 증거들을 확보하였으며, 2016. 11. 20. 현직 대통령이던 피고인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강요죄, 공무상비밀누설죄로 인지하고 최서원, 안종범, 정호성을 구속기소하였고, 증거와 수사기록을 모두 특별검사에게 인계하였습니다.

 

2017. 3. 6. 90일 간의 특별검사 수사를 이어받은 이후에는 2017. 3. 10.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파면된 피고인의 혐의에 수사력을 집중하여 피고인이 최서원과 함께 국정을 농단한 사실을 규명하고, 2017. 4. 17. 삼성·롯데·SK그룹의 총수가 연루된 독직(瀆職) 범행과 774억 원에 달하는 재단 출연금 강제 모금, 위헌·위법적인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범행을 주도한 혐의 등으로 피고인을 구속기소하여 이 사건 재판이 이루어지게 되었고,14만 페이지에 달하는 증거기록과 130여 명에 이르는 증인들의 생생한 증언을 토대로 피고인의 혐의 입증에 주력하였습니다.

 

2. 주요 혐의에 대한 증거관계

 

피고인의 혐의를 입증할 주요 증거에 대하여 설명드리겠습니다.


첫째, 안가(安家)라는 밀실에서 이루어진 비공개 단독면담을 통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SK그룹 최태원 회장으로부터 총 592억 원의 뇌물을 수수하거나 요구한 범행은 안종범, 김종, 장시호, 최태원, 정유라 등의 진술 및 안종범 업무수첩,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실과 각 그룹에서 작성한 단독면담 관련 말씀자료, 최서원의 독일 법인, 영재센터, 미르·케이스포츠 재단에 송금한 계좌거래내역, 2016. 2.부터 2016. 10.까지 9개월 동안에만 총 845회, 일일 평균 3회 이상 이루어진 피고인과 최서원 간의 차명폰 통화내역, 그리고 정부부처에서 작성된 그룹 현안 관련 청와대 보고 문건, 피고인이 삼성물산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국민연금을 동원한 사실이 드러난 문형표 前 보건복지부장관 판결문 등으로 넉넉히 인정됩니다.

 

둘째, 18개 대기업을 포함한 53개 전경련 회원사들로부터 774억 원을 강제 모금하여 재단을 설립한 범행은 최서원의 일부 진술 및 안종범, 최상목을 비롯한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실 관계자, 이승철 前 부회장 등 전경련 관계자, 총수를 위시한 개별 기업 관계자, 정현식 前 사무총장을 비롯한 미르·케이스포츠 재단 관계자들의 진술과 안종범 업무수첩, 청와대 보고 문건, 전경련과 개별 기업, 재단 관계자들간 휴대전화 통화내역과 문자메시지 등의 객관적인 물증으로 입증되었습니다.

 

셋째, 피고인이 직권을 남용하여 민간 기업을 상대로 최서원 관련 법인과의 용역계약 체결, 후원금 지급 등을 강요하고, 최서원을 위해 민간 기업의 인사에까지 개입한 범행은 안종범, 조원동, 차은택, 이상화, 김종 및 개별 기업 관계자들의 진술과 그에 부합하는 안종범 업무수첩, 관계자들간 휴대전화 통화내역, 피고인에 대한 보고 문건 등의 객관적 물증으로 명확히 드러났습니다.

 

넷째, 피고인이 정호성 비서관을 통해 최서원에게 공무상 기밀이 담긴 청와대 문건 등을 유출한 범행은 정호성, 최서원 진술 및 디지털 포렌식(Forensic) 절차를 통하여 과학적으로 최서원이 사용한 것으로 검증된 최서원의 태블릿PC 내에 저장된 청와대 문건 등에 의하여 충분하게 입증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피고인과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종사자에 대한 지원을 배제하고 피고인의 지시에 불복하는 공무원들의 사직을 강요한 범행은 피고인의 지시 및 피고인에게 이행 상황을 보고한 내용이 낱낱이 기재된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 문건, 정무수석실, 문체부 작성 문건, 故 김영한 민정수석 업무수첩 및 청와대 교문수석비서관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들 진술과 소위 블랙리스트에 올라 피해를 입은 문화·예술계 관계자들 진술에 의하여 다툼 없이 인정됩니다.

 

3. 피고인의 양형 관련

 

이어서 피고인에게 준엄한 형사처벌이 필요한 이유에 대하여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가. 헌법 가치 훼손

첫째, 피고인은 주권자인 국민에 의해 대통령으로 선출되었지만 비선실세의 이익을 위하여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대통령의 직무권한을 사유화함으로써 국정을 농단하고 헌법 가치를 훼손하였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대통령이 국가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대통령의 헌법 수호 의무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1987년 헌법 개정으로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된 이래 최초로 과반수 득표에 성공한 피고인은 헌법을 수호하여야 할 책무를 방기하였고,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대통령의 직무권한을 자신과 최서원의 사익추구 수단으로 남용하였으며,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할 국가기관과 공조직을 동원하여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질서, 직업공무원제 등 헌법에 의해 보장된 핵심 가치를 유린하였습니다. 그 결과 피고인은 헌정 사상 최초로 탄핵으로 파면되면서 대한민국 헌정사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겼습니다.

 

나. 정경유착(政經癒着)

둘째, 피고인은 국민이 아니라 재벌과 유착되었습니다. 피고인은 대통령으로서 헌법과 법률을 통해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광범위하고 막강한 행정, 입법, 사법 권한을 보유한 명실상부(名實相符)한 국내 최고 정치권력자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2016년 기준 국내 주식시장의 6.7%에 달하는 102조 원의 자금으로 삼성전자 지분 9.71%를 비롯하여, 30대 그룹의 주요 계열사 지분 8.85%를 보유한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의 의결권을 동원하여 재벌기업 총수의 경영권을 좌지우지할 수도 있었습니다. 피고인과 단독면담한 이재용, 최태원, 신동빈은 2016년 자산 총액을 기준으로, 국내 GDP의 37%를 차지하는 삼성, SK, 롯데 그룹의 경영권을 보유한 국내 최고 경제권력자들입니다.

 

국내 최고 정치권력자인 피고인이 매년 안가라는 밀실에서 은밀하게 최고 경제권력자들을 일대일로 만나 머리를 맞대고 자신과 최서원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할 것을 요구하면서 경영권과 직결되는 현안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는 장면은 피고인 스스로 ‘서로 윈윈(Win-Win)하는 자리였다’라고 표현한 바와 같이 전형적인 정경유착(政經癒着)의 모습입니다. 피고인은 과거 권위주의 정부에서 자행된 정경유착의 폐해를 그대로 답습함으로써 헌법이 추구하는 ‘경제 민주화’를 통해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는 자신의 공적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쳤고, 우리 사회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재벌 개혁과, 반칙과 특권을 철폐하여 고질적인 부패 행태의 청산을 열망하는 국민들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으며, 서민들의 쌈짓돈으로 조성된 국민연금기금을 재벌기업 총수의 경영권 승계를 돕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함으로써 천문학적인 손실을 나누어지게 된 국민들에게 말로 다 할 수 없는 충격과 공분(公憤)을 안겨 주었습니다.

 

다. 민간 기업의 사유화

셋째, 피고인은 대기업들로 하여금 자신과 최서원이 운영할 재단 설립자금으로 774억 원을 출연하게 하고, 최서원이 지명한 업체들에 일감과 후원금을 몰아주며, 최서원이 지명한 인물들을 별다른 검증절차 없이 채용하고 승진하게 함으로써, 민간 기업을 자신과 최서원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전유물로 전락시켜 헌법상 보장된 기업경영의 자유, 기업의 재산권을 중대하게 침해하였습니다. 피고인의 이와 같은 행위는 기업과 사회의 진정한 상생을 위한 기업의 자율적인 경영 활동과 사회공헌 활동을 왜곡하는 것으로서 정작 계약을 체결할 충분한 자질을 갖춘 중소기업과 반드시 기업의 후원을 받아야하는 우리 사회의 소외 계층을 희생시켰고 전체 임금노동자의 절반이 비정규직인 현실에서 경제 한파와 고령화로 인한 청년 실업 문제와 취업난을 극복하기 위해 불철주야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젊은 세대들과 그들의 부모들로 하여금 뼛속 깊이 좌절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하였으며 우리 사회가 불법과 반칙이 통하는 사회, 돈과 권력을 가진 특권층만이 성공하고 군림할 수 있는 사회라는 잘못된 인상을 심어 주고, 정부 정책의 공정성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여 국가 발전을 위한 토대이자 소중한 사회적 자본인 ‘국민들의 국가에 대한 신뢰’라는 가치를 무너뜨렸습니다.

 

라. 문화·예술계 양극화

넷째, 피고인은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문화융성’을 3대 국정기조 중의 하나로 천명한 바 있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자신과 정부에 동조하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을 블랙(Black)과 화이트(White)로 편을 가름으로써 문화·예술계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크게 위축시켰으며. 자신의 불법적인 지시를 이행하는데 소극적이라는 이유로 고위공무원을 사직시키는 등 사회적 혼란과 갈등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습니다.

 

마. 피고인의 무책임한 자세

마지막으로, 피고인은 최서원의 국정 개입에 대한 의혹이 여러 차례 제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이를 부인하였고, 오히려 그러한 의혹 제기를 실체가 없는 국기문란 행위, 정치공세라고 비난하면서 온 국민을 기만하였습니다.


피고인은 최서원의 국정 개입이 문제로 대두되자, 대국민 담화를 통해 진상 규명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였음에도 검찰과 특별검사의 대면조사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회피하였고, 청와대 압수수색에 단 한 번도 응하지 않았으며, 자신에 대한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헌법재판소에도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또한 피고인은 주요 국정농단 사건의 증인으로 채택되었으나 일체 출석을 거부하였고, 지난 해 10월 16일 재판부에서 새롭게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더 이상 법원을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주장을 끝으로 정당한 이유 없이 재판출석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피고인은 2016. 7. 국정농단 의혹이 처음 불거진 이래로 약 20개월이 경과한 현재까지 자신의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는 모습을 단 한 차례도 보인 적이 없었으며 ‘정치 보복’이라는 프레임을 설정해 국정농단의 진상을 호도하고 실체진실을 왜곡하면서, 검찰과 특별검사는 물론 사법부까지 비난하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국민들은 피고인이 이제라도 잘못을 통감하고 자신의 책임을 겸허히 인정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은 국민의 이와 같은 기대에 부응하기는커녕 오히려 사법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여전히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으며, 일련의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검찰과 특별검사의 수사,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및 법원의 판결을 통해 자신의 범죄사실이 객관적사실로 드러났음에도 헌법과 법률을 철저히 경시하면서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4. 결론

이제 결론으로 피고인에 대한 구형의견을 밝히겠습니다. 피고인은 국정농단의 정점에 있는 최종 책임자입니다. 국가 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으로서 국정 운영을 총괄하는 지위에 있던 피고인은 국정에 한 번도 관여해 본 적이 없는 비선실세에게 국정 운영의 키를 맡겨 국가 위기 사태를 자초한 장본인입니다.

 

국민들은 반칙과 특권이 아니라,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합의한 규칙을 끝까지 준수하면서 실력으로 성공한 사람이 존경받고, 대통령이 제왕적 권한을 행사하면서 국민의 사상과 문화적 성향에까지 관여하는 나라가 아니라 각자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균등한 기회가 보장되는 가운데 어떠한 직업을 갖더라도 행복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진정 자유롭고 평등하며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꿈꿔왔습니다.

 

피고인은 국민들의 이와 같은 간절한 꿈과 희망을 송두리째 앗아갔습니다. 이 사건은 대한민국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로 기록되겠지만, 한편으로는 국민들의 힘으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바로 세우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제 하루 빨리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고, 심각하게 훼손된 헌법가치를 재확립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이 헌정질서를 유린하여 국가권력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되돌리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시키고 국가 혼란과 분열을 초래하였음에도 진지한 반성이나 사과할 의지가 없다는 점,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법률위반(뇌물)죄의 법정형이 무기 또는 징역 10년 이상인 점, 피고인이 최서원과 함께 취득한 이익이 수백 억대에 이르는 점, 범행을 부인하면서 허위 주장을 늘어놓고 실체 진실의 발견을 방해한 것은 물론이고, 국정농단 사건으로 인한 책임을 전적으로 최서원과 측근들에게 전가한 점, 준엄한 사법부의 심판을 통해 다시는 이 사건과 같은 비극적인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대한민국 위정자들에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반영하여 다음과 같이 구형합니다.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으로서 국정을 농단한 최종 책임자인 피고인에게 징역 30년 및 뇌물에 해당하는 592억 2800만 원의 2배에서 5배 범위 내인 벌금 1185억 원을 선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SundayJournalUSA 리차드 윤 기자


원본 기사 보기:서울의소리
기사입력: 2018/03/06 [11:06]  최종편집: ⓒ 인터넷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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