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텍 굴뚝농성 100일, "폐업 철회하라"

백남주 객원기자 | 기사입력 2018/02/13 [10:10]

파인텍 굴뚝농성 100일, "폐업 철회하라"

백남주 객원기자 | 입력 : 2018/02/13 [10:10]
▲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파인텍 굴뚝고공농성 100일을 즈음해 사태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 : 노동과세계)     © 편집국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공장정상화와 합의이행을 촉구하며 75m 굴뚝 위에서 고공농성을 단행한지 93일째가 된 12, 시민사회단체들이 이대로 보고만 있을 수 없다며 김세권 회장의 약속이행을 촉구했다.

 

스타플렉스 굴뚝고공농성친구들등 종교·시민·노동단체 관계자들은 12일 서울 목동 스타플렉스(파인텍 모회사)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08+93이 절망이 아닌, 새로운 희망의 숫자로 한국사회에 새겨지게 하기 위해 모였다고 밝혔다.

 

파인텍 공장을 인수한 스타플렉스가 공장폐업 및 공장 매각절차에 들어가자 차광호 지회장등 노조는 이에 반대하며 20145월부터 408일간 공장굴뚝에 올라 농성을 진행했다. 당시 굴뚝농성은 스타플렉스 김세권 회장이 새로운 법인을 만들어 해고자를 고용승계 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중단됐다. 하지만 지금까지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공장은 작년 10월 이후 다시 멈춘 상태다. 그로 인해 작년 1112일 파인텍 노동자들은 목동 서울에너지공사 열병합발전소 굴뚝에 올랐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돈의 가치만이 최고인 경쟁사회의 틈바구니 속에서 2200만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살얼음판 같은 현실을 살아야 하는 사회라며 누군가 떨어져 죽었다 해도 눈 하나 줄 겨를 없이 살아가는 이 광폭한 신자유주의 시대 삶의 풍경이 아프다고 꼬집었다.

 

▲ 굴뚝농성 중인 파인텍 노동자. (사진 : 노동과세계)     © 편집국

 

이들은 촛불혁명을 이루었다지만 평화와 평등, 모두의 안녕을 향해서는 한 치도 나아가지 못하는 정치사회 현실이 아프다여전히 또 다른 박근혜들과 이재용들이 사회의 주류가 되는 현실이 암담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그들이 하루 속히 이 평지로 내려오게 해야 한다한국사회 노동자 민중들의 안전이 보장되는 세상으로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2018년 저 하늘바다에 외롭게 떠 있는 세월호가 다시 기울어지게 우리 모두가 가만히 있으면안된다그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은 나와 우리 사회 모든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에 다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오는 19일 고공농성 100일째를 앞두고 집중투쟁주간을 선포한 가운데 129일부터 김세권 회장 약속이행 촉구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설 연휴인 16일에는 설맞이 굴뚝고공농성장 떡국나눔행사를 연다. 또한 ‘100일 집중 문화제(219)’, ‘파인텍 투쟁 승리를 위한 금속노조 결의대회(223)’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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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텍(플렉스) 굴뚝 고공농성 100일 기자회견문]

 

"408+93일의 야만을 목도하며"

 

2014527일부터 201578일까지 ‘408동안 고공농성을 해야 했던 노동자들입니다. 기네스북 최고 기록이라는 야만입니다. 하늘을 나는 새도, 생각이 낮다는 동물도 그렇게 가둬두면 죽거나 미쳐버릴 야만의 현장이었습니다. 그렇게 싸워 합의된 고용승계, 노동조합 승계, 단체협약 승계도 공염불이었습니다. 다시 길거리로 나앉아 싸우던 스타플렉스(파인텍 모회사) 노동자들이 다시75m 고공으로 오른 지 벌써 ‘93째입니다. 사측은 교섭 제의 한번 없고, 정부는 나몰라라입니다.

 

그런 사회가 한국사회입니다. 돈의 가치만이 최고인 경쟁사회의 틈바구니 속에서 2200만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살얼음판 같은 현실을 살아야 하는 사회입니다. 그중 비정규직이 1100만 명입니다. 100대 재벌 사내유보금만 천 조를 넘어선 극악한 독점과 야만과 폭력의 사회입니다. 인구의 0.1%도 안 되는 재벌과 대주주들의 무한한 행복의 독점을 위해 겨울 담쟁이 넝쿨처럼 말라가는 수많은 인간가족들의 풍경이 아픕니다. 누군가 떨어져 죽었다 해도 눈 하나 줄 겨를 없이 살아가는 이 광폭한 신자유주의 시대 삶의 풍경이 아픕니다. 누군가를 보듬기 위해서가 아니라 떨구어 내기 위해서 이전투구로 피눈물을 흘려야 하는 이 경쟁의 시대가 아픕니다. 촛불혁명을 이루었다지만 평화와 평등, 모두의 안녕을 향해서는 한 치도 나아가지 못하는 정치사회 현실이 아픕니다. 여전히 또 다른 박근혜들과 이재용들이 사회의 주류가 되는 현실이 암담합니다.

 

그래서 박준호와 홍기탁은 자신들의 생존권만이 아니라, ‘헬조선 타파!’, ‘노동악법 철폐!’, ‘수구야당 해체!’, ‘국정원 해체!’ 등을 외치며 올라갔나 봅니다. 바보스럽게 이 모든 악의 축들을 이 땅에서 몰아내는 꿈을 꾸었나 봅니다.

 

그들이 하루 속히 이 평지로 내려오게 해야 합니다. 한국사회 노동자 민중들의 안전이 보장되는 세상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2018년 저 하늘바다에 외롭게 떠 있는 세월호가 다시 기울어지게 우리 모두가 가만히 있으면안됩니다. 그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은 나와 우리 사회 모든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에 다름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 시민사회 모두가 굴뚝이들이 되어 오늘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명절을 맞을 수 없는 그들을 응원하고 함께 지키고, 함께 싸우기 위해 모였습니다. 다시는 누구도 저런 삶의 벼랑으로 내몰리게 해서는 안된다는 분노를 안고 모였습니다. 스타플렉스를 함께 응징하겠다는 결의로 모였습니다. ‘가만히 있는촛불정부를 야단치고 혼내기 위해 모였습니다. ‘408+93의 야만을 증언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408+93이 절망이 아닌, 새로운 희망의 숫자로 한국사회에 새겨지게 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그들은 2016년부터 2017년 겨울을 꼬박 박근혜퇴진 광화문 캠핑촌에서 보냈던 촛불항쟁의 주역들입니다. 그들이 다시 2018년 노동자민중 항쟁의 차디찬 봉화가 되어 저 하늘 위 굴뚝에 올라가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는 그들의 투쟁에 함께 해야 합니다.

 

2018212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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