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칼럼] 남편 퇴직 수입이 줄었어요

조기훈 칼럼리스트 | 기사입력 2017/12/07 [02:15]

[꿈꾸는 칼럼] 남편 퇴직 수입이 줄었어요

조기훈 칼럼리스트 | 입력 : 2017/12/07 [02:15]

“남편이 곧 퇴직하는데 수입이 반으로 줄어요.” “못 살 것 같은 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러시군요. 걱정을 많이 하고 있군요.” “현재 남편 수입이 어떻게 되나요?”

 

내담자 남편 수입이 컨설턴트 한 달 수입의 열배가 되었다. 웃으면서 “저보다도 수입이 열 배가 많네요.” 하면서 시작했다. 재무상담의 대부분은 수입이 없거나 수입이 줄어서 힘들다는 내용이다. 수입을 만들거나 늘이기 위해서 무엇인가 하려고 하는데 그 무엇인가는 일이나 새로운 직업 찾기로 귀결이 된다.

 

 

일 상담은 실재 일이 아닐 수 있고, 탐색해 들어가 보면 재무문제나 관계문제가 일을 찾고 직업을 찾는 유발요인일 경우가 많다. 내담자는 국내 모 시중은행 VIP고객이다. VIP고객은 10억 이상 대출이 있거나, 거액(?)의 예금이 있으면 VIP고객이 된단다. 수입이 현재의 반으로 갑자기 줄어든다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생활기준이 수입에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퇴직이나 은퇴 후 재무관리는 금융권에서 다루고 있는 재무 설계와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생애설계 재무영역에서도 금융상품 설계, 보험설계, 투자설계, 세금설계, 부동산 설계, 상속과 증여 등을 다루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컨설팅을 할 때에는 참고적으로만 하고 다른 접근을 시도해야 한다. 은퇴 후는 기본적으로 수입이 일정기간 없어지거나 현격히 줄기 때문에 원론적인 접근은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모 대기업에서 퇴직을 몇 년 앞두고 있는 재직자를 대상으로 생애설계 과정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퇴직을 회사로부터 종용받고 있는 내담자를 상담한 사례가 있다. 인사팀으로부터 지속적으로 퇴직 압박을 받고 있어 너무 힘들다고 한다.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 퇴직하고 싶다고 아내에게 이야기를 하면 말도 꺼내지 못하도록 한다며 고통스러워한다.

함께 상의하고 누구보다도 이해해 줘야할 배우자가 말도 꺼내지 못하게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남편의 수입으로 자신의 가계 생활비는 물론이거니와 친정 부모님 생활비까지 공급하고 있다. 나름 자신도 남편이 퇴직하면 닥칠 재정적인 문제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일 거라고 여겨진다.

 

정상적인 가정이 수입이 준다는 것은 많은 인내를 요구한다. 그것도 반으로 줄어든다면 모든 생활패턴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 요즘은 50대 초. 중반에 퇴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50대 초. 중반에 퇴직을 하게 되면 국민연금소득 개시시점까지 몇 년 동안 수입 공백 기간이 생긴다. 물론 다른 수입원 또는 개인연금 소득이 있거나 직업을 갖게 되어 대체 소득이 있는 사람과는 다를 수 있지만 어찌됐든 원 소득과의 차이가 발생되는 것은 피할 수 가 없을 것이다.

 

여기에서 생애설계 재무 분야 컨설팅이 필요하다. 퇴직이나 은퇴 전에 미리 재무 컨설팅이 있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이미 퇴직이나 은퇴한 후에는 사후약방문일지라도 생애설계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잔여 인생을 의미 있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컨설팅이 필요하다.

 

 

수입이 줄어든 내담자에게는 어떤 컨설팅이 필요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가계 소득이 줄었다는 것, 또는 일정 시점에 줄어들 것이 예견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다. 올바른 인지를 해야만 행동이 뒤따를 수 있다. 앞에서 사례로 살펴 본 남편의 퇴직을 받아들이지 않거나 부정하려고 하면 물리적인 어려움은 물론 정신적 어려움까지 동반 될 수 있다. 상황을 인정하거나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짜증내고 부정하거나 수입원인 가족을 못마땅해 하고 비난하면 재무적 어려움과 함께 관계의 어려움이 겹쳐 자칫 가정 내 갈등상황으로 확산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퇴직한 후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현재 형성되어 있는 재정을 잃은 것이다. 수입원을 만들어 내기 위해 성급히 경험도 없는 자영업을 하거나, 투자를 하면 재산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사무직이나 공무원, 군인, 교사 등의 직업군에 종사했던 사람들이 섣불리 자영업에 뛰어 들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어떻게 하던지 현재 형성된 부동산이든 현금자산이든 재산을 잘 지켜야 한다. 둘째는 재산을 불리는 것이다. 잃을 것을 두려워해 그냥 현금으로만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부자가 되려면 은행을 떠나라“-심영철. 한국경제-란 책도 있다. 은행 보통예금통장에 잠겨 두지 말고 적극적으로 안전한 투자처를 찾아봐야 한다.

셋째는 줄여야 한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불필요한 소비를 많이 한다. 집에 양문형 냉장고가 있고 김치냉장고가 있으며 냉동고가 있는 지인은 다시 냉동고를 추가로 구입한다고 한다. 저장식품을 넣어 둘 곳이 부족하다고 한다. 식품회사도 아니면서 참으로 안타깝다. ’냉장고를 비워라‘는 TV 프로그램 에서 처럼 우리는 냉장고를 비워야 한다. 묶음상품을 사고 필요한 양보다 더 구매한다. 필자는 마트에 가면 가능하면 카트를 이용하지 않는다. 바구니를 이용한다. 큰 카트를 밀고 가면 채워야 하는 심리가 작동한다.

넷째는 적응해야 한다. TV 프로그램 중에 ‘비정상회담’이란 프로그램이 있다. 50세 미혼인 방송인 K씨가 결혼해야 하느냐? 노후 준비를 해야 하느냐? 미션이 주어졌는데 노후준비를 해야 한다고 결론이 나왔다. 그러나 K씨는 자신은 결혼을 해야지 노후준비는 필요 없다고 항변했다. 이유는 유명하지 않을 때 한 달에 10만원으로 살았다고 한다. 지금 형성된 재산으로 충분히 노후까지도 살아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믿기지 않았으나 다른 TV 프로그램 에 출연해서 집에서 식사하는 식탁 촬영영상을 보고 충분히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밥과 김치, 밑반찬 한 개를 가지고 식사를 하고 있었다. 우리가 꼭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수입도 줄면 생활규모도 줄여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너무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노후 인생은 관계가 중요하다, 관계가 깨어지면 다른 것들도 연쇄적인 반응으로 환경이 나빠질 수 있다. 특히 자녀와 형제간 너무 인색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자녀의 육아도 도와주고 가사도 도와주면 예상외의 소득이 생길 수 있다.

 

 

내담자는 아쉬워하는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현실을 받아들어야 하는 것이 고통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곧 적응하는 것이 또한 사람임을 믿으면 된다.

 

[조기훈 칼럼리스트, 꿈세생애설계협동조합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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