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포토라인 우병우, 너! 어디 아파?"

[이기명 칼럼] 적폐청산 반기 든 검은세력 더이상 준동하지 못하게...

이기명 칼럼 | 기사입력 2017/12/05 [10:56]

"네번째 포토라인 우병우, 너! 어디 아파?"

[이기명 칼럼] 적폐청산 반기 든 검은세력 더이상 준동하지 못하게...

이기명 칼럼 | 입력 : 2017/12/05 [10:56]
‘형. 어디 아파?’ 이런 질문을 받을 때 자기 걱정을 무척 해 준다고 생각한다면 정상적인 사고다. 한데 걱정이 아니라 ‘너 어디 혼 좀 나볼 테냐’로 해석하는 사회라면 정상적이 아니다. 오늘의 세상에서는 비정상이 정상으로 행세하고 정상은 비정상으로 매도되는 판이니 말도 제대로 해석하다가는 바보가 되기에 십상이다.
 
이석수 검사는 대통령 박근혜가 임명한 청와대 특별감찰관이다. 특별감찰관이 무엇을 하는지는 새삼 설명할 필요도 없다. 나쁜 놈 조사해 처벌하는 것이다. 바로 대통령의 지시를 이행하는 암행어사다.
 
이석수 감찰관은 지난 4월, 안종범과 K스포츠재단, 미르재단이 기업에 돈을 요구했다는 것을 알고 내사에 착수했고, 7월에는 우병우의 처가와 넥슨 간의 땅 거래. 우병우 아들 꽃보직과 관련해서 내사에 들어가게 됐는데 내사를 당하는 입장인 우병우가 느닷없이 이석수에게 ‘형! 어디 아파?’ 했다면 이를 예사로 들을 바보는 아마 세상에 없을 것이다.
 
‘너 미쳤니?’ ‘너 제정신이냐’ 좀 더 심하게 해석하면 ‘너 죽고 싶으냐’하는 소리로 해석을 해도 틀림이 없다. 우병우가 이 소리를 한 이후 이석수는 ‘국기문란행위’를 했다는 혐의로 감찰관직에서 물러나 검찰조사를 받았고 사표를 쓰는 신세가 됐다. 만약에 이석수가 ‘형 어디 아파’ 소리를 들었을 때 얼른 알아듣고 ‘응 아팠는데 이제 다 나았어.’ 하면서 무릎을 접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거야 알 수 없다. 눈치가 빠르면 절에 가서 젓국을 얻어먹을 수 있다는 속담이 생각난다.
 
머리 아픈 형이 많아야 좋은 세상
 
충신이 있어야 현군이 있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국무회의 장면을 보면서 저 중에서 머리 아픈 참모가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저들 중에 지금 상처 없이 편안히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언제 소환장이나 가택수색 영장이 나타날까 전전긍긍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박근혜에게 ‘누나’라고 부른다는 윤상현이 있다. 엄청 가까운 사이라고 할 수 있다. 전두환의 사위였다가 이제는 롯데 가의 사위도 됐으니 사람 보는 눈이 대단한 것인가. 이런 눈이었으면 박근혜도 일찍이 알아보고 ‘누나 어디 아파’ 해야 했지 않았을까.
 
‘누나 어디 아파?’ 끈질기게 충언을 했다면 오늘날 박근혜를 저 지경까지 만들지는 않았을 거로 생각한다. 진짜 충신은 내 목을 내놓고 왕을 위해 충언을 한다. 그런 충신이 많을수록 나라는 튼튼해진다. 대한민국에 그런 충신이 누구냐고 물으면 누굴 꼽을지 궁금하지만, 골치 아픈 생각은 접어두고 그럼 간신은 누구냐고 물으면 국민들의 열 손가락이 모자란다고 할 것 같다.
 

바로 이 시간에도 법원에서는 국사를 망친 혐의로 이명박근혜 정권의 고위공직자들이 심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범죄의 정점이라고 할 박근혜는 재판을 거부하면서 궐석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자신이 대통령일 때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하고 승복해야 한다고 몇 번이나 강조했던 자신의 말은 까맣게 잊었단 말인가. 참으로 편리한 기억력이 아닐 수 없다. 이야말로 머리가 진짜로 많이 아픈 것이다. ‘법꾸라지라’는 별명으로 부르는 우병우는 4번째 포토라인에 섰다.
 
"1년 사이 포토라인에 네 번째 섰습니다." "이게 제 숙명이라면 받아들이고 헤쳐 나가는 것도 제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하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고 숙명이라는 발언은 인과응보로 해석하면 될 것이다. 박근혜 정권을 쥐고 흔들던 실세의 모습은 초라하다. 권력의 무상함을 새삼 느끼게 한다. 그러나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법이 살아있는 세상이 된다.
 
"심재철 머리 쪽에 질환이 있는 것이 아니냐"
 
포토라인에서 기자를 째려보던 우병우의 눈은 사라지고 짧은 한숨이 나왔다. 자신의 친정인 검찰에 대해서 이렇게 원망할지 모른다. 나하고 무슨 원수가 졌기에 네 번씩이나 포토라인에 세우냐. 얘들이 진짜 어디 아픈가? 그러나 이제 이 질문은 우병우가 받아야 한다. ‘병우야. 너 진짜 많이 아프냐?’
 
우병우의 절친인 최윤수 국정원 2차장이 검찰에서 16시간 조사를 받았다. 우병우는 최윤수의 구속영장 신청이 가슴 아프다고 했다. 우병우와 연결된 검사와 고위 공직자들이 좌불안석이다. 일찍이 우병우를 붙들고 ‘병우야. 너 어디 아프냐? 약 좀 먹어야겠다.’ 충고했다면 오늘날 이 지경으로 전락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병우의 뒤를 이어 거명되는 이름들만 해도 눈이 부시다. 이 좋은 인재들의 머리를 어떻게 고쳐 쓴단 말인가
 
머리들이 너무 좋아서 그런가. 심재철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내란죄’라는 무시무시한 죄명을 씌웠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노회찬은 심재철을 향해 ‘머리 쪽에 질환이 있는 것이 아니냐’고 걱정했다. 그야말로 ‘머리 아프냐’다. 그럼 심재철이 대통령에게 내란죄를 씌운 이유는 무엇인가.
 

    

 
"내란죄의 핵심인 국가 정체성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다. 헌법의 핵심가치인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 질서, 법치주의와 적법절차를 무시하거나 폄하해 국민들로 하여금 그 가치의 중요성을 오도하게 하는 것이 대표적"
 
길이 아니면 가지 말고 말이 아니면 하지 말라는 옛말이 있다. 그러나 심재철은 명색이 국회의원이고 거기다가 국회 부의장이다. 노회찬의 말마따나 정신이 이상해진 국회 부의장이라면 나라를 위해서도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국회 차원에서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 같다.
 
대한민국의 머리는 아프지 않은가
 
북한의 신형 ICBM 발사가 성공했다. 김정은은 ‘핵무력’이 완성됐다고 호언장담했다. 트럼프가 답답할 것이다. “대북정책에서 변한 건 없고 우리가 해결할 것”이라고 했지만 뭘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안갯속이고 우리 역시 답답하다. 가장 느긋한 것은 김정은이 아닐까. ‘어디 아프냐?’ 물으면 ‘아픈 데 없다’고 할 것 같다.
 
국정원이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 명칭은 ‘대외안보정보원’으로 한다. 모든 수사권은 폐지하고 정치관여를 목적으로 하는 정보 수집은 금지키로 했다. 박정희가 중앙정보부를 만든 이래 정보부는 바로 국민의 저주를 먹고 살았다. 정보부로 해서 한 번뿐인 소중한 인생을 말아먹은 국민들이 얼마나 많은가. 국정원이 국가안보라는 일만 제대로 했다면 국민들은 업고 다니고 싶었을 것이다.
 
원세훈이 200만 불을 빼돌렸다는 혐의가 포착됐다. 국정원장을 제대로 하고 물러난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가. 이제 국정원이 정말 제대로 바뀌기를 국민들은 간절하게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정원의 적폐를 완벽하게 청산해야 한다. 비단 국정원뿐이 아니다.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와 관련된 문화기관의 공직자들도 정리해야 한다. 그밖에 국가권력을 등에 업은 정부 기관들이 지금까지 저질러 온 적폐는 국민들이 치를 떤다. 그것은 바로 오늘의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을 하고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는데 가장 큰 장애가 되고 있다.
 
솔직히 국민은 정부가 하는 일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이 있다. 그것은 바로 과거 권위주의적인 정권이 저질러 온 악몽 때문이다. 과거 정권이 국민과의 약속을 제대로 지킨 것이 얼마나 되는가. 지금 여기저기서 터지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비리가 그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것을 문재인 정권은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정권이 출범한 지 이제 6개월이다. 오늘의 시점에서 문재인 정권이 받는 국민의 지지는 놀랍다. 솔직하게 이 같은 지지는 문재인에 대한 신뢰 때문이다. 이를 지키기 위해 정권의 공직자들은 사력을 다해 노력해야 한다. 국민과의 약속은 세상없어도 지켜야 한다. 무사안일로 적당히 넘어가려는 공직자는 가차 없이 쫓아내야 한다. 정권창출에 공이 있다 해서 그것을 훈장처럼 달고 호가호위하는 자들이 있다. 국민들의 눈에는 그것이 보인다. 국민이 신뢰하는 조국 교수의 민정수석실이 해야 할 일이 바로 그런 일이다. 신뢰에서 나오는 힘이란 대단한 것이다.
 
이제 국민의 증오로 망하는 정권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 한국당이나 국민의 당도 반대를 위해서 존재하는 정당이 아니라 경쟁을 해서 국민의 존경과 신뢰를 받는 정당이 되어야 할 것이다. 입만 열었다 하면 차마 들어주기 힘든 막말타령의 야당대표도 이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이제 국민에게 ‘어디 아프냐?’는 소리는 절대로 듣지 말아야 한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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