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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7.12.15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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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참사, 대한민국軍 기본이 무너졌다"
부대복귀 병사 사격장 빚나간 총탄 맞아 사망, 사후조치도 엉망
 
김양수 칼럼니스트

[신문고뉴스] 김양수 칼럼니스트 = 2017년 9월 26일. 강원도 철원에서 진지 공사를 마치고 부대로 복귀하던 병사가 난데없이 날아든 총탄에 머리를 맞고 숨졌다.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아니 상상하기조차 힘든 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사건 발생 직후 군 당국의 발표는 ‘병사가 사격장에서 날아든 도비탄(跳飛彈)에 머리를 맞았다.’ 고 발표했다. 사고 당시 인근 사격장에서 사격 훈련이 있었고, 사격장에서 발사된 탄환이 다른 곳에 맞고 튀어 정말로 운이 없게 병사의 머리에 맞았다는 설명이었다. 여기서 등장한 생소한 단어 도비탄은 ‘사고는 결국 불가항력적’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하지만 사건 직후 병사를 검시한 군의관의 의견은 탄환은 어딘가를 맞고 튄 것이 아니라 병사를 직접 가격했다는, 즉 도비탄이 아니라 유탄이라는, 군 당국의 초기 발표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내용이었다.

 

이에 국방장관은 즉시 사건을 원점에서부터 재조사할 것을 지시했고, 어제 발표된 군의 특별조사 역시 사망원인은 도비탄이 아닌 유탄에 의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 사고가 난 군부대 사격훈련장...jtbc 뉴스화면에서 캡쳐     © 편집부

 

조사 내용은 황당함 그 자체이다. 사격장과 유효사거리에 위치한 병사의 이동통로 사이 탄환을 막을 어떠한 안전장치도 없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격장 관리 병력은 훈련 중 위험지역의 병력 이동을 통제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사망한 병사를 통솔할 책임이 있는 간부 또한 사격장 지역을 통과하며 사격 훈련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병력을 이동시키는 치명적 실수를 저질렀다.

 

사고 발생 후 사후조치 또한 엉망이었던 것 같다. 보다 신속히 후송했더라면, 후송 중 헬기에서 응급조치가 가능했더라면, 병사가 사망에까지 이르진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던 것을 보면 말이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세월호 참사의 데자뷰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부실한 선체 개조와 과적, 무리한 운행과 조타(操舵), 사고 직후 상황을 통제할 컨트롤 타워의 부재, 그로 인한 초기 구조 활동의 실패 등 하나의 실수가 아닌 총체적 부실이 야기한 참사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말이다. 이에 이번 참사와 관련하여 책임이 있는 모든 주체들에겐 일체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나는 이번 참사에서 모두가 간과하고 있을 지도 모르는 한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왜 사격장 관리 요원들은 사격 훈련 중 병력 이동을 통제하지 않았고, 진지 공사 병력의 인솔자 또한 사격 훈련 시 병력 이동을 금지하지 않았을까? 혹시 전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여러차례 되풀이 되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 문제가 없어서 이들의 직무유기와 근무태만은 일상이 된 것이 아닐까?

 

발표 내용에 따라 사격장과 사고 현장을 보자.

 

사격장의 표적은 200미터 거리, 방호벽은 약 280미터 거리, 피해 병사는 약 340미터 거리에 있었다고 한다. 총구가 통상 조준선보다 2.39도만 들려도 탄환은 사고지점까지 직선으로 날아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고 그래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그렇다면 사격 훈련을 하는 병사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과연 이토록 어이없는 참사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가? 있다. 실제로 그런 상황이 일어났다.

 

200미터 사격은 대한민국 보병 전술 사격의 기본이다. 사격 훈련 시 25미터 거리 영점 사격으로 총의 영점을 잡고 나서 본 사격으로 200미터 사격을 실시한다. 국방부 조사단은 이때 2.39도 이상으로 총구가 올라가면 이번 사고에서 사망한 병사가 있는 쪽으로 탄환이 날아간다고 했다. K2 소총의 반동을 고려하면 총구가 그 정도 각도 이상 위로 올라가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는 것이다.

 

이 사고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청춘이 희생되었다. 그렇다면 누군지 규명할 수도 없고, 규명하고 싶지도 않은 그 흉탄을 발사한 주인공은 대한민국 보병 전술 사격의 기본인 200미터 사격에서 표적을 맞추거나 표적 근처로 탄환을 보내기는커녕, 상하 길이 14미터 표적의 상방 10미터 이상 높이로 사격을 했다는 의미가 된다. 표적을 조준했는데 총구를 2.39도이상으로 들어버린 것이다.

 

그날의 사격이 신병 훈련 코스라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날의 사격 훈련은 전방에 배치된 대한민국 정규 사단 소속 현역 병사의 전투력 유지와 평가를 위한 사격이었다. 그런데도 유탄으로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면  당사자에겐 가슴 아픈 이야기이겠지만 그 병사는 오발을 했거나, 사격 실력이 학생으로 치자면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수준이었다는 의미가 된다.

 

이는 사격장 통제 책임이 있는 주체들의 직무유기와 근무태만의 이유가 될 수도 있다. 그들은 훈련병도 아닌 실무 근무자가 사격장에서 그토록 어처구니없게 사격을 할 리가 없다고 속편하게 생각할 수도 있었다는 거다. 아니라면 영점사격에 탈락했음에도 사선에 올렸을 수도 있다.

 

나는 직무유기와 근무태만의 당사자들을 두둔하고자 하는 것도, 군인으로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어설픈 사격으로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한 ‘고문관’ 같은 병사에게 책임을 묻고자 함도 절대로 아니다.

 

나는 이번 참사에서 아무도 거론하지 않지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숙제가 참사를 야기한 근본 원인 중 하나임이 분명한 현역 병사 사격 수준의 관리 문제임을 지적하고자 한다. 군의 특별조사 결과 방호벽 넘어 인근 수목지대에 유탄 탄흔이 70군데 이상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는 그동안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지만 적지 않은 병사들의 사격술이 낙제점이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총기는 병사의 목숨과 같다고 한다. 하지만 총기를 자신의 목숨처럼 소중히 아끼고 보살피며 닦고 조이고 기름 친다 하여도 실전에서 자신의 총으로 적을 맞출 수 없다면 그런 병사를 과연 우리는 군인이라 부를 수 없다. 그런 병사들이 넘쳐나는 군대에게 우리는 우리의 안보를 믿고 맡길 수 없다.

 

아무리 의무복무로 끌려와 시간 떼우고 대충 머물다 가는 곳이라 하여도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며 국가안보의 핵심인 조직이 바로 대한민국 국군이다.

 

아름답게 진보를 주장하시는 분들께서 군인의 인권도 소중하다고 목청을 높이셔도 그 소중한 국민의 인권을 외침으로부터 제대로 지기키 위해서 군인은 군인의 본분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보병에게 있어 사격은 본분의 기본 중 기본에 해당하는 분야다.

 

나는 이번 참사를 계기로 대한민국 국군이 과연 군인의 기본 술기를 얼마나 제대로 관리하며 유지하는지 철저하게 조사하고 검증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사격훈련 시 평균 점수는 어느 정도이며, 낙오자는 몇 %인지, 그리고 낙오자의 사격술 향상을 위해 국군에서는 어떤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는지 등을 이번 국정 감사에서 다루어야 한다. 안보와 직결된 문제라 밝히기 어렵다고 해도 대외기밀로 처리하고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   

 

북핵 위협이 날로 가중되는 요즘, 전술핵 배치와 핵잠수함 건조 주장이 공공연하게 거론되고 있다. 생각만 해도 눈이 튀어나올 것 같은 고가의 첨단 무기 도입 주장도 난무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휘황찬란한 장비를 굴리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즉 그 사람은 대한민국 군인이다. 그런데 그 군인이 소총 사격에서 200미터 표적도 맞추지 못해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 그런 그들에게 관리와 통제의 책임만을 따질 뿐, 그 참사로 드러난 한없이 저렴한 자질의 단면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이는 말이 되지 않는다.

 

대통령 문재인은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그렇다면 우선 군대다운 군대부터 만들어야 한다. 군대마저 기본이 무너진 상황에서 공허한 적폐청산 타령은 공염불이다.     


원본 기사 보기:신문고뉴스
기사입력: 2017/10/12 [10:55]  최종편집: ⓒ 인터넷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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