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상원외교위원장 공격 자중지란

코커 "백악관이 매일 트럼프 말리는 성인돌봄센터로 전락해 부끄럽다"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7/10/10 [10:19]

트럼프, 상원외교위원장 공격 자중지란

코커 "백악관이 매일 트럼프 말리는 성인돌봄센터로 전락해 부끄럽다"

서울의소리 | 입력 : 2017/10/10 [10:1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이 거친 설전을 주고받으며 충돌했다. 트럼프는 코커 위원장이 선거를 도와달라고 구걸했다며 인신공격을 했고, 코커 위원장은 트럼프가 미국을 3차 세계대전으로 끌고갈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

 

트럼프의 외교안보 노선을 두고 이어지던 두 사람의 갈등이 공개적으로 표출된 것이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의 코커 위원장 공격 등 트럼프의 공화당 출신 상원 핵심 의원과의 자중지란은 이란 핵합의 처리나 세제 개편안 의회 통과 주요 현안 추진에 차질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코커 위원장과 소원해지는 것은 자신의 입법 의제들을 위험에 처하게 하는 모험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트럼프의 잇따른 내부 공격에 대해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격분한 상태라고 전했다.

 

트럼프와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와 관계는 트럼프케어 입법 실패 이후 완전히 틀어졌다. 린지 그레이엄, 존 매케인, 제프 플레이크 등 중진 의원 등도 트럼프의 비난 세례를 받았다. 

 

트럼프는 8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밥 코커 의원은 (내년) 중간선거 때 자신을 지원해달라고 구걸했다”며 “나는 ‘노’라고 말했고 그는 중도 하차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국무장관직도 원했지만, 나는 ‘됐다’고 거절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8일 트위터에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이 내년 중간선거 출마를 위해 자신의 지지를 구걸했으나 거절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아래에는 트럼프의 주장을 반박하는 비판 댓글들이 달려있다.  /트위터 캡쳐

 

이어 “코커가 우리의 위대한 어젠다에 부정적 목소리를 내며 훼방 놓을 것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며 코커 위원장이 자신을 비판하는 것은 중간선거 지원을 거절하고 국무장관을 시켜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재출마할) 용기가 없었던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트럼프의 이날 공격은 코커 위원장이 지난주 자신을 비판하며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편을 든 데 따른 반격이었다. 틸러슨 장관이 지난 1일 북한과 대화채널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히자 트럼프는 시간낭비라고 반박했다. 코커 위원장은 이에 틸러슨 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등 세 명에 대해 “우리나라를 혼란 상태로부터 지켜주는 사람들”이라고 칭찬했다. 

 

트럼프가 ‘폭로’ 형식으로 자신을 비난하자 코커 위원장도 즉각 트위터를 통해 “백악관이 성인돌봄센터로 전락해 부끄럽다”고 반격했다. 그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지원을 약속하며 내년 선거 출마를 종용했지만 자신이 거절했다며 트럼프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CNN은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보도했다.

 

코커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리얼리티 쇼처럼 수행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다른 나라들에 대한 무분별한 위협이 미국을 3차 세계대전의 길로 이끌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가 진행 중인 협상에 대해 트위터로 언급함으로써 미국이 피해를 본 사례를 나는 여럿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의 틸러슨 장관 비판 트위터를 거론하며 “많은 사람들이 일종의 ‘굿 캅, 배드 캅(좋은 경찰, 나쁜 경찰)’ 역할 분담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트위터는 충동적인 것이지 전략적인 게 아니라는 의미다. 그는 “백악관에선 단 하루도 트럼프를 말리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 날이 없는 것을 나는 사실로 알고 있다”며 주변의 고위 관리들이 트럼프가 무책임한 충동에 빠지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커 위원장은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한 몇 안되는 상원의원 중 한명이었다. 덕분에 부통령 러닝메이트와 국무장관 후보로도 거론됐다. 이후에도 트럼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의회 내 인물 중 한명이다. 두 사람은 최근까지 가끔 골프회동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코커 위원장은 트럼프와 대외정책에 대해 논의하면서 좌절감을 느꼈다고 밝힌 바 있다. 

 

코커 위원장은 트럼프가 이란 핵합의를 파기하기로 결정해도 후속 절차 진행의 칼자루를 쥐고 있다. 틸러슨 장관이 해임된다면 이후 이어질 장관 청문회의 주도권을 쥔 사람도 코커 위원장이다. 그는 상원 예산위원회 소속이기도 해서 트럼프 정부의 핵심 정책인 세금개편안의 통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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