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가고 싶다①] 명성황후의 금오도

이희경 기자 | 기사입력 2017/08/21 [09:59]

[그 섬에 가고 싶다①] 명성황후의 금오도

이희경 기자 | 입력 : 2017/08/21 [09:59]
▲ 금호도 비렁길     © 이희경 기자

과거 명성황후가 사랑했던 섬, 최근에는 대통령도 가고 싶은 관광지로 꼽을 정도로 보물들이 많은 섬이 바로 금오도다.

 

유인도와 무인도를 합쳐 30여 개의 크고 작은 섬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금오열도의 본섬이자 면소재지인 금오도는 여수에서 가장 큰 섬이자 우리나라에서 21번째 큰 섬이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중심 섬인 금오도는 면적 27, 해안선 길이 64.5, 해안은 소규모의 만과 갑이 발달해 비교적 드나듦이 심하며 특히 서쪽은 반도처럼 바다로 도출돼있다.

 

최고봉은 서쪽에 솟아있는 매봉산(382m)이며 그밖에 동쪽의 옥녀봉(261m)을 비롯한 200m 내외의 산이 대부분이다.

 

금오도는 다른 섬에 비해 숲이 울창해 검게 보였기 때문에 거무섬이라고 부르던 것을 음이 비슷한 한자로 표기하면서 금오도가 됐다.

 

금거북을 닮아서 지어진 이름이라는 설도 있다. ‘청구도대동여지도에는 거마도(巨磨島)라고도 하였는데 거무섬의 이름을 비슷한 한자로 표기한 경우다.

 

일반인 출입 금했던 황장봉상

 

기록상으로 금오도가 등장하는 때는 조선시대부터다. 주로 바닷길과 왜구의 침입, 소나무를 기르던 봉산(封山), 금오도에 표착한 난민, 금오도 개발 등에 관한 내용이다.

 

1872년에 제작된 전라도 순천 방답진 지도에는 거마도(금오도)는 황장봉산(黃腸封山)이며, 산꼭대기에 오르면 동남쪽으로 일본의 대마도가 보인다라고 기록돼 있다.

 

조선시대 금오도는 궁궐을 짓거나 보수할 때, 임금의 관을 짜거나 판옥선 등의 전선을 만들 재료인 소나무를 기르고 가꾸던 황장봉산으로 사람의 출입을 엄격히 금했다고 한다.

 

고종 2(1865) 9월에는 태풍에 쓰러진 소나무로 경복궁을 다시 지을 때 활용했다고 전해진다.

 

임금의 관을 짜는 황장목을 보호하기 위해 왕실에서 직접 관리하던 금오도는 1885, 봉산 해제와 함께 사람들의 발길이 시작됐다. 인근 섬에 비해 일반인의 입도가 훨씬 늦은 출발이었다.

 

금오도는 자연산 전복, 해삼, , 멸치 등이 풍부한 수산자원을 자랑한다. 특히 우리나라 최대의 감성돔 산란지로 소문이 나 사시사철 강태공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 보리, , 고추, 마늘, 고구마 등의 농산물도 자급자족이 가능할 정도로 생산되는데, 봄철 미각을 돋우는 취나물, 토종 허브라 불리는 머위, 중풍에 특효를 지닌 것으로 알려진 방풍 등은 전국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금오도의 특산물이다. 특히 방풍은 천연 퇴비만을 사용해 재배한 후 농가소득을 올리는 효자 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 섬에는 노랑때까치, 제주휘파람새 등 40여 종의 조류가 서식하고 있는데, 그 수가 2천 마리가 넘는다고 한다.

 

한국 최초 목사안수 받은 이기풍 목사 순교지

 

금오도 우학리마을에 있는 우학리교회는 1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성지 순례지로 유명하다.

 

지역 유지들의 힘으로 설립된 이 교회는 한국인 최초로 목사 안수를 받은 이기풍 목사가 10년간의 선교를 마치고 우학리교회 교역자로 부임한 후 신사참배를 반대하다 일제에 의해 투옥, 고문을 당해 생을 마감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 금호도 출렁다리     © 이희경 기자

비렁길로 전국적 유명세

 

금오도의 매력은 무엇보다 아찔한 절벽을 따라 걷는 비렁길이다. 함구미에서 장지까지 18.5, 5개 코스로 조성된 비렁길은 넋을 놓게 하는 비경도 비경이지만 이름조차 생소한 야생화와 섬 주민들이 품은 숱한 얘기들을 접할 수 있어 걷는 재미를 더한다.

 

비렁길 1코스에 있는 송광사 절터에 전해지는 전설에 의하면, 보조국사 지눌이 모후산에 올라가 좋은 절터를 찾기 위해 나무로 조각한 새 세 마리를 날려 보냈는데 한 마리는 순천 송광사 국사전에, 한 마리는 여수 앞바다 금오도에, 한 마리는 고흥군 금산면 송광암에 앉았다고 하며, 이것을 삼송광(三松廣)이라 부른다고 전한다.

 

함구미에서 안도까지 잘 정비된 25.7의 도로는 명품 자전거 하이킹 코스로 정평이 나 있다. 3시간이 소요되는 이 코스는 다도해 풍광을 한 눈에 담고 달리는 하이킹으로 매니아들 사이에 인기다.

 

금오도는 비렁길 개방으로 전국적 유명세를 타면서 여수연안여객선터미널, 돌산 신기항, 백야선착장에서 출발하는 정기 여객선이 수시로 운항돼 교통이 편리한 편이다.



 


원본 기사 보기:cnbc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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