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유권자 머릿속에 국민의당은 없었다

임두만 | 기사입력 2017/08/21 [09:12]

호남 유권자 머릿속에 국민의당은 없었다

임두만 | 입력 : 2017/08/21 [09:12]

[신문고뉴스]임두만 편집위원장 = 호남소외론은 문재인 세력이 가진 최대의 난관이었다. 노무현에서 문재인까지의 ‘영남야권’이 민주당 주류가 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호남야권’ 주류였으므로 이들이 전면에 나서는 과정에서 ‘호남야권’ 주류는 밀려나고 또 밀려나므로 ‘호남소외론’은 확산되었다.

    

그리고 결국 천정배는 이 호남소외론을 앞장서서 치고 나왔다. 정면으로 ‘호남정치복원’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2015년 4월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에서 무소속 단신으로 ‘새정치민주연합’ 당 세력 전체와 한판 승부를 벌였으며 승리했다. 이에 당시 이 파급력은 매우 강했다.

 

그 파급력으로 나타난 것이 국민의당이다. 따라서 국민의당은 누가 뭐래도 그 본거지가 호남이다. 이에 현재 전당대회 당 대표 및 지도부 선거에 출진한 후보들은 지금 본거지 호남의 민심에 호소하느라 여념이 없다. 자신의 당선만이 아니라 본거지의 지지기반 안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지난 2016년 4월 총선에서 호남 전체 지역구 28개 중 23개를 장악하는 기염을 토했다. 다시 말하지만 이의 원동력은 호남소외론이다. 그러나 이 같은 총선의 압승으로 국회의원 23명이 있는 지역이지만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는 참패했다. 개표결과 210만여 표를 얻은 민주당 문재인 후보에 비해 95만여 표만 얻으므로 더블스코어 이상의 격차를 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홍준표의 득세로 위험을 느낀 호남 유권자의 문재인 표쏠림 현상이란 분석도 한다. 그리고 실제 현지에서 그런 움직임은 확연히 나타났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텔레비전 토론회를 통해 나타난 안철수 후보의 준비되지 않은 모습과 김대중과 햇볕정책에 대한 모호한 잣대 등이 호남유권자들의 인식에 미흡함으로 비쳐 비토를 당했다는 분석이 더 정확하다.

 

국민의당은 8.27 전당대회의 바람몰이를 통해 다시 호남에서 당의 근간 회복을 노리지만 힘들어 보인다. 정동영 천정배 등의 대표후보 활동과 박지원과 동교동계 등이 바닥작업을 열심히 하는 것 같으나 안철수 세력의 때 아닌 ‘탈호남’론까지 나오면서 국민의당 바람은 미동도 없다.

 

이미지 출처 : 국민의당 페이스북

 

“누가 된 들, 밸 다를 거시 있것소?”

    

정말 오랜만에 목적지 없이 플랜도 없이 손수운전으로 아내와 지유여행길에 오른 첫날, 익산시 마동에서 갈치조림을 잘한다는 식당 의자에 지역 지인과 밥상을 받았다. 당연히 얘기의 주된 화제는 국민의당 전당대회였다. 그러나 지인도 그 누구도 이런 화제 자체에 관심이 없었다.

    

이런 인식은 여행 내내 듣고 느낄 수 있었다. 해남, 진도, 보성, 고흥 목포 부안...앞서 언급했지만 시간의 구애도 사람의 가림도 없었다. 만나는 사람이 대화의 상대였으며 자동차가 멎는 곳이 여행지였다. 그런데 그런 내가 맞닥뜨린 여론은 “문재인 대통령 잘한다”와 “안철수를 너무 몰랐다”였다.

    

서울의 지인들은 현재 나타나는 문재인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에 대해 종종 의문을 표한다. 즉 70~80%라는 여론조사 지지도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특히 호남지방 지지율이 90%가 넘는다는 점에 대해 비판 겸 회의 일색이었다. 그리고 나 또한 거의 같은 생각이었다.

 

그런데 지난 나흘간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만난 누구도 문재인 비토 정서를 보이지 않았다. 가장 낮은 평가가 흡족하지 않지만 문재인 정권이 실패하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 하나...내가 만난 많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국민의당 때문에 문재인 정권의 호남우대가 도드라진다”는 점에 동의한 것이다. 나는 이를 호남소외론의 반대급부로 봤다.

 

만약 국민의당이 없는 상태에서 지난 총선 당선자가 민주당 일색이었을 시 문재인 정권의 지금 같은 호남우대가 나타났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모두가 아닐 것이란 답이었다. 따라서 이들도 국민의당의 존재 필요성을 말했다. 다만 현재의 국민의당 인적구성이나 거론되는 후보들로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와 경쟁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었다. 이는 새로 출범할 지도부가 넘어야 할 산이다.

    

여행 중에 해남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방분권론 강연회에 참석, 그의 중앙집권식 권력집중에 대한 폐해와 지방분권이라야만 지방과 중앙이 공존할 수 있다는 지론을 들었다.

 

그에 대한 리포트는 이미 다른 기사로 했다...하지만 그날 기사에서 다루지 않은 안철수에 대한 민심은 강연회에 참석한 약 250여 명 중 한명의 “짠하기는 헌디 으짜꺼시요”라는 말에서 알 수 있었다.

    

국민의당 전당대회...“관심없습니다."

 

당원 약 24만 명 중 12만여 명이 집중된 호남, 전당대회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이 당원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그래서 당권주자도 언론도 이 지역 당원들의 투표율은 물론 표심에도 관심이 많다. 하지만 내가 지난 4일간 만나 본 사람들에게서 국민의당 전당대회에 관심을 보인 이는 많지 않았다.

    

"호남에서 안철수에 대한 반감이 많이 누그러지고 있다"는 안철수 측은 다시 한 번 호남을 돌아봐야 한다. "뭔 그런 사람이 있다요?" 라는 말에서 느끼듯 현재 남도 민심은 안철수에게 냉랭하다못해 싸늘했다. 마찬가지로 “호남 민심이 천정배에게 집중될 것"이라고 자신하는 천정배도 조직이 닿지 않는 바닥 민심을 들어봐야 할 것이다. "천정배가 된다고 뭐 밸 수 있것소? 그라고...힘이 안 보여"

    

또 "결선으로 간다면 호남을 중심으로 반안철수 표가 결집하면서 정동영이 이길 것"이라고 판단하는 정동영 측에게도 호남의 바닥민심, 즉 국민의당에 대한 호남사람들의 말을 제대로 들어보길 바란다고 권면하고 싶다. "정동영? 긍게요 짠하기는 허요만은 잉..."

 

내가 지난 4일간 돌아 본 호남사람들의 답...현재 남도에 국민의당은 없다. 무관심이다. 국민의당 재생은 따라서 이 무관심 여론을 돌려 욕이라도 하도록 해야 한다. 욕이나 비판을 한다는 것은 국민의당이 꼭 필요한 정당이라고 인식함이다. 그래서 잘 하라는 질타를 욕으로 비판으로 하는 것이다. 지금 국민의당에 필요한 것은 무관심을 관심으로 돌리는 일이다. 현안에 대한 선명성. 북핵, 비정규직, 심지어 계란파동끼자 선명한 현안대처로 욕이든 칭찬이든 받는 것이다. 과연 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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