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영화 '공범자들'(감독 최승호) 개봉일이 늦어질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0부(김정만 수석부장판사)가 MBC가 제작사 뉴스타파와 최승호 감독을 상대로 낸 영화 '공범자들' 상영금지 가처분신청 결정을 연기했기 때문이다.
다큐 '공범자들' 뭐가 문제길래 소송까지 가나?
최승호 감독도 11일 오후 SNS를 통해 "재판부에 월요일 오전까지 기각 결정이 나지 않으면 '공범자들' 8월 17일 개봉이 어렵다고 말씀드렸다"라고 전하고, "개봉일에 맞춰 광고와 언론,배급 시사회를 진행했는데 안되면 피해가 막대하다"라며 고충을 밝혔다.
덧붙여 지난달 31일 MBC와 김장겸 사장, 안광한, 김재철 전 사장 등 전현직 임원 5명이 뉴스타파(대표 김용진)와 최승호 감독(뉴스타파 앵커 겸 PD)를 상대로 다큐 영화 '공범자들'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MBC 전현직 임원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사생활 및 인격권, 초상권을 침해했다는 것이 상영금지 이유다.
밀랍인형이 되버린 공영방송 9년
다큐멘터리 '공범자들'의 핵심은 지난 9년간 정부가 저지른 언론탄압과 종사자 인권침해에 대한 영상 고발이다. 지난 2008년부터 이명박 정부가 임명한 KBS, MBC 사장과 임원들이 저지른 위법 사례는 상상을 초월한다.
시사회에서 관람한 '공범자들' 내용을 일부를 보면 언론방송매체의 꽃인 시사다큐 부서가 폐지 수순을 밟았고, 이에 반발하는 기자와 PD, 작가가 퇴직 권고를 받거나 이를 거부하면 본업과 상관없는 아이스링크에서 허드렛을 강요받는 등 북한에서 볼수 있는 교화 노동 사례가 나왔다. 즉, 독재 체제에서나 발견되는 영상이 이번 다큐 영화에서 공개된 것이다.
더구나 2012년 MBC파업이후 해고된 이용마 기자는 복막암에 걸려 내일도 알수없는 지경이 됐고, 다른 기자, PD들도 언론과 상관없는 타부서로 배치돼 정신적 고통을 겪고 그만뒀다. 흔히 민간기업도 여론이 무서워 하지 않는 최악의 노동탄압이 공기업, 그것도 공영방송사에서 9년간 발생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것이 주 원인이다.
다큐멘터리 '공범자들'은 영화 포스터를 빌어 이명박 대통령이 원인제공자라고 지목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이 논픽션 영화는 9년의 영상 기록을 찾아내, 기승전결 방식으로 방송사 전현직 임원들의 행적을 낱낱히 공개하고 인터뷰를 요청한것 외에 특별한 것이 없다.
특별한 점이 있었다면 극중 최승호 감독이 김재철, 안광한, 김장겸 등 MBC 사장들에게 인터뷰를 하려 다가서던 중 이들 세 명이 비상구와 엘리베이터로 도망치거나 엉뚱한 답변으로 개그콘서트 코너처럼 좌중을 웃긴 것 말고는 딱히 꼬집을만한 내용이 없다.
영화가 비춘 상당부분은 방송언론탄압으로 퇴직 강요 등 다양한 고통을 받거나 특별한 이유없이 검찰에 구속됐던 기자, PD들이다. 영화속에서 등장하는 검찰은 방송사 직원을 구속 할 명분이 없었고, 그야말로 나치 게슈타포나 다름없는 행동을 저질렀다.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반대성명서를 발표한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영화제작가협회 등 11개 단체도 11일 오전 긴급성명서를 발표하고 "영화 '공범자들'은 표현의 자유를 사전금지할 근거를 조금도 찾을수 없다"면서 "상영을 방해하지 말라"고 발표했다.
'공범자들' 외신 기자들이 보면 경악할 내용
'공범자들'(제작: 뉴스타파/배급: 엣나인필름)이 한국에서 상영안된다고 해외에서 이 영화가 알려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 이 영화는 지난해 부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공개됐을뿐, 현재도 해외 유수의 영화제 출품도 가능하며, 해외 필름마켓 등에서 판매 될수 있다.
다시말해 국내 법원에 제출한 상여금지 가처분 신청이 해외에도 미칠거라고 믿는다면 큰 착각이다. 되려 국제망신을 살 가능성만 높아진다. 덧붙여 제작사가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판권을 가져가면 전세계 100개국 이상 국가에서 '공범자들'을 각국 자막으로 관람할 수 있다.
한편, 최승호 감독과 정재원 조연출 등 수많은 해직기자, PD들이 만든 '공범자들'은 스토리펀딩으로 제작배급된 영화다. 2008년부터 9년동안 MB정부를 시발점으로 MBC, KBS 두 공영방송사 건물이 도살장이 되어 해체되고 발골된뒤 밀랍인형으로 재포장된 사례를 논픽션으로 담았다.
만에 하나, 이 영화가 외신 기자들이 관람하거나 소식을 알게 되면 경악할수밖에 없는 사유가 충분하다. 유럽과 미국은 공영방송국 탄압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 전후 뉘른베르크 재판을 거친 서구는 친정부 선동책과 언론탄압 같은 프로파간다는 금지된 영역이다. <저작권자 ⓒ 인터넷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저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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