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순백의 눈덮힌 홋카이도

정덕진 여행작가 | 기사입력 2017/02/24 [00:12]

[여행] 순백의 눈덮힌 홋카이도

정덕진 여행작가 | 입력 : 2017/02/24 [00:12]

드디어 도착한 곳은 여름에 라벤다로 유명한 후라노의 팜 토미타.

하지만 겨울에는 정말 아무 것도 볼게 없었다. 어디를 둘러봐도 눈뿐이었다.

 

 

그래도 유명하다는 팜 토미타를 안 들어가 볼 수는 없지 않은가.

주차장에는 우리 차외에 한 대도 없었다. 실내에도 관광객이라고는 우리가 전부라 역시 겨울에는 사람들이 잘 안 오는 곳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안에 들어갔더니 라벤더로 만든 온갖 상품들을 팔았다. 향수도 있었는데 라벤더 향이 꽤 좋았다. 하나쯤 기념품을 사볼까 했더니 역시나 가격이 비쌌다. 딱히 필요한 것이 있었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참기로 했다.

 

 

그 옆의 카페 같은 곳으로 갔다. 라벤다 아이스크림이 유명하기 때문이었다.

 

 

겨울에 먹는 아이스크림은 역시 별미이다. 아이스크림 말고 캔디바도 있기에 같이 맛을 봤는데 역시 아이스크림이 훨씬 맛있다. 아이스크림은 맛났지만 조금은 허무했다. 힘들게 눈을 헤치고 왔는데 아이스크림만 사먹은 꼴이니 말이다.

 

 

다시 눈을 헤치고 비에이로 향했다. 길을 가다보면 길 양 옆에 막대가 같은 게 세워져 있다.

홋카이도는 눈이 너무 많이 오기 때문에 길이 눈에 덮여서 경계를 분간하기 힘들게 된다. 그래서 길 경계를 표시하기 위해서 막대기 같은 것을 세워 놓는 것이다.

 

 

비에이는 여러 특징적인 나무가 있는 곳인데 첫 번째로 도착한 곳은 켄과 메리의 나무이다. 마침 한국인들로 보이는 한 무리의 관광객이 있었지만 역시 주위에는 하얀 눈밭이고 나무 한 그루가 덩그러니 서 있다.

 

여름에는 푸르름을 자랑했을 잎은 하나도 없어서 쓸쓸해 보이는 느낌이 들었다.

이 나무가 유명해진 것은 닛산 자동차 광고 때문이다. 나무 이름이 켄과 메리인 것은 광고에 나온 주인공 이름을 따와서 그런 것이다.

 

 

다른 나무들을 더 보고 갈까 생각을 했지만 이미 어둑어둑해지고 있어서 일단 숙소가 있는 아사히카와를 향했다. 4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도 벌써 해가 하나도 보이질 않는 상황이었다.

  

아사히카와도 상당히 북쪽에 있는 도시라 눈이 정말 많이 쌓여 있었다. 길옆에 치워놓은 눈의 양이 어마어마했다. 도로에도 눈으로 얼어 있어서 조심스럽게 운전을 했다.

 

 

우리의 숙소는 JR INN 아사히카와인데 아사히카와 역이랑 엄청 가깝다. 하지만 주차장을 찾느라 한참 고생을 했다. 결론은 역이 아니라 AEON몰로 가야하는 것이었다.

 

 

호텔 방은 정말 아담했다. 방을 제대로 둘러볼 틈도 없이 우선 짐을 놓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홋카이도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할 음식인 징기스칸을 먹으러 갔다.

 

 

징기스칸은 양고기를 구워 먹는 것인데 홋카이도에서 부르는 이름이다.

철제 화로에 양파 등 야채와 양고기를 올려서 구워 먹는다. 홋카이도 유산으로 선정될 정도로 유명하며 홋카이도에서 꼭 먹어봐야 하는 음식인데 방한용 양모를 얻기 위해 홋카이도에서 양을 키우면서 생긴 고유 음식이다.

    

양의 다양한 부위를 맛 볼 수 있는데 한국에서 먹을 때보다 냄새가 적어서 대부분의 사람이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다.

 

 

징기스칸을 먹는데 맥주가 빠질 수가 없지 않을까? 삿포로 클래식 생맥주를 마셔보려고 했더니 이 집엔 없단다. 어쩔 수 없이 기린 생맥주를 시켰는데 맛이 좋았다. 징기스칸과 같이 먹어서 일지도 모르겠다. 정말 배불리 실컷 먹었다.

 

저녁을 먹고 숙소가 있는 AEON몰을 구경했다. 스타벅스도 잠시 들어가 둘러보고 있었는데 직원이 다가오더니 작은 종이컵에 커피를 따라주었다. 말은 안 통해도 따뜻한 마음이 전해졌다.

    

여행 중 만나는 이런 작은 호의로 인해 여행하는 재미가 훨씬 커지는 것 같다. 그리고 예기치 못한 이런 것들이 여행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느낌이다.

 

 

조금 더 구경하다보니 마트를 발견했다. 아침거리도 살 겸 해서 구경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처럼 마감 세일 하는 것들이 있었다. 하긴 일본은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느낌의 곳이니까.

 

내가 산건 돈까스덮밥하고 빵에 돈까스가 들어있는 조금은 독특한 것들을 샀다.

홋카이도 우유가 맛있다고 해서 우유도 하나 샀다. 뭐 먹어보니 그다지 차이를 느끼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한 번쯤 맛 볼만하다.

 

맥주 진열대를 지나다 정말 아주 작은 맥주 캔을 발견했다. 조금 과장해서 마시면 한 모금쯤 되려나. 사진으로는 잘 표시가 안 나는데 실제로 보면 정말 귀엽다. 그래서 장식용으로 2개를 샀다.

 

 

숙소에 들어와서 좀 쉬다 보니 하루를 마무리하는 맥주를 먹고 싶어졌다. 홋카이도에서만 파는 맥주가 있는데 삿포로 클래식이다. 그래서 홋카이도 가는 사람들이 꼭 마셔보고 주변 사람들 선물로도 많이 사온다. 게다가 매년 년도가 들어간 빈티지가 붙은 한정 맥주도 나온다.

 

거기에 안주로 닛신 라면을 먹었다. 닛신 라면이 꽤 맛이 있는데 좀 특이한 칠리토마토가 있어서 사서 먹었다. 먹기 전에는 반신반의했는데 꽤 괜찮은 맛이었다. 이렇게 맥주로 또 하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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