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비리에 구설수, 장어와 문어 결말은?

[정문일침165] 귀국 뒤 이런저런 보여주기 행보에 인기 급락세...

중국시민 | 기사입력 2017/01/19 [10:48]

친척비리에 구설수, 장어와 문어 결말은?

[정문일침165] 귀국 뒤 이런저런 보여주기 행보에 인기 급락세...

중국시민 | 입력 : 2017/01/19 [10:48]

 

▲ 지하철까지 타면서 대선후보로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 자주시보

 

 

중국어에는 “장위(章鱼)”라는 단어가 있다. 우리말 한자음으로 표기하면 “장어”다. 그러나 장어가 아니다. 문어다. 그러면 장어를 중국어로는 뭐라고 부르는가? “만위(鳗鱼)”다. 우리말 한자음으로 표기하면 “만어”다. 두 가지 동물의 우리말 이름과 중국어 이름이 서로 자음을 바꾼 게 조금 흥미롭다. 장어 하면 중국어에 “장위(章鱼)”가 있기에 자칫 실수로 그렇게 오역하는 사람들도 있다.

 

요즘 “기름장어” 4글자가 한국에서 정말 많이 쓰인다. 최초에 “기름장어”라는 장어의 일종을 가리켰는지 아니면 기름을 바른 장어를 가리켰는지 확인하기 어렵던데, 한국인들이 실제로는 기름을 바른 장어라는 뜻으로 쓰는 모양이다. 다의성 때문에 중국어로 전할 때 문제가 생긴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기름을 바른 장어라는 뜻으로 “머유더만위(抹油的鳗鱼)”라고 옮기는 게 알맞다고 여기지만, 달리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며칠 동안 중국의 언론들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일거일동을 부지런히 전하고 네티즌들도 나름대로의 판단들을 내놓는다. 반기문이란 인물이 유엔의 첫 자리에 나서면서부터 중국에서 널리 알려졌으므로 우선 한국 국내파 정객들보다 익숙하고 다음으로 한국과는 달리 반기문에 대한 부정적인 정보들이 중국에 알려질 기회가 드물었으므로(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2일 귀국전까지만 해도 반기문에 대한 중국인들의 인상은 대체로 괜찮았고 개판이 된 한국정국을 바로잡을 데 대한 기대를 표출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귀국 후 말뒤집기와 이러저런 보여주기식 행보들이 알려지면서 반기문의 인기는 급락했다. 어떤 네티즌은 반기문이 동생과 조카의 비리로 미국에 꼬리를 잡혔기에 사드찬성발언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분석했고, 어느 네티즌은 늙으막에 귀국해서 촌장(한국식으로는 이장쯤)이 돼보려는가고 비꼬았다. 문재인, 이재명, 박원순 등등 국내파정객들이 아직은 중국에 잘 알려지지 않아 언론이나 인터넷에서 찬반쟁론이 벌어지지는 않았는데, 이제 대선구도가 잡히기 시작하면 중국 사이트들도 한국 사이트들보다 못지 않게 열기를 띌 것 같다.

 

예전의 몇 해 동안 중국에서 한국관련뉴스들이 주로 연예계에 치우쳤다면 지난 해부터는 정치와 경제소식이 압도적인 비례를 차지한다. 특검이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체포영장을 신청했다는 뉴스는 거의 즉시 중국어로 보도되었다. 삼성을 좋아하던 사람들, 삼성의 휴대폰을 싫어하던 사람들 또한 즉각 반향을 보였다.

 

한국식 기업확장을 “문어발확장”이라고 불렀다고 기억된다. 문어발을 제일 넓게 뻗친 기업이 삼성이었고 약 20년 동안 대기업들의 몸뚱이가 졸아든 것과 달리 여전히 거대한 체구를 자랑한다. 그런데 휴대전화 발화사건으로 망신하더니 뒤이어 최순실 게이트로 숱한 비리가 폭로되었으며 이제 와서는 넘어가기 어려운 위기에 부딪쳤다. 전날 어떤 중국인들은 이건희 삼성회장을 대기업가라고 우러러보면서 왜 상당수 한국인들이 이건희를 미워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한국인들이 부자를 미워하는 게 아니냐는 등 의문을 제기했고, 지난해에 갤럭시 발화사건으로 시끌벅적할 때 어떤 중국인들은 삼성의 외국인 소유 지분이 몇 십 퍼센트라면서 삼성은 국제기업이지 한국기업이 아니라고 애써 증명했다. 이제 와서 보면 다 공연한 소리들에 지나지 않는다.

 

수십 년 동안 수많은 중소기업들의 침체 지어 파산을 불러온 문어발식 확장은 뒤늦게나마 벌을 받게 될 양상을 띈다. 이재용 부회장이야 젊으니까 재벌총수들이 법정에서 곧잘 써먹던 휠체어전술을 써먹기도 어려울 텐데, 삼성의 변호팀이 어떤 방식으로 처벌을 피하려 꾸밀지 두고봐야겠다.

 

요사이 급부상한 기름장어는 인터넷에서 네티즌들에게 전혀 인기가 없으나 여론조사에서는 대선후보의 제2위를 차지한단다. 수십 년 동안 책임질 말을 하지 않으면서 요리조리 잘도 빠져다닌 외교 엘리트가 이제 얼마나 또 말뒤집기를 거듭할지 모르겠는데, 아무리 봐도 무거운 책임을 걸머져야 될 제1인자 감은 아니다. 세계역사를 돌아보더라도 외교관 출신이 국가수반 노릇을 잘 한 경우는 찾아볼 수 없다. 아무개의 딸이었으니까 정치를 잘하겠지 하는 기대로 투표했던 사람들이 뼈저리게 뉘우쳤다는데, 강대국들 사이에서 조절자의 역할이나 하기 마련인 유엔사무총장경력(한국의 일부 사람들은 “세계 대통령”이라고 부른다만, 내막을 알고 보면 헛웃음이 나온다)을 가졌다고 대통령도 잘하겠지 하고 기대한다면 더욱 우스운 일이 나닐까?

 

장어와 문어의 결말이 벌써부터 궁금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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