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불타는 휴대폰, 돌아오지않는 이건희"

[외신] 혈통 중심의 한국 재벌운영 피폐와 전횡 등 재벌공화국 기획

인터넷저널 | 기사입력 2016/10/23 [11:58]

BBC "불타는 휴대폰, 돌아오지않는 이건희"

[외신] 혈통 중심의 한국 재벌운영 피폐와 전횡 등 재벌공화국 기획

인터넷저널 | 입력 : 2016/10/23 [11:58]
영국의 BBC가 갤럭시 노트 7 화재 사건으로 인해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삼성 사태를 인용하며 한국의 재벌을 분석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이 기사는 씨족(가족) 중심의 재벌운영을 자세하게 소개하며 이로 인한 피폐와 재벌들의 재산 싸움, 전횡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하는 등 재벌들의 민낯을 있는 그대로 공개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BBC는 15일 “Chaebols: South Korea’s corporate fiefdoms=재벌: 한국의 봉건적 기업”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실으며 서문부터 “삼성이 화염에 싸인 휴대폰보다 더 빠른 속도로 돈을 태워 없애는 와중에, 카메라 앞에 모습을 절대로 나타내지 않을 이는 바로 삼성의 수장이다”라고 노트7 중단 사태로 인한 삼성의 위기와 깨어나지 않는 이건희 회장의 상태를 연결해 삼성이 부딪친 위기상황이 이건희 회장처럼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암시를 주고 있다.

특히 BBC는 기사의 절반 가까이를 에버랜드를 중심으로 한 가족 중심의 삼성 지배구조와 경영, 삼성공화국이라 불릴 만큼 삼성이 가지고 있는 절대적 영향력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이 기사는 “당신은 삼성 병원에서 태어나 삼성 장례식장에서 생을 마칠 수 있다. 그 사이에, 당신은 삼성 아파트에 살며 삼성화재해상보험으로 모든 것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며 삼성이 지배하고 있는 한국의 실태를 고발하고 있다.

나아가 BBC는 이러한 문어발식 경영이 재벌가에서는 전형적인 일이라며 현대, 롯데 등 재벌들의 경영 상태를 언급했다. BBC는 특별히 재벌이라는 단어에 대해 ‘씨족과 재산을 합친 한국어 단어’라고 소개하며 이 두 단어가 합쳐지면 ‘분쟁의 씨앗이 된다’며 가족 구성원들 간에 재산 다툼을 지적했다.

이 기사는 한진해운 파산, 한화 회장의 구타사건, 대한항공 딸 조현아 땅콩사건, 삼성 이건희의 뇌물 사건 등 재벌들의 전횡과 부패행위에 대해 일일이 열거하기도 했다. BBC는 한국 재벌들의 성장 배경에 대해 한국의 근대화와 재벌들의 부패를 맞바꾼 군부독재자 박정희의 명령에 의한 것이었다고 소개한 뒤 ‘지난 50년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이지만 여전히 매우 계급적이다’고 실상을 진단했다.

이 기사는 이러한 재벌들의 경영에 대해 “그러나 그러한 권위주의적인 스타일이 새로운 것에 적응하고 창조하고 혁신하기 위해서 민첩함이 필요한 시점에도 효과가 있을까?”라고 반문한 뒤 “불이 붙지 않는 전화기를 만드는 데는 어떠한가?”고 일침을 놨다.

재벌이 국민총생산의 84%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 경제, 노트 7처럼 화염에 타다 중단되고 마는가? 아니면 이건희 회장처럼 영영 깨어나지 않을 것인가? 이러한 우려스런 시각이 이번 BBC의 한국 재벌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다음은 뉴스프로가 번역한 BBC의 기사(https://thenewspro.org/?p=21767) 전문이다. 번역 감수는 임옥.

기사 바로가기 ☞ http://bbc.in/2ew9a7W

Chaebols: South Korea’s corporate fiefdoms
재벌: 한국의 봉건적 기업

By Stephen EvansBBC News 15 October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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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_bbc_com_20161018_2245102<사진> CHUNG SUNG-JUN/GETTY IMAGES

As Samsung burns through money faster than a flaming phone, the one person you won`t see fronting up before the cameras is the patriarch of the company.
삼성이 화염에 싸인 휴대폰보다 더 빠른 속도로 돈을 태워 없애는 와중에, 카메라 앞에 모습을 절대로 나타내지 않을 이는 바로 삼성의 수장이다.

Lee Kun-hee, Samsung`s chairman, is a very sick man.
삼성의 회장 이건희는 중환자이다.

He had a heart attack two years ago and has not moved far from his hospital bed since then, if he`s left it at all.
그는 2년 전 심장 마비를 일으켰고 그때 이후로 병원 침대에서 멀리 벗어난 적이 없다. 떠난 적이 있다면 말이다.

Samsung says little about his condition but nobody expects him to return to his office.
삼성은 그의 건강 상태에 대한 언급을 아끼지만, 아무도 그가 다시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올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

Nor has his son, Jay Y Lee, said anything in public.
그의 아들 이재용도 공식적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The diffident Mr Lee has inherited the family firm but is yet to indicate how he proposes to run it.
수줍은 성격의 이 씨가 가족 회사를 물려받았지만, 이 회사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아직 말한 적이 없다.

Contrast this with the hoopla of Apple.
이것을 애플의 떠들썩한 광고와 비교해보자.

Whereas the show-man and genius, Steve Jobs, became the face of the company, doing all the razzmatazz in the product launches, Samsung`s way is to let the product do the talking.
쇼맨십이 있고 천재인 스티브 잡스가 회사의 얼굴이 되어 제품 발매 관련 모든 요란스런 선전을 해냈던 반면 삼성은 제품으로 말하는 방식을 택해왔다.

Which is fine except when the product catches fire.
좋은 방식이다. 제품에 불이 붙기 전까지는 말이다.

The company is sometimes called the Republic of Samsung because this great, sprawling family firm has the economic clout of many countries.
삼성은 때로 삼성공화국이라고 불리는데, 거대하고 마구 뻗어 나가는 가족경영체계의 이 회사가 많은 나라들이 가진 것과 같은 경제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You can be born in a Samsung hospital and end your days in a Samsung funeral parlour.
당신은 삼성 병원에서 태어나 삼성 장례식장에서 생을 마칠 수 있다.

In between, you might live in a Samsung flat, with everything insured through Samsung Fire and Marine Insurance.
그 사이에, 당신은 삼성 아파트에 살며 삼성화재해상보험으로 모든 것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

www_bbc_com_20161018_2245423<사진> 삼성 회장 이건희는 2년전 심장마비를 일으켰다. (CHUNG SUNG-JUN/GETTY IMAGES)

You might go to Samsung’s amusement park, South Korea’s largest.
당신은 한국에서 가장 큰 삼성의 놀이공원에 가볼 수도 있다.

This resort - Everland - is actually more significant than it seems.
이 공원, 에버랜드는 사실 겉으로 보기보다 훨씬 중요하다.

It’s very hard to get to the bottom of Samsung’s finances because the 70 or so subsidiaries are all so intertwined.
70개 이상의 계열사들이 뒤얽혀 있기 때문에 삼성 자금의 근원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But Everland is key.
그러나 에버랜드가 단서이다.

The ailing patriarch Mr Lee and his son and two daughters own a controlling stake in the resort - and the resort controls the rest of the company.
병든 가장인 이 씨와 그의 아들, 그리고 두 딸들은 이 놀이공원의 지배적인 지분을 가지고 있고, 이 공원이 회사의 나머지를 지배한다.

This lack of clarity is typical of chaebols. They sprawl.
이처럼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것은 재벌가에서는 전형적인 일이다. 그들은 마구 확장한다.

Hyundai makes cars, for example, but also has department stores.
예를 들어, 현대는 자동차를 제조하지만 또한 백화점도 소유하고 있다.

Lotte runs department stores but also manufactures chemicals.
롯데는 백화점을 운영하면서 화학제조사도 운영하고 있다.

The word chaebol is a combination of the Korean words for clan and wealth.
재벌이란 단어는 씨족과 재산을 합친 한국어 단어이다.

Put the two together and it’s a recipe for dispute.
두 단어를 합치면 그것은 분쟁의 씨앗이 된다.

Clans fall out and often when the patriarch dies the sons, and occasionally daughters, end up fighting in court over who gets what.
씨족 간에 사이가 틀어지고 가장이 죽으면, 아들들과 때로는 딸들까지 누가 무엇을 차지하느냐를 가지고 법정에서 다툼을 벌이곤 한다.

Dirty washing gets aired.
그리고 이런 볼썽사나운 가족다툼이 대중에게 알려지게 된다.

www_bbc_com_20161018_2246064<사진> 한진해운이 지난 8월 파산했다.(GETTY IMAGES)

And it does so quite spectacularly when chaebol chiefs break the law.
그리고 재벌의 수장이 법을 어길 때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방법으로 하곤 한다.

The 55-year-old chairman of Hanwha, for example, South Korea’s tenth-biggest company, once took it upon himself to get a bunch of heavies to kidnap and beat up youths he believed had set about his son in a bar.
예를 들어, 한국에서 10번째로 큰 기업인 한화의 55세 된 회장은 여러 명의 건달을 보내, 술집에서 자기 아들과 다툼을 벌인 아이들을 납치해 구타했다.

Or think of Hanjin Shipping, currently trying to fend off bankruptcy.
아니면 지금 파산을 면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 한진해운을 떠올려 보라.

In June, its former chairwoman was accused by prosecutors of selling shares in her own company the day before their price crashed when bad news was published.
6월에 이 회사의 전직 여회장은 회사에 대한 나쁜 소식이 알려져 주식이 폭락하기 하루 전에 자신의 지분을 팔아치운 혐의로 기소되었다.

Hanjin owns Korean Air and you remember that the daughter of the chairman received a suspended sentence, after initially being jailed, for turning on cabin staff on one of daddy’s airplanes because they didn’t serve nuts to her satisfaction.
한진은 대한항공을 소유하고 있으며, 알다시피 이 회사 회장의 딸은 아빠 소유의 비행기에서 자신에게 땅콩을 제대로 서빙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승무원들을 질책해, 처음엔 수감되었다가 후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Samsung’s own brush with the law came in 2008 when the chairman - the ailing Mr Lee - was fined and given a suspended jail sentence because of a Samsung slush fund used to bribe politicians and prosecutors.
삼성이 법률을 어긴 사례로, 2008년 지금은 투병 중인 회장 이 씨가, 삼성의 비자금을 정치인들과 검사들에게 바치는 뇌물로 썼다는 이유로 벌금형과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적이 있다.

He was pardoned by the president a few months later.
몇 달 후 그는 대통령에 의해 사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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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조현아는 마카다미아 넛 회항사건에 연루되었다. (JUNG YEON-JE/AFP/GETTY IMAGES)

Fifty years ago, the general air of corruption at the top of South Korea’s conglomerates prompted the country’s modernisation.
50년 전 한국 최고 대기업의 총체적인 부패 분위기는 한국의 근대화를 촉진시켰다.

The country’s military strongman, Park Chung-hee, made a decision: the poor land he ruled with an iron fist would become modern.
군부 독재자 박정희는 철권으로 통치한 가난한 국토를 근대화시키기로 결정했다.

He told the chaebol leaders that they were corrupt, and he was going to put them in jail and take away their corrupt earnings.
박정희는 재벌 지도자들에게 그들이 부패했다고 말하며 그들을 감옥에 처넣고 부패로 벌어들인 돈을 몰수하겠다고 말했다.

There was only one way they could escape that fate.
재벌 지도자들이 그러한 운명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딱 한 가지 있었다.

They would have to create the industries of a modern economy: shipbuilding, automobiles, electronics, steel making.
그들은 조선, 자동차, 전자, 제철과 같은 근대화 경제 산업을 창출해야 하는 것이었다.

And so today’s modern, prosperous economy was born, virtually on command.
그렇게 해서 오늘날의 현대적이고 번영하는 경제는 사실상 명령에 의해 태어났다.

Fifty years on, South Korea is still very hierarchical, though democratic.
지난 50년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이지만 여전히 매우 계급적이다.

The corporate patriarchs rule their fiefdoms, perhaps even from the sick bed.
기업 총수들은 심지어 병상에서 누워서도 자신들의 기업을 통치한다.

But can that authoritarian style still work when agility is the necessary quality, to adapt and create and innovate? And to make phones that don’t catch fire?
그러나 그러한 권위주의적인 스타일이 새로운 것에 적응하고 창조하고 혁신하기 위해서 민첩함이 필요한 시점에도 효과가 있을까? 그리고 불이 붙지 않는 전화기를 만드는 데는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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