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으로 간 ‘외부세력 개입 프레임’ 주인공 MBN

[민언련 모니터] 북SLBM 발사 또 ‘사드여론전’ 펴는 YTN‧연합뉴스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6/08/27 [08:17]

김천으로 간 ‘외부세력 개입 프레임’ 주인공 MBN

[민언련 모니터] 북SLBM 발사 또 ‘사드여론전’ 펴는 YTN‧연합뉴스

서울의소리 | 입력 : 2016/08/27 [08:17]
<민언련 오늘(8/24)의 나쁜 보도>
 
사드 배치 부지를 놓고 오락가락하는 국방부의 태도로 인해 시민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7월 8일 사드 도입 결정 이후 불과 닷새 만에 경북 성주로 배치 부지를 결정했던 국방부는 22일, 성주군 내 제3후보지 검토를 공식 발표했다. 성주 성산포대 배치 발표 후 성주군민의 반발이 거세지자 그동안 제3부지로 거론돼온 롯데스카이힐 성주컨트리클럽으로 옮길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군사주권과 기밀 등 갖가지 이유를 들어 ‘깜깜이’ 배치를 정당화했던 국방부는, 여론에 떠밀려 배치 부지를 이리저리 옮기면서 ‘졸속 추진’ ‘폭탄 돌리기’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국방부가 제3후보지로 거론한 지역이 경북 김천과 가까워 성주군민에 이어 김천시민들의 반발까지 거세지고 있다. 국방부 발표 당일인 22일 ‘김천 사드배치 반대 투쟁위원회’(이하 김천 투쟁위)가 꾸려졌고, 24일에는 8000명의 시민이 운집한 가운데 ‘사드배치 반대 결의대회’를 가졌다. 김천 투쟁위는 25일부터 매일 오후 7시부터 율곡동 안산공원에서 촛불집회를 열기로 하고 한 달 동안 집회신고를 했다고 밝혔다. 또 SNS를 통해 3000여 명이 넘게 모였다며 ‘김천 사드 반대’가 아닌 ‘대한민국 사드 배치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기로 했다.

이렇게 국방부의 졸속 추진으로 시민들의 고통과 갈등만 커지는 상황에서 MBN은 ‘외부세력 개입론’을 또 꺼내들었다. 24일, 김천시민들의 사드배치 반대 결의대회를 보도한 방송사는 각 3건씩 보도한 JTBC와 MBN와 1건을 낸 TV조선이다. MBC와 SBS는 단신으로 처리하고 KBS, 채널A, YTN, 연합뉴스TV가 보도하지 않았다. 그러나 관련내용을 보도한 MBN은 차라리 보도하지 않은 것만 못했다. JTBC는 김세운 김천투쟁위 수석위원장을 인터뷰하는 등 김천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반면 MBN은 집회를 스케치한 보도를 한 후 성주군민들을 매도했던 ‘외부세력 개입’ 프레임을 그대로 김천시민들에게 뒤집어 씌웠기 때문이다.

MBN <김천 시민들 “외부세력 없다”…왜?>는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이다. 먼저 성주군민의 사드배치 투쟁을 왜곡해 보도했다. MBN은 김천 시민의 투쟁을 전하는 보도임에도 불구하고 김천 집회가 아니라 지난 달 7월 15일 성주군청 앞에서 황교안 총리가 계란을 맞는 장면으로 보도를 시작했다. 기자는 당시 성주사태에 대해 “하지만 외부인 개입으로 시위가 과격해졌다는 싸늘한 여론”이라고 평가했다. 이어서 “(성주군민들이) 두 번째 서울 상경집회에서는 파란 리본을 달고 외부세력 없이 평화시위를 펼쳤습니다. 사드배치 반대가 정치적 성격이 아닌 순수하게 생존차원의 문제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입니다”라고 설명했다.
 

 △ ‘외부세력 개입’ 프레임을 김천에도 적용한 MBN (8/24)
 
‘외부인 개입’으로 시위가 과격해졌다는 주장이나, 성주군민이 서울에서는 외부 세력 개입을 막기 위해 파란 리본을 달았다는 것은 모두 사실과 다른 거짓이다. 7월 15일 성주군청 앞 계란 세례 사태는 어떠한 대화와 동의 절차도 없이 ‘깜깜이’로 성주에 사드를 배치한 정부의 무책임이 빚어낸 ‘주민 반발’ 사태이지 ‘과격 시위’가 아니다. ‘외부 세력 개입’으로 과격 시위가 됐다는 MBN의 주장도 이미 성주군민이 분명하게 반박한 바 있다.
 
성주군청 앞 사태가 논란이 되자 성주 투쟁위는 이틀 뒤 성명을 내고 “일부 언론에서 말하는 외부세력은 확인할 수도 없으며 알 수도 없다”고 밝혔다. 김안수 성주 투쟁위 공동위원장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외부세력 개입론’에 대해 “그 부분은 우리(투쟁위) 공식 얘기가 아니다. ‘외부세력’이라는 말도 본인이 얼굴을 모르니까 ‘비대위 뜻이 아닌 외부세력’이라는 말도 같이 표현돼 있다”고 반박했다. 다음날 야3당 지도부 면담에 참석한 이재동 성주군 농민회장은 정의당 지도부에게 “지상파 3사 등 주요언론에서 관련 내용들을 보도하고 있는데 현장의 목소리와 전혀 다르게 뭔가 의도된 듯이 나오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MBN이 ‘외부 세력 개입’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한 파란 리본 역시 성주군민들의 입장과 정반대이다. 7월 21일 상경 투쟁 당시 정영길 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은 JTBC와의 인터뷰에서 “마치 불순분자 그런 세력들이 들어와서 집회를 방해하고 집회를 주도한 것처럼 이렇게 매도하는 그러한 언론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마는 우리 군민들은 그러한 부분은 전혀 없었다”면서 “파란색 나비는 우리 성주군만 뜻하는 게 아니고요. 전체적인 평화 또 군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파란 리본은 ‘외부 세력 차단’과는 관련이 없고 ‘사드 한반도 배치 반대’라는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성주군민들의 투쟁을 왜곡한 것외에도 MBN 보도가 지니는 문제점은 또 있다. 이 보도는 처음부터 끝가지 김천 시민들에게 외부세력을 차단하라는 노골적인 겁박 메시지를 담고 있다. 보도 시작부터 김주하 앵커는 “김천시민들은 이번 궐기대회에서 외부세력 개입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주민들의 순수한 생존차원의 반대가 정치적으로 왜곡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라며 외부세력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단호하게 밝혔다.
 
기자는 “김천시 주민들은 반대 의도가 왜곡되지 않도록 처음부터 외부세력 개입을 차단하겠다고 선언”했다고 강조하더니 김세운 김천 투쟁위 위원장의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목적을 달성하자는 그런 측면에서 어떠한 경우라도 외부세력을 참여시키지 않겠다는 의지가 있습니다”라는 발언을 녹취 인용했다. 심지어 보도 말미에서는 “하지만 투쟁위 일부에서는 외부세력과 연대한 강경 투쟁을 주장하고 있어 평화적인 시위가 계속될지는 미지수”라며 ‘외부세력 연대=강경 투쟁’이라는 도식이 진리라도 되는 양 강조했다.
 

△ MBN <김천 시민들 “외부세력 없다”…왜?>(8/24)
 
MBN의 이런 보도 행태는 김천시민들을 고립시키는 동시에, ‘사드 폭탄 돌리기’로 국민을 갈등과 혼란에 빠뜨린 박근혜 정부의 책임을 은폐하는 전형적 ‘꼼수’이다. 외교적, 정치적 문제인 사드 배치를 지역의 문제로 국한시키려는 왜곡이기도 하다. 오히려 투쟁에 나선 김천시민 측에서는 성주군민 등 사드를 반대하는 국민들과 연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4일 김천시민들의 결의 대회에는 학생들을 포함한 수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다. 김천시민들 역시 성주군민과 마찬가지로 사드 자체를 반대하며 사드가 지역적 문제가 아닌 정치적, 외교적 문제임을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MBN은 이런 목소리는 모조리 은폐한 채, ‘외부 세력 개입론’을 들이대며, 김천시민에게 립을 자초하라, 그렇지 않으면 순수성을 의심받을 것‘이라는 겁박만 내놨다.
 
북한 SLBM 발사하자 또 ‘국내 사드 여론전’ 펴는 YTN‧연합뉴스

북한이 24일 새벽,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시험 발사했다. 6번째 발사 실험으로서 이번엔 처음으로 실전배치에 필요한 최소 사거리 300km를 넘어 500km를 날아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발사 성공이라는 분석이 나왔고 북한이 예상보다 빠른 시간 내에 실전배치를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JTBC와 채널A를 제외한 7개사 모두 이를 톱보도를 전하면서 북한 SLBM의 기술적 진전과 그 위험성을 긴급 타진했다. 보도량도 KBS 6건, MBC‧SBS‧MBN 5건, TV조선‧채널A‧YTN‧연합뉴스TV 4건으로 대동소이했다. JTBC는 1건의 보도만 냈다. 북한의 군사력 관련 소식이 있을 때마다 적극적으로 공포심을 자극하던 KBS는 이번에도 <“SLBM 기술 급진전…실전 배치 임박”>(3번째, 허효진 기자,http://bit.ly/2bHJYIS)에서 “북한이 다음 달 9일 정권수립일과 10월 10일 당창건 기념일 전후로 5차 핵실험을 실시할 수 있다는 관측”을 언급하며 고질적인 ‘북풍몰이’를 선보였다.

그러나 24일 북한 SLBM 실험 보도에서 가장 의도가 불순해 보이는 보도는 YTN과 연합뉴스TV에서 나왔다. 두 방송사는 일제히 SLBM을 한국에 배치될 사드와 연관 지었는데 그 태도가 황당하다. 먼저 YTN은 <체제 결속 ·남남갈등 노려>에서 “사드 배치를 둘러 싼 남남갈등을 촉발하는 효과도 노렸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SLBM을 장착한 북한 잠수함이 후방으로 침투해 은밀한 핵타격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사드 무용론에 불을 지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열을 올렸다.
 
보도 제목에서 이미 의도를 드러냈듯이 SLBM으로 인해 사드 배치 관련 국내 갈등이 심해질 것이라는 취지의 보도이다. 이는 사실상 ‘물타기’나 다름없다. 성주 성산포대로 사드 배치를 결정했다가 한 달 여 만에 대통령 지시 한 마디로 배치 부지를 바꾼 국방부의 ‘졸속 추진’이 빚어낸 국민적 혼란을, ‘북한의 책동’으로 갈음했기 때문이다. 이런 보도는 사드 반대에 나선 성주군민, 김천시민을 비롯한 수많은 국민들을 북한의 ‘남남갈등 책동’에 놀아난 사람들로 매도한다. 본래 이런 부류의 보도는 KBS, TV조선, 채널A 등 기존 ‘북풍 강자’들에게서 자주 보였으나 이번엔 YTN이 그 자리를 꿰찼다.
 

△ 북한 SLBM으로 ‘사드 배치 필요성’ 강조한 연합뉴스TV(8/24)
 
한편, 연합뉴스TV는 북한의 SLBM에 홀로 사드 배치 필요성을 강변하는 고집스런 작태를 보였다. 연합뉴스TV <北 SLBM 시험 "사실상 성공"…남한 전역 타격권>은 사실상 발사 성공에 이른 북한의 기술력과 SLBM의 성능을 보도하더니 “북한이 사실상 남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SLBM을 갖추면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 배치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이날 북한 SLBM 발사를 보도하면서 ‘사드 배치 필요성 증가’를 외친 방송사는 연합뉴스TV다.

다른 방송사들은 일제히 SLBM을 사드로 요격할 수 없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그간 사드 배치 정당화의 최전선에 섰던 KBS도 <“SLBM 기술 급진전…실전 배치 임박”>에서 사드를 전혀 언급하지 않는 와중에 “만약 북한 잠수함이 동해나 서해, 남해에서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라며 우회적으로 방어가 불가함을 밝혔다. 채널A의 경우 사드는 SLBM에 대해 “무용지물”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북한이 SLBM을 비롯한 장거리 탄도 미사일에 공을 들이는 이유가 사드를 무력화하면서 대미 협상의 우위를 확보하는 데 있다는 분석이 중론이기도 하다. 연합뉴스TV는 다른 매체들은 물론, 대다수 전문가가 이미 인정한 사실을 홀로 모른 채 하며 공허한 ‘사드 배치 정당성’을 외친 것이다.
 
민언련

원본 기사 보기:서울의소리
  • 도배방지 이미지

김천 사드 외부세력 개입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