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무덤시대? 재벌·부자 정권의 열매

대기업을 위한, 건물주를 위한, 가진 자를 위한 정책만을 편고있어

김관운 | 기사입력 2016/08/25 [18:19]

자영업 무덤시대? 재벌·부자 정권의 열매

대기업을 위한, 건물주를 위한, 가진 자를 위한 정책만을 편고있어

김관운 | 입력 : 2016/08/25 [18:19]
한국은 자영업 비율이 OECD 최고다.
경제활동인구 약 2천만 중 자영업자만 660만이다.
 
우리보다 자영업 비율이 높은 나라도 몇 개 안 될뿐더러 해당 나라들은 주로 관광국으로 자영업이 발달할 수밖에 없는 산업구조를 가진 나라들이 대부분이다.
 
반면 한국은 관광국도 아니고 그렇다고 자영업으로 큰 국부를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도 아니다.
 
국내 자영업은 거의 다 생계형 창업이다. 마땅한 일자리가 없거나 혹은 빠른 명퇴로 어쩔 수 없이 자영업이라도 해야 입에 풀칠이나마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자영업 현황만 본다면 말 그래도 헬조선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한국은 대기업이 닭을 튀기고 떡볶이 사업을 하며 국수를 파는 대~단~한 나라다!
 
생각해보라. 애플이 닭을 튀겨 판다고.. 웃기지 않는가? 하지만 한국에서는 가능하다. 현재 자영업자들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업종에 대기업이 진출해있다.
 
과거 대기업은 낙수효과를 핑계로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성장했다. 아니 더 정확히는 국민의 세금으로 몸집을 불렸다. 그 이유는 다른 나라들과 경쟁해 이 나라를 조금 더 부강하게 해달라는 국민의 염원이었을 것이다.
 
그처럼 국민의 피땀 어린 세금을 먹고 자란 돼지가 이젠 몸집이 커졌다고 작고 힘이 없는 서민의 살을 파먹겠다고 덤벼들고 있는 모습이 작금의 웃픈 현실이다. 물에 빠진 녀석을 건져냈더니 보따리 내놓으란 식이 딱 지금의 대기업을 두고 하는 말이다.
 
거듭 반복하지만, 서민들의 세금이 아니었으면 저들은 벌써 해외 기업들에게 먹혀 도태됐을 테니까..
 
그처럼 국민들에게 은혜를 입은 대기업이 낙수효과는커녕 오히려 떨어지는 물까지 핥아 먹으려 시뻘건 눈깔이 된 ‘돼지기업’ 대기업..
 
이들의 폭압에 오늘도 자영업자들은 아니 우리 서민들은 할 수 있는 것이 그저 눈물 한 방울 닭튀김 기름 속에 떨구는 일뿐이다. 자영업자들의 눈물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여기 5년 전 처음 창업을 시작해 밤낮을 잠과 씨름하며 대기업과 싸우고 인근 타 자영업 시장과 경쟁하며 수년을 어렵게 지켜내고 발전시킨 A 사장이 있다.
 
그가 여느 때처럼 장사를 시작하려 문을 열었을 때.. 검은 양복을 입은 저승사자를 닮은 누군가가 찾아와 한 장의 종이를 건넸다.
 
‘명도소송..’ 가게를 비워달란다.. 믿도 끝도 없이.. A 사장은 버텼다..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쇠파이프와 몽둥이를 든 일단의 무리가 득달같이 달려들어 가게를 때려 부쉈다.
 
그들의 고함이 잊히지 않는다. “법 집행 중입니다.” 법.. 나라에서 나온 담당집행관도 건물주의 합당한 권리라며 은근슬쩍 자리를 피한다. 법.. 법.. 법..
 
이 나라의 법은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 우리는 정부에 세금을 낸다. 이유는 우리 좀 잘 살게 해달라고.. 마음 편히 장사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달라고.. 큰 어려움 없이 애를 키우고 결혼하며 공부하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우리는 나라에 세금을 냈다.
 
그러나 피땀을 흘려 번 돈으로 세금을 냈음에도 이 시대 자영업자들에게 돌아온 건 쇠파이프와 몽둥이의 폭력이었다. 그것도 법 집행.. 이라는 쓰레기 같은 한마디와 함께..
 
작년 하반기부터 1년 동안 자영업자에게 나간 은행권 대출(개인사업자 대출)이 27조원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은행의 월별 개인사업자 대출 현황’을 보면, 6월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49조7222억원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6월 말의 222조9045억원 대비 26조8178억원(12%) 늘어난 수치다.
 
이 중 50세 이상 은퇴 연령층의 비중이 63.7%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무슨 뜻이냐.. 서민들에게는 이제 갈 곳이 없다는 의미다.
 
이 나라는 대기업을 위해.. 건물주를 위해.. 자영업자인 서민들 죽이기를 허락한 치외법권 나라다. 그럼에도.. 서민들은 오늘도 대출을 받아 꾸역꾸역 이미 레드오션으로 힘겨운 자영업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왜냐면.. 그거라도 해야 하기에.. 어려운 걸 알면서.. 망할 확률이 높다는 걸 알면서.. 그럼에도 산 입에 거미줄 칠 수는 없기에.. 그들은 오늘도 어쩔 수 없이 자영업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제 2018년이면 베이비붐 세대 700만이 은퇴를 마무리한다. 통계는 이들 중 1/3인 250만 정도는 새롭게 자영업 시장으로 들어올 거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 자영업은 이제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보다 더한 핵전쟁 시기에 돌입하게 될 것이다. 바야흐로 자영업 무덤 시대가 도래할지 모른다. 이 정부가 지금처럼 대기업을 위한, 건물주를 위한, 가진 자를 위한 정책만을 편다면..

원본 기사 보기: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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