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자연형하천' 안보이고 막개발만

인천 공촌천 공사 1년, 부유물질 물오염에 폐쓰레기 나뒹굴어

이장연 | 기사입력 2008/04/23 [10:51]

[현장] '자연형하천' 안보이고 막개발만

인천 공촌천 공사 1년, 부유물질 물오염에 폐쓰레기 나뒹굴어

이장연 | 입력 : 2008/04/23 [10:51]
지난해 3월부터 인천 공촌천 상류지역에 대한 자연형 하천조성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지난 겨울동안에는 별다른 공사 진척은 없었고, 올초부터 다시 계양산 징매이고개 도로변을 굴착해 관을 묻어 공촌천의 수량을 확보하기 위한 공사(차집관로)가 한창이다.
 
하지만 1년간 여러차례 모니터링(하천전문가는 아니지만, 눈에 보이는 것만 봐도~)을 해보니, '친수공간 조성' '생태하천 복원'이란 명목하에 진행되고 있는 공촌천 자연형 하천조성공사는 말이 자연형이지 생태하천이지 또다른 막장 개발에 다름아니다. 자연형 하천을 조성한다고 했지만, 정작 하천을 되살리는 일은 전혀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공촌천 상류에 위치한 공촌정수장과 예비군 훈련장 등 원래 물길을 가로막고 있는 시설물과 오염원에 대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고, 지난 겨울부터는 공촌천변과 채 2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인천 서구 교육청사 신축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지자체가 개발이 불가한 농지(개발제한구역)를 전용해 교육청사를 짓고 있는 것이다.


▲ 공촌정수장 직원이 황급히 공촌천으로 뛰어내려갔다.     ©이장연


암튼 봄도 오고 해서, 지난 주말 늦은 오후 산책삼아 오랜만에 공촌천을 찾았다. 벚꽃이 만개한 가로수길을 따라 공촌천에 도착해, 공촌정수장 상류쪽과 교육청사 공사현장을 둘러보고 공촌천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어떤 이가 황급히 공촌천으로 자전거를 타고 오는게 눈에 띄였다. 그는 물이 흘러나오는 도로 아래 터널쪽으로 뛰다시피 다가가더니,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리고 내게 그는 자신을 공촌정수장에서 일하는 사람이라 소개하고, '혹시 탁한 물이 흘러나온다고 전화하신 분이냐?'고 물어왔다. 전화한 일도 없고 방금 도착해서 둘러보고 있다고 알리고, 왜 그러냐고 되물으니 답이 없다. 그를 뒤따라 2명의 직원도 하천변에 도착해, 수질을 살펴보더니 나보고 들으라는 식으로 크게 '평소와 다름없네! 돌아갑시다!'라고 말하고는 사라졌다.

하천복원도 이 모양인데, 한반도대운하가 친환경적일 수 있나?

먼가 구린내가 풍겼지만, 공촌천을 흐르던 물 색깔은 그들 말대로 그리 탁하지 않았다. 대신 부유물질들이 하천바닥을 누렇게 덮고 있었다. 공촌정수장이 생기기 전 수량이 적은 겨울철에도 공촌천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는데, 제방공사다 자연형하천공사다 머다 해서 아주 아작을 내놓고 있다. 하천과 자연의 치유, 자정능력을 '복원'이란 이름으로 파괴하고 있었다. 하천복원도 수년이 걸리고, 이 모양인데 '한반도대운하를 친환경적으로 개발하겠다'고 하니 기가차고 말이다.


더욱 가관이었던 것은, 얼마나 자연형하천공사 현장을 공사업체나 지자체, 관계기관이 찾지 않았으면 곳곳에 잡다한 쓰레기가 방치되어 있었다. 폐냉장고까지 버려져 있었다. 하천변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도 문제지만, 이를 방치하고 관리, 처리하지 않는 이들도 문제다.

▲ 자연형하천공사 곳곳에 온갖 쓰레기가 방치되고 있었다.     © 이장연

▲ 폐냉장고까지 방치되고 있다.     © 이장연

▲ 콘크리트 덩어리와 쓰레기가 방치되고 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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