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차관 "과거 한중일 모두책임"망언

식민지배 참상겪은 피해자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어이없는 발언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5/03/02 [01:08]

美국무차관 "과거 한중일 모두책임"망언

식민지배 참상겪은 피해자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어이없는 발언

서울의소리 | 입력 : 2015/03/02 [01:08]
동북아 외교관계를 꼬이게 하는 과거사 갈등 문제를 놓고 불편한 미국이 과거사에 대해 한·중·일 3국에게 모두 책임이 있다면서 북한문제와 같은 공통현안을 놓고 다시 힘을 모으자고 하여 국내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을 전장으로 일본과 싸운 전쟁 당사자인데다 원자폭탄까지 투하했던 미국으로서는 일본에게 과거를 덮고가자는 식의 입장 정리가 가능하지만, 한국처럼 일제로부터 일방적인 침략과 강제병합을 당해 군대 위안부를 비롯해 장기간 식민지 지배의 참상을 겪은 피해자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어이없는 발언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미국의 시각은 과거사 도발을 처음 촉발한 게 일본이 아니라 한국과 중국이 이를 이용해 국내정치에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어서 당사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같은 망언은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소 세미나에 기조연설자로 나온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의 입을 통해 나왔다.
▲  지난해 1월 방한 당시 웬디 셔먼 미 국무부 정무담당 차관   ©연합뉴스
 
국무부 부장관 출신의 빌 번즈 소장의 초청을 받은 셔먼 차관은 이날 과거사 갈등을 빚는 한·중·일 3국을 겨냥해 처음부터 작심한 듯 강도 높은 발언들을 이어 나갔다.

셔먼 차관의 어이없는 발언은 한·중·일 3국 모두 과거사 갈등에 책임이 있다며 싸잡아 비난한 대목이다. 그는 우선 "민족감정은 여전히 악용될 수 있고, 정치지도자가 과거의 적을 비난함으로써 값싼 박수를 얻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그러나 이 같은 도발은 진전이 아니라 마비를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셔먼 차관의 이 같은 언급은 동북아의 과거사 갈등 해법을 놓고 다소 정향성 없이 굴러가던 미국 정부의 입장을 정리된 형태로 보여준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초 일본의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통해 주변국의 아픔을 치유하고 미래를 향해 화해하는 쪽에 분명한 방점이 찍해있었으나, 지금 와서는 동북아 역내 국가들이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식의 양비양시론으로 기우는 듯한 모습이다.

2013년 12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이전에 형성된 미국 조야의 기류로 선회한 느낌이다.

이는 미국이 단순히 이번 사안을 단순히 과거사 차원에서만 보지 않고 동북아 전체의 전략적 구도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사로 인해 한·미·일 안보협력이 약화되면서 대(對) 중국 견제구도가 흔들리자 서둘러 이 문제를 봉합하는 쪽으로 외교력을 행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더욱 주목할 대목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이 같은 메시지를 토대로 올해 일본과 한국, 중국 정상을 차례로 워싱턴에 초청해 과거사 갈등과 관련해 서둘러 종지부를 찍으려고 할 가능성이다.
 
셔먼 차관은 "미국과 일본, 중국, 한국이 지속적으로 같은 방향으로 가고 올바른 목적을 위해 힘을 합친다면 더욱 번영할 것"이라며 "이는 앞으로 몇 달간 오바마 행정부가 지속적으로 강화할 메시지"라고 말했다.

미국은 4월 말 또는 5월 초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9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초청할 예정이고 박근혜 대통령 방미의 경우 오바마 대통령의 여름 휴가 이전 시점을 놓고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아베 총리가 의회 연설을 통해 어정쩡한 사과를 표명하면 미국은 이를 토대로 한국에게 양보를 하도록 종용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원본 기사 보기:서울의소리
  • 도배방지 이미지

미국무차관 셔먼 한중일 과거사 잘못 망언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