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어린이집·보육교사에 있는게 아냐"

가족이라는 신성한 영역을 파괴하는데 앞장서는 정부 정책에 있다...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5/01/29 [01:03]

"문제는 어린이집·보육교사에 있는게 아냐"

가족이라는 신성한 영역을 파괴하는데 앞장서는 정부 정책에 있다...

서울의소리 | 입력 : 2015/01/29 [01:03]
최근 한국 사회 최대 이슈는 어린이집 아동 폭행으로 촉발된 보육 문제다.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여아 얼굴을 후려치는 장면의 동영상을 본 또래 아이를 둔 부모들이 식겁하여 들고 일어났다. 여론이 들끓자 정부가 재빨리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어제(24일) 주말임에도 아동 학대 근절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관계장관회의를 열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주재로 법무부 장관, 보건복지부 장관, 여성가족부 장관, 경찰청장 등이 참석해 보육교사의 선발과 처우개선 등에 대한 논의를 통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연합뉴스)
 
정부 지도자들뿐 아니라 많은 사람이 보육교사의 빈약한 처우와 열악한 근무여건을 근본적인 문제라고 말한다. 틀리지 않는 말이다. 이는 문제에 잠재된 일차적인 배경이다. 경제·사회적 인과의 맥락에서 문제의 근원은 훨씬 더 깊은 곳에 있다. 그곳엔 아이 엄마가 직접 보육을 할 수 없게 된 경제·사회적 조건이 자리 잡고 있다. 그 조건은 ‘맞벌이’ 가정의 일반화라는 현상으로 설명된다.
 
통계청 보도자료를 보면 2013년 현재 우리나라 맞벌이 가구는 43%로 외벌이 가구(42%)보다 많다. 총 500만 가구가 넘는다. 이 정도면 가히 일반화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20년 전까지만 해도 맞벌이는 특별하게 여겨졌었다. 맞벌이가 일반화될 정도로 늘어난 건 IMF 환란 이후다. 선진국일수록 맞벌이 가구 비율이 높아지는 통계를 들어 이를 선진화 과정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나, 이는 사실과 다를 수 있다. 우리나라는 확실히 다르다.
 
미국은 1970년대 이후 노동자들의 평균 실질임금이 10% 이상 하락했다. 반면 맞벌이 가정이 현격히 증가하여 맞벌이 부부들에 의한 평균노동시간은 약 20% 증가했다. 덕분에 평균 가계소득은 조금이나마 늘어났다.
 
한편, 지난 10년간 한국의 가계소득은 GNP 증가분의 약 65% 수준으로 늘었다. 연평균으로는 2% 정도 증가했다. 하지만, 이를 소득규모별로 구분해서 보면 전혀 다른 양상이 나타난다.
  
 
상위 10% 소득자의 높은 소득증가율을 고려할 때 하위 90% 가계소득 증가율은 미미하다. 여기에 IMF 환란 이후 많이 증가한 맞벌이 가구를 반영하면 한국의 1인당 실질임금은 10년 전과 비교하면 감소했다고 보아야 한다. (통계청 국가통계는 2000년부터 2007년까지는 상승한 것으로 나옴)
 
일전에 다뤘듯이 “예전엔 가장이 혼자 벌어도 먹고살 만했는데, 이젠 부부가 맞벌이해도 살림살이가 팍팍하다.”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왜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먹고 살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는가? 이 질문은 중요하다.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을 계기로 자녀 보육 문제가 커다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지금 정부는 이 질문에 반드시 답해야 한다.
 
맞벌이 가구 증가와 함께 달라야 할 중요한 사회 현상이 또 있다. 1인 가구 급증 현상이다. 한국은 1인 가구 증가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현재 한국의 1인 가구 비율은 27%로 500만 가구에 육박한다. IMF 환란 이전엔 200만 가구도 되지 않았다.
  
 
1인 가구 증가에 관한 다양한 분석이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개인주의 확산에 따른 독신 인구의 증가와 여성의 정체성 강화에 따른 현상을 주원인으로 든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개인화 가치관 변화와 경제적 문제(고용불안)가 원인의 큰 비중을 차지했다.
 
또한, 민간경제연구소의 자료에 의하면 중년 남성 1인 가구 증가율이 가장 높은 것(2000년 이후 약 5배 증가)으로 나타났고, 1인 가구의 소비성향(소득 대비 소비지출 비율)이 다인가구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것(82%)이 특징이다.
  
 
한편, 학계의 연구자료에 의하면 "사회 전반에서 진행 중인 시장 주의의 팽배로 말미암아 공동체적 관계가 상품 관계로 대체되고, 시장이 가족의 기능과 영역을 압도"하는 시장 자본주의 고도화를 1인 가구 증가의 한 원인으로 지목한다. 나는 지난 정부에서 MB가 "경제(성장)에는 문화가 중요하다."라며 음으로 양으로 행한 가족해체 지향적 문화 정책을 원인의 하나로 보고자 하는 시각에서 특별히 이 점에 주목하고 싶다.
 
2009년 10월 MB는 라디오방송을 통해 이렇게 연설했다.
"문화를 통해 긍정의 에너지를 충전해야 합니다. 내년 문화체육관광부 예산이 사상 처음 3조 원이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체 예산 증가율에 비하면 무려 배나 되는 20%나 늘어났습니다. (...) 21세기는 문화가 경제이고, 경제가 문화인 시대입니다."
 
MB가 실제로 행한 문화정책 가운데 두드러진 것은 소위 ‘한류’로 지칭되는 소녀시대 부류의 걸그룹 양산이었다. 그와 함께 섹시코드를 부각하게 시키는 각종 성 상품화 문화정책이었다. 경제성장률 제고에 필요한 소비를 유발하기 위한 정책들이었다.
 
MB정부 시절 섹시코드로 무장한 걸그룹은 TV 방송 무대를 장악했고, 가족윤리와 성 관념을 약화시키고 불륜과 이혼을 조장하는 막장드라마가 TV 채널마다 경쟁하듯 난무했다. 안방을 벗어나 거리로 나서면 노래ㅇ 간판을 달고 편의점처럼 쉽고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성 문화(?) 업소들이 즐비했다. 수백개 룸을 자랑하는 강남의 풀 살롱은 경제효과 면에서 최고였다. 키스방 등의 변종성 매매 업소는 "현행법상 단속할 근거가 없다."라는 경찰의 비호 속에 유유히 영업했다.
 
"전국의 모텔 개수가 4만5,000개. 이혼 사유 2위가 배우자 외도" 영화 <간기남>에서 부업으로 흥신소를 운영하는 간통 전문 형사의 극 중 대사다.
 
이러한 성 상품화 정책이 1인 가족 증가와 과연 무관한가. 전술한 바와 같이 1인 가족의 소비성향은 80%가 넘는다. 다인가구의 소비성향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다. 산업연구원 연구보고서 <1인 가구 증가가 소비지출에 미치는 영향 분석>을 보면 1인 가구의 소비지출은 4인 가구 인당 평균 소비지출의 1.4배에 이르며 갈수록 차이가 더욱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생각해 보자. 만일 국정 지도자가 국민에게 ‘경제’를 최고의 가치로 주입하고 국정의 초점을 ‘경제 성장’에 맞춘다면, 가족 해체를 통한 1인 가족의 증가는 소비의 증가로 이어져 경제 성장률을 높이는데 효자 노릇을 하지 않겠는가.
 
MB정부는 늘어나는 1인가구 주거문제 해결을 빌미로 도시형 생활주택을 30만 호나 건축하여 수십조 원의 경제(GDP) 성장 효과를 부가적으로 올리기까지 했다.
 
MB정부가 행한 가족해체 지향적 문화정책에 대해 쓰자면 책 한 권은 족히 쓸 수 있다. 세계 최고의 1인 가족 증가율로 회자하는 우리나라의 가족해체 현상을 자연스러운 현상만으로 볼 수 없는 이유다.
  
 
우리나라는 전체의 절반이 넘는 1,2인 가구를 포함해 95%가 4인 가구 이하다. 5인 가구 이상은 5%도 안 된다. 한 집에 할머니, 할아버지가 함께 사는 대가족은 이제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퓨(PEW) 리서치센터의 연구 조사로는 미국의 가구들은 금융위기 이후 핵가족 시대를 깨고 대가족화하고 있다. 한 지붕 아래서 여러 세대가 함께 사는 다세대 가구(multi-generational homes)가 2007년 4,650만 명에서 2011년 5,100만 명으로 늘었다(※). (중앙일보)
 
(※) 가족이 함께 모여 살면 전체적으로 소비지출이 줄어들어 가계 경제에 이롭다. 반면 국가 전체적으론 민간소비가 줄어 경제(GDP) 성장엔 마이너스다. (단기적으로 그렇다. 장기적으론 가계의 부가 늘어나 국가 경제가 건강해진다.). 임기 중 성장률 높이기에 혈안이던 이명박 정부는 모든 정책의 목표를 단기적 경제성장에 맞추었다.
 
서두에서 제기한 최근의 사회 이슈 ‘자녀 보육’ 문제로 돌아가 보자. 어린이집 아동학대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 보육교사의 낮은 자질과 빈약한 처우에 있다고 보는 것, 따라서 보육교사의 자질(수준) 향상과 보육환경(처우) 개선하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라는 정부 지도자들의 시각은 근본적으로 맞는가?
 
숭고한 모성을 이용해 육아와 보육의 불안을 소비로 대체시키는 자본의 가공할 책략을 밝혀주는 최근의 역작 <엄마의 탄생>은 그래도 배경이 온전한 가정이다. 1,2인 가구가 아니다. 최소한 3인 가구다. 비록 육아와 보육에 대한 진정한 엄마의 역할이 소비로 대체되긴 했어도 가족 해체나 파편화 조장과는 거리가 멀다.
 
최근 어린이집 아동 폭행으로 표출된 육아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1인 가구 급증 현상으로 대변되는 가족 해체(또는 파편화)에 있다. 그리고 경제 성장을 위해 가족 해체를 유도하고 가속하여 가족이라는 신성한 영역을 파괴하는데 앞장서는 정부 정책에 있다.
 
가족은 보수주의 최고의 가치이자 이념을 떠나 길이 보전해야 할 소중한 개념이다. 지난 MB정부와 현 정부는 보수주의를 표방하는 정권 아니던가.  
 
출처 - 김찬웅 IT·경제 컨설턴트  https://www.facebook.com/isa4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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