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침의 철학, 우리가 본 받아아야죠"

[인터뷰] 김순희 관장 보자기의 매력에 빠진 50년 삶 회고

박물관뉴스 | 기사입력 2008/02/16 [10:38]

"삼침의 철학, 우리가 본 받아아야죠"

[인터뷰] 김순희 관장 보자기의 매력에 빠진 50년 삶 회고

박물관뉴스 | 입력 : 2008/02/16 [10:38]
‘3번은 잘 생각하고  3번 잘 참고 3년은 가야지 무엇이 이뤄진다.’
 
우리 보자기에 평생을 바친 김순희 초전섬유·퀼트박물관장(75)이 밝힌 삼침철학의 의미다.
 
한 평생 우리의 보자기의 멋에 빠져 오늘도 해외 현장을 젊은 열정으로 누비는 박물관의 살아 있는 증인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세계각국을 돌며 보자기와 누비옷에 관련된 유물만 1800여점을 수집해 지난 1997년 남산 자락에 둥지를 틀었다.

김 관장은 후배 관장들에게 뼈 있는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이제 세계가 글로벌화 된 만큼 외국어에 능통해야 하고 관장이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순희 관장을 통해 초전섬유.퀼트박물관의 뒷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우리 보자기의 매력에 빠진 김순희 원장.    ©박물관뉴스
- 박물관을 만들게 된 동기는.
 
살던 집을 개조해 박물관을 만들었다. 교육에 종사하면서 정년이 끝나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했고 정년이 되자 박물관을 만든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

또한 자라나는 후배들에게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교육학을 전공해 박물관을 세워 교육을 시키고 싶었던 꿈을 현실화 시킨 것이다. 또한 사라지는 보자기의 중요성을 후손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유물중 6.25전쟁만 아니었어도 많이 남아 있아야 할 것들이 사라지는것에 대해서 아쉬움이 남기에 박물관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 그동안 전시회는 어떻게 진행해 왔는가.

박물관을 세운지가 벌써 10년째다. 그동안 각종 전시회를 96회 했다. 매년 평균 10번씩 한 꼴이다.올해도 국제전 및 특별전 등을 구상하고 있다.
 
- 이같은 열정의 근원은.

나이로 인해 솔직히 시간에 쫓기고 있다. 시간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40~50년동안 수집해 온 것 등을 후손들에게 한 점이라도 제대로 알려주고 싶은 열정으로 뛰고 있다. 어느 수준까지 올라가면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본다.
 
- 우리나라 천의 장점이 있다면.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에서 사계절 천을 생산할 수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다. 또한 전통 보자기는 우리 민족의 생활 용품으로 자리잡아 왔다.  외국의 경우에는 베드카버에서 시작해 우리와 현저한 차이가 있어 우리 보자기의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 올해 전시 계획은.

올해 3건의 해외 전시회가 준비중에 있다. 오는 3월과 8월 미국 시카고 인터내셔널 스터디센터에서 한국의 전통 한복과 그동안 어렵게 수집한 화려한 복장의 중국 묘족의 복장에 대한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또한 일본 동해에서 6월 9일부터 보자기 전시회를 갖는다. 또한 올해 개관 10년을 맞아 박물관 특별전도 준비하고 있다.
 
- 특별히 사연이 어린 유물이 있다면.

유물은 다 사연이 있기 마련이다. 나는 어릴때부터 손수건을 가지고 놀았고 외국에 나가면 손수건을 사왔다. 그러나 내가 소장하고 있던 손수건이 6.25전쟁이 지나면서 많이 없어졌다.

제일 애정이 가는 유물은 고등학교 다닐때 가정 선생님의 동경미전 졸업작품을 수놓은 작품이다. 나중에 어머님이 돌아 가시고 장롱 밑에서 작품을 찾았다. 이것이 박물관 1호 유물로  나와의 첫 번째 인연을 맺은 유물이다. 그러나 지금은 없어지고 말았지만 사진으로만 남아있어 아쉬움을 느낀다. 
 
- 인형이 많은데 특별한 사연이라고 있는가.

월드컵경기때 일본 대사관의 인형 전시회를 보고 인형전시회를 해보자는 제안이 있었다. 그래서 허영희라는 인형작가의 작품을 활용하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해 추진한 결과다. 그런데 수소문해 보니 본인이 돌아가고 없었다. 그래서 유족을 만나 상황을 설명하니 집에는 2점 밖에 없고 나머지는 MBC에 다 있다고 했다. 그래서 나중에 어렵게 MBC 측과 협의하는 등 어렵게 인형을 구할 수 있었다. 그래서 한국적 특색을 살린 인형이 공개될 수 있게 됐다.

 
▲ 초전섬유박룸관의 유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김순희 관장.   ©박물관뉴스
 - 초전. 섬유퀼트박물관의 유래는.

제가 본이 안동이고 광산 김씨로 태어난 곳이 초전이다. 행정구역으로는 의성군 금성면에 속한다. 내년이면 벌써 이 분야에 종사한지 50년이 된다. 이런 점에서 초전은 의성에 있는 지명일뿐만 아니라 본인의 아호도 되고 초전의 풀도 된다.
 
- 퀼트라는 말이 갖는 의미는.

퀼트는 우리말로 하면 ‘누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누비박물관 하면 한국에서는 상관없지만 세계를 대상으로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섬유는 편물에 한복.도자기에는 섬유속에 다 들어있다.
 
- 현재 보관하고 있는 유물의 종류는.

현재 박물관에는 1800점이며 유물이 전시되고 있다. 종류별로 보면 보자기가 400점, 퀼트 300점, 한복 200점, 중국옷 400점, 인형 400점 등으로 어느 박물관에 내놓아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고증을 거쳐 중국 묘족의 가치를 확인했다.  지난 2000년도에는 삼백년 이상된 중국 묘족의 복식을 중심으로 수집하여 55개 소수민족의 특별전을 갖기도 했다.
 
박물관 하면서 보람을 느꼈던 점.

하고 싶엇던 일을 하는 것이다. 방문객의 반 그중에서도 일본인들이 많아 온다. 보자기를 갖고 세계속에 우리문화를 알리는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
 
- 보자기와 더불어 살아 오면서 체득한 철학이 있다면.

무엇이 이뤄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필요하면 힘들더라고 올라가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삼침의 철학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박물관에는 눈에 안보이는 문화유산이 숨쉬고 있다. 이를 체계적으로 보존 계승하게 해야 한다.

또한 섬유에는 여성들의 섬세함이 베어있는 것이다. 거기에 삼침의 철학이 숨어 있다.
삼침의 철학은 3번은 잘 생각하고  3번 잘 참고 3년은 가야지 무엇이 이뤄진다는 철학이다.
 
- 후배 박물관장에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제는 관장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세계화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영어는 물론이고 중국어,일본 등에 정통해야 한다. 특히 한자 공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유물과 한자는 떨어질 수 없는 관계가 아닌가. 또한 학예사들의 외국 견학도 보내 견문을 넓혀줘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꿈과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그렇게 될 때만이 소기의 모적을 달성할 수 있다. 

 
▲ 김순희 관장과 전보삼  한국사립박물관협회 회장이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박물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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